장윤진·정선희 부부 유기적 관계 展
한국화가 장윤진과 서양화가 정선희 부부의 유기적 관계展이 지난 15일부터 산정갤러리에서 전시 중이다.
장윤진 화백은 오랫동안 인체산수화(人體山水畵)를 그려 오면서 독창적인 화풍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단순히 먹의 농담만을 가지고 그리는 것이나 자연의 풍경만을 담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 삶과 죽음의 유기적 관계를 새롭게 조명해 볼 수 있다. 또한 작품 속에 자연을 의인화하여 몽환적인 분위기를 드러냄으로써 보는 이들로 하여금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수십여 차례의 전시회를 통해 인체산수화는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하나의 테마이며 이번 전시회 역시 사람과 자연의 아름다운 공생관계에 대하여 인체산수화를 통해 담아내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아름다운 공생관계란 잠시 이 세상을 빌려서 살고 있는 우리네가 최소한의 피해만 주고 가자는 것이며, 우리들이 우월함을 가지고 자연을 파괴한다든지 훼손하는 것에 대해선 어떠한 권리도 없다고 한다. 단지 자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자연과 아름다운 공생관계를 유지한 채, 이 세상을 마감하는 것이 바람직한 삶의 자세인 것이다. 편의성이라는 명분으로 온갖 개발을 일삼는 과정에서 그들(자연)을 너무나 무자비하게 망가뜨리고 있는 것에 대해 개탄하며 작품 속에 메시지를 녹아내려 애쓴다.
그의 대표작 「사필귀향(事必歸鄕)」은 바로 그러한 작품관이 고스란히 드러난 작품이다. 우주의 소멸에는 원칙이 있으며 시간이 다 채워져서 수명을 다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이유를 들어 일장 설명하지 않아도 일부는 다 안다. 배우지 않아도 살아가면서 느끼고 사랑하며 무관심에서 깨우친다. 작가가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은 自然 역시 인간과 동일한 생사의 원칙이 있다는 것이다. 사계절마다 아름다운 꽃과 무한적으로 공급해주는 맑고 깨끗한 공기와 물은 인간들의 생명연장에 필요한 절대적 가치로 존재하는 것인데, 경관을 망치고 훼손하니까 아파하고 방치해서 생태계가 부서져 아름다운 삼라만상이 변형되는 끔직한 상상을 하게 된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섭리를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면 함부로 자연을 오염시키고 훼손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오염되지 않은 요람에서 태어나 이 세상에서 짧은 생애를 살다가 오염되어 있지 않은 곳으로 가고 싶은 작은 소망을 작가는 소량의 소박한 소유(所有)와 습식(習食)을 하며 자연에게 고맙고 미안한 마음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정선희 화가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유기적 관계」를 주제로 작품활동을 해왔다. 삶을 영위하는데 있어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 없으며, 타인과 전혀 무관하게 살 수 없다는 생각을 화폭에 담아왔다. 작품을 통해 나와 타인의 유기적인 관계 속에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남의 아픔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유토피아를 지향한다. 인간의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을 던짐으로써 온갖 사건·사고가 난무하는 각박한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무엇이 진정한 공생 내지는 유기적 관계인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려 한다.
작품 「한 송이 꽃이 온 세상을 품었네」에 대해서 정선희 화가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한 송이 꽃에서 암술과 수술이 만나 씨앗을 만들고, 그 씨앗 하나가 관심과 사랑으로 수많은 열매를 맺고 생명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리하여 세상 모든 만물이 한 송이 꽃으로 시작되었다는 상상이 작품의 동기였다. 나와 조금 다른 모양과 색깔을 가졌다고 해서 반목하고 갈등으로 서로 상처 내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너로 인하여 내가 있고, 나로 인하여 너 또한 존재하니 우린 모두 관계 지어져 살아가므로 서로 사랑하며 사는 세상을 꿈꾼다.
한편 장윤진·정선희 부부의 유기적 관계展을 본 한 군민은 “우리 지역에 이렇게 훌륭한 화가들이 있었느냐? 그리고 작품세계가 참 많은 것을 우리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 같다. 앞으로 산정갤러리가 많은 군민들이 찾는 쉼터가 되길 바라며, 더 많은 전시회가 열렸으면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번 전시회는 6월 15일부터 7월 15일까지 개최되며, 많은 군민들이 두 화가의 작품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모티브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산정갤러리 관장 정선희(017-545-1933)
/차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