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의 시가나를안아준다| 기억 – 김 호 근 (합천문협 회원, 작은영화관 관장)
기억
– 김 호 근 (합천문협 회원, 작은영화관 관장)
방금, 추락하는
조명탄이 구조함정의 멱살을 놓았다
사월이 가라앉고 있다
그녀가 누르고 있는 것 같다
그가 잡아 당기고 있는 것 같다
꼭 내가 그러고 있는 것 같다
티브이가 꺼지고
이불을 뒤집어 썼는데도
제 어둠을 찾지 못한 빛들이
자꾸 들러붙는다
별빛떼가 뛰어들었지만 파도는
눈을 뜨지도 감지도 못하였다
그 자리 그대로 드러누워
출렁이는 달빛
거품숨을 몰아쉬던 칠게가 물살에
뒤로 미끄러졌다
눈대롱를 세우고 뻘 위를 옆으로
옆으로 걷는 사월십육일수요일
설마, 는 가라앉았다.
☞한 줄 감상
제제: 세월호의 아픈 기억이 뒤집어 쓴 이불 틈새를 비집고 들어와 시인의 등허리에, 겨드랑이에 자꾸만 들러 붙는다.
그 날 그 깊은 물속으로 순식간에 사라져버린 아이들이 가여워서 파도는 혼절을 하고 달빛마저 드러누워 버렸다.
통곡하는 가족의 모습이 칠게를 통해 걸어나오니 더욱 절절하다.
그대가 있음에: 답답함과 억눌린 두려움 , 분노가 4월 16일을 기억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진실만이 그날 바다로 간 사람들과 살아있는 우리를 편안케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