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론집필(正論執筆)에 대하여 – 박인욱 논설위원
저녁식사 자리가 있어 식당에 들렸다. 우연찮게 지역에 상주하는 A기자의 이야기를 엿듣게 되었다. 그의 긴 이야기를 네 자로 축약하면 ‘정론집필(正論執筆)’을 하겠다는 것이다. 기자들 같이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말을 새삼 식당에서 한다 싶었고, 다음과 같은 생각으로 옮겨지게 되었다. 그렇다면 A기자는 지금까지 정론집필을 하지 않았다는 말인가? 신임 군수(문준희)가 들어선 지 며칠이 지났다고 저러는 것인가?
다음날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A기자가 쓴 기사들을 살펴보았다. 최근에서부터 근 3년간의 기사들만 살펴보았지만 짐작했던 대로 전직 군수(하창환)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는 단 한편도 없었다. 오히려 합천군의 공보담당 공무원들 같이 군정(郡政)을 알리는 데 충실한 기사들을 쏟아냈던 것이다. 여기에는 대동소이(大同小異)하겠지만 지역의 다른 신문들도 매한가지일 것이다.
합천군과 같이 지역 범위가 제한된 곳의 행정이나 정책은 전국 단위의 일간지 신문이나 도 단위의 신문 보다는 지역신문이 접근성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용이하게 감시를 할 수 있다. 그것이 지역 신문의 첫 번째 존립 의의이다. 또 지역 언론사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재정적 어려움 때문에 취재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분명하다. 또 편집한 기사들 중 비판이나 고발성 기사들이 계몽이나 홍보성 기사들 보다 꼭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지역 언론인과 언론사들도 기본적으로 계몽이나 홍보성 기사들의 취재보다는 사회 문제를 알리고 고발하는 데에 충실해야 한다.
정론집필을 하겠다는 A기자의 다짐은 늦은 감은 있지만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그런 A기자의 성찰이 헛되지 않으려면 기자로써의 자기반성이 먼저 일 것이다. 거기에는 합천신문도 예외일 수 없다.
‘합천군민은 알고 있다.
어제 너희들이 무슨 기사를 썼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