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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끝에서 – 변명규 수필가

마지막 가을 손끝에 매단 단풍
파아란 하늘 이마에 고이 얹어
서두는 가을빛 허리띠로 동여매고
붉게 물든 황혼의 버팀목
놓지 말자 손가락 건다

곱게 단장한 무수한 단풍
갈 바람에 모두 떠나 보내고
찬 서리 겨울 초병 고개 든 모습
풀 죽은 단풍 손사래 치며
남은 가을 힘들게 붙들고 있다.
솟던 청춘 세월에 흘러가고
녹을 줄 모르는 눈 서리 깔고
먼 길 떠난 친구 소식에
외로움 한가득 밀려오는데
갈 길은 안개 속에 묻혀 있다.

시든 눈 귀 크게 열어
희미한 황혼 그림자
지는 빛으로 지우고
몸과 마음 다듬이질로
내 인생 가을 붙들고 싶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