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한중회담의 성과와 문제점 – 권해조 논설위원
문재인 대통령이 260여명의 경제인들을 대동하고 지난 12월 13일부터 3박4일간 중국을 국빈 방문하여 베이징(北京)에서 제3차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충칭(重慶) 광복군 총사령부를 들려 귀국했다.
17일, 청와대는 이번 방문이 그동안 사드문제로 막혔던 한·중 경제교류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자평했다. 이번 방문에서 양국 정상은 한반도 평화 4원칙 합의, 정상간 핫라인 구축, 평창올림픽 성공적 개최를 다짐하고, 리커창 총리와 회담에서 한중 경제무역부처 채널 재가동 선언 등의 성과를 보았다. 그러나 국빈방문에 홀대의전, 혼밥 논란, 기자 폭행사건 등 중국의 오만과 고압자세에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구긴 굴욕적인 외교참사라고 평가도 하고 있다.
이번 방문을 두고 여야 정치권의 반응은 상당히 달랐다. 먼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한중관계 회복의 전기가 되었고 평화해결 합의를 보았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였다. 그러나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북핵에 대한 면죄부를 준 조공외교라고 비난과 평가절하 하였고, 국민의당은 ‘국격을 훼손한 구걸외교이자 유례없는 외교 참사로 외교장관과 주중 대사의 경질을 요구했으며, 바른정당도 삼전도(三田渡) 방중이라며 치욕적인 방중이라고 비판을 하였다.
주요 언론에 보도된 평가도 엇갈렸다. (1)양국관계 개선의 중요한 기회였다. (2)한중 환경협력센터 설치 등 정부차원 MOU체결과 민간분야 19개 MOU체결하였다. (3)리커창과 회동 후 경제, 무역 소통의 복원으로 국내업계들의 봄날을 기대하게 되었다 등의 긍정적 평가도 있었다. 그러나 (1)중국의 고압자세로 홀대대접을 받았다. (2)조급히 서둘렀던 구걸 외교였다. (3)공항영접에 차관보급의 외교부 부장조리 참석은 격에 맞지 않았다. (4)도착일 시진핑 주석은 난징(南京)에 가고 없었으며 도착 35시간 이후 만났다. (5)방중기간 8끼 중 주재국과 공식 식사는 2회 뿐이다. (6)회담결과 공식 발표문 기자회견도 없었다. (7)청와대 출입기자 폭행사건으로 중국은 사과도 없이 안하무인의 심각성을 보여주었다. (8)한중비지니스 포럼에도 한국 측은 최고경영자들이 참석했는데 중국 측은 2-3급 직급으로 참석했다. (9)시진핑 주석의 평창올림픽 참석 확답도 없었다. (10)핵심의제인 북핵 제재와 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없었다. 사드배치의 당위성과 대북 원유공급 중단 요구도 없었다는 등의 부정적인 평가도 많았다.
이번 방문은 국빈방문에 걸맞지 않은 중국의 의전 홀대와 무례에 우리 국민들의 자존심이 상한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4대원칙은 1990년대 북핵위기 발생 후 중국이 내세운 3원칙에 남북개선만 추가했을 뿐이다. 문제는 대북압박의 심각성과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없었다. 북한 핵은 우리의 사활문제인데 어떤 방법으로도 저지하겠다는 의지와 사드보다 더 강력한 방어시스템 구축의 필요성 주장과 대북 원유공급 중단의 강력한 요청 등 실질적인 논의가 없었다. 그리고 “한반도 전쟁 불용”조항은 미국이 북핵 해결을 위한 마지막 대북압박 카드로 군사적 옵션을 거론하고 있는데 미국의 실력행사를 막겠다면 한미동맹 공조에 부담을 안겨주었다.
혹자는 이번 한중정상회담은 중국이 국빈초청의 허울만 씌워놓고 실제로 한국을 손아귀에 넣고 조공국을 길들이기 위한 초청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한미동맹의 균열과 한미일의 협력을 저지하겠다는 속셈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중국의 사드배치 보복 후 한중관계개선에 많은 노력을 하여왔다. 작년 10월 31일 외교부가 사드배치 불(不)검토, 미사일 방어 불참, 한미일 군사동맹 불추진 등 이른바 굴욕적인 삼불(三不)의 ‘한중관계개선 협의결과’를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번 3차 한중정상회담도 두 나라 갈등을 한중수교 25주년인 올해에 매듭짓고 평창올림픽 초청 등에 집착하여 서두른 졸속준비로 굴욕적인 실리외교로 볼 수 있다.
이번 한중정상회담에서 국가원수와 우리 국민의 자존심은 짓밟히고 수모를 당했다. 우리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상호존중과 보편적 가치마저 쉽게 던지는 중국의 참모습을 똑똑히 목격했다. 그리고 한국이 중국의 신뢰도 얻지 못하고 중국 편에 섰다는 의구심만 미국과 국제사회에 알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철저히 몸을 낮춘 실리외교로 사드문제로 막혔던 경제분야가 어느 정도 해결되어 한중 교역, 투자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여 다행이다. 앞으로 한중 양국은 문 대통령이 방중기간 언급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뜻을 깊이 생각하면서 진정한 양국관계 발전이 있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