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뉴스홈

“어버이날 가슴에 카네이션을” – 佳松허종학 가회중학교 재단이사장

오늘은 5월 8일 어버이날이다. 각국 여행을 다니다 보면 우리나라처럼 기후조건이나 구경거리가 좋은 나라도 없는 것 같다. 봄이면 잎나고 여름이면 꽃피고 가을이면 열매 맺고 겨울이면 낙엽지고 눈 내리고 4계절 내내 다녀도 싫증이 나지 않고 가는 곳 마다 감탄사가 터져 나올 정도로 아름답고 좋다. 그래서 금수강산이라고 했던 것 같다.
특히, 그 아름다운 사계절 가운데 5월은 가정의 달이라 하여 제일 무게가 실리는 달이고 계절이다. 간단히 요약하면 근로자의 날, 부처님 오신날,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성년의 날, 부부의 날 등 어느 날 하나도 빼놓을 수 없고 뺄 수도 없는 좋은 날들만 다 몰려 있다.
그 가운데서도 5월은 어버이날이다. 부모님의 은혜는 무엇으로 갚아야하는지 가깝하기만 하다. 흔히들 뱃속에서 10개월을 먹고 자고 해도 밥값, 숙박료도 안받고 태어나서 어른이 될 때까지 키워주고 공부시켜주고 결혼까지 시켜주어도 돈 한푼 달라고 하시는 일 없지요. 오히려 못주고 더 못주어서 마음 아파함이 부모님 마음이다. 자식을 위해 고생하시고 자기 인생 포기하면서 길러주시는 부모님이시다. 그런 부모님의 마음을 자식들은 알기나 할까?
그런 깊은 뜻을 받들어 미국에서 1913년 5월 둘째 일요일을 어머니 날로 정해서 그 뜻을 기리다가 1973년 어버이날로 명칭을 바꾸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56년 5월 8일 어버이날로 정하여 부모님에 대한 고마운 사랑과 효성을 기리기 위하여 지금까지 그날만은 자녀들이 어버이 가슴에 카네이션 꽃을 달아드리며 부모님의 은덕에 감사하고 있다.
그런데 세상은 돌고 돌아서 바뀌기도 하고 없어지기도 하고 유야무야하게 지나가기도 하지만 그건 영 아닌 것 같다. 오늘은 5월 8일 어버이날이다. 그저께는 큰딸 내외와 손자들, 어제저녁은 작은 딸 내외와 손자들이 선물을 사들고 식사를 같이 하면서 오늘만 같아라 하고 귓속말로 할매한테 이야기했더니 무척 좋아도 하고 흐뭇해한다. 우리들뿐만 아니도 다른 분들도 큰 음식점엔 번호판을 뽑아들고 몇 시간 기다려서 밥을 먹곤 했다. 우리뿐만 아니고 다른 가족들도 그래도 자식 손자들과 함께 먹는 밥이라 그런지 모두 즐거워하고 흐뭇해한다. 밥한끼 함께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모님들은 자식들 얼굴 한번 더 보고 싶고 고기 아닌 된장국이라도 함께 앉아서 오순도순 먹는 것을 원한다. 돈 몇푼 보내주면 된다는 생각버리고 꼭 오늘이 아니라도 자주 함께 하는 것을 원한다.
바꾸어 생각을 해보니 그래도 오늘 같은 어버이날이 있기에 이런 기회도 주어지는구나 하고 매년 5월 8일 어버이날을 정하며 온가족들이 모일 수 있고 만날 수 있고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더없이 즐겁고 고맙다는 생각이 든다.
아쉬움이 있다면 올해도 다된 밥이였는데 내년 5월 8일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해서 부모 자식이 한자리에 앉아 밥도 먹고 한집에 모여 부자지간의 정과 숨결을 느끼면서 하룻밤이라도 함께 같은 체온을 섞어서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함이 좋을 것 같다. 국교도 없는 나라에서 석가탄신일, 예수그리스도 탄생일엔 공휴일로 하면서 우리 인간의 근본이고 뿌리도 모체인 어버이날을 공휴일로 정하지 않는 게 퍽이나 유감스럽다.
곧 된다기에 마음놓고 기다리련다. 그런데 오늘 형제들과 함께 외국여행 간다고 약도 사고 필요한 것 좀 사러 밖에 나갔더니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고 다니는 부모님이 거의 없어 이상하게도 느껴지고 좀은 섭섭하다. 예전엔 노인네들이 자식 손자들이 달아 주는 카네이션이라고 뽐낸다고 가슴에 생화, 조화 할 것 없이 달고 동분서주하면서 기분 흐뭇해 하셨는데 이젠 가슴에 카네이션 달은 부모님도 거의 없는 상태이고 이러다간 어버이날마저 사라 없어질 것이 아닌가 걱정스러워진다.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뭐라 뭐라해도 가정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 그중에서도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이 귀중한 5월의 좋은 뜻을 깊이 새겨 부모자식 자식 부모가 좀 더 가까워 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소망해 본다. 흰 카네이션은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에 다는 것이고 빨간 카네이션은 살아계신 부모님 은혜에 보답하기 위하여 가슴에 단다고 한다.
흰 카네이션은 못 달 지언정 빨간 카네이션을 아버님, 어머님 가슴에 달아 기분 흐뭇하게 해 드리자. 그게 자식의 도리가 아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