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행3편- 배낭을 메고 해인사 소리길로
이병생
합천문화원향토사연구소장
여기까지 올라오니 해인9곡 중 제9곡인 칠성대를 만나게 됩니다. 최치원 선생이 지정한 13명소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天上에서 일곱 仙女가 내려와 목욕을 즐겼다는 곳으로 무속신앙을 믿는자 들이 正初에 굿을 하고 용왕제를 모시는 곳으로 바로 옆에는 깊은 소(沼)가 있습니다.
조선시대 선비 옥소(玉所), 권섭(權燮)이 지은〈가야산을 유람한 것을 적다(遊伽倻山記1711)에는 “골짜기 밖의 흐르는 물 사이에 반석 하나가 있는데, 그 모퉁이에 尹, 孫, 金, 具, 梁, 洪, 鄭 일곱 성이 나란히 새겨져 있지만 유람 온 사람들은 누구인지 알지 못하겠으니 일부러 그 이름마져 숨겨 뒤에 오는 사람으로 하여금 의혹케 한 것이다. 그 꼭대기의 평평한 곳에 “칠성대(七星臺)”라 새겼는데, 아마 일곱 사람의 성을 대의 표면에다 남기고 이로써 호를 삼아 “칠성대(七星臺)”라고 떠벌려 자랑한게 아니겠는가? 라고 되어있습니다. 칠성대가 장난기 있는 선비들의 일곱 성씨를 바위에 새겼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내려오는 물을 건너기 위하여 출렁다리를 놓았는데 지나는 등산객들의 사진 촬영에 밀려 지나 갈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합니다. 정말 아래로 내려다보니 물이 맑기로 아주 말 할 수 없어 내려다보면 얼굴이 훤히 비치는 것과도 같습니다. 역시 해인사란 이름이 생각이 나는군요. 해인사란 화엄경의 해인삼매에서 따온 이름으로 넓은 바다에 심한 풍랑이 일다가 조용해지면 물이 맑아져 만물의 영상이 비치듯이 부처님의 세계에도……이렇게 적고 있기에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자기의 얼굴이 비칠 때 맑은 물에 마음을 깨끗이 씻고 건널만합니다. 조금 올라가다보면 길바닥에 검은 돌에다 살, 근육, 뼈, 골수, 콩팥, 심장, 간이라고 새긴 것이 보입니다. 하나,둘씩 지나다보면 연못을 만나는데 연못을 지나 아래까지 스물 둘이란 글자를 새겼군요. 찾아서 볼만 합니다.
사람, 사람, 사람을 지나다 보면 가야산국립공원에서 연못을 만들어 한복판에 물고기 모양을 만들고, 그 중앙에 나무 한 그루를 심어 놓았습니다. 자세히 보십시오. 그 옆에 안내판이 있긴 합니다마는 그냥 지나치지 마시고 한번쯤 읽어 보십시오. 갈 시간이 없으시다구요! 그러면 제가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옛날 어느 절에 덕이 높은 스님이 제자 몇 사람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그 중 한 제자가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고 계율에 어긋나는 속된 생활을 일삼다가 마침내 몹쓸 병에 걸려 죽고 말았습니다. 하루는 스님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데 등에 커다란 나무가 난 물고기가 뱃전에 머리를 들이대고 슬피 울며 참회하고 있었습니다. “스승님, 잘못했어요. 제발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주세요. 스님은 가여운 생각으로 그 제자를 위해 수륙천도재를 지내주고, 기도하여 물고기의 고통을 벗어나게 해 주었다. 그날 밤 스님의 꿈에 제자가 나타나 스승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다음 생애는 성심껏 공부할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또한 자신의 등에 난 나무를 깎아 물고기 영상으로 만들어 부처님 앞에 메달아 놓고 쳐주기를 부탁하였습니다. 그 소리를 들으면 수행자에게 좋은 교훈이 될 것이며 물고기에는 해탈할 수 있는 좋은 인연이 될 것이라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사찰에는 물고기 모양을 딴 목어(木漁)가 만들어졌고, 차츰 쓰기 편리한 목탁(木鐸)으로 변형되었습니다.
이것은 해인사 대적광전 뒤편 한복판에도 벽화가 그려져 있고, 어느 절이나 종각에는 목어가 걸려있습니다. 이쯤 아시면 목탁의 유래가 어떻다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올라가면서 나무에도 이름표를 붙여 놓았지요. 오늘은 또 졸참나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참나무의 종류는 갈참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상수리나무, 졸참나무로 6종류나 됩니다. 그러면 졸참나무는 이 많은 참나무 중에서 잎이 제일 작습니다. 그래서 졸병 참나무라서 졸참나무라고 불려 졌지요. 이곳을 지나니 정말 비경이라 할 수 있는 폭포 및 시퍼런 소(沼)의 물을 만납니다. 아주 시원합니다. 목교를 지나 가파른 계단 길을 억지로 오르니 쉼터를 만납니다. 쉼터에는 많은 등산객들이 간식을 펼쳐 놓고 맛있게 먹고 있네요. 아마 땀을 많이 흘린 모양입니다. 막걸리 한잔 마시더니 이젠 살상 싶다하는 표정들입니다.
우리는 먹을 것도 없으니 칠성대의 시 한수나 읊어봅시다.
戌削穹窿老石臺(술삭궁륭노석대)
焚香禮斗步虛迴(분향예두보허회)
縱知仁壽非求得(종지인수비구득)
猶乞瓊醬捧玉盃(유걸경장봉옥배)
깎은 듯이 만든 활모양의 노석대에서
북두에게 예향하고 빈 걸음으로 서성거리도다.
비록 산수 즐기지 못할 줄 알긴 하지만 그래도 좋은 술 옥잔에다가 받들길 바라노라.
*穹窿(궁륜): 하늘이나 무지개같이 놀고 길게 굽은 형상
仁壽(인수): 산수에 대한 즐거움
瓊醬(경장): 좋은 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