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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수의 야생화 편지 – 호박꽃

그리움이 묻어나는 꽃이 있다.
화려하진 않아도 정이 묻어나는 꽃들.
맨드라미가 그렇고
봉숭아, 채송화가 그렇다.

고추꽃, 오이꽃, 가지꽃이 어머니의 텃밭에서 피어날 즈음
텃밭에서 밀려나 언덕을 타며 피어나는 꽃이 있으니 호박꽃이다.

호박꽃을 보며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은
어머니의 모습 때문이고
막내를 부르는 누님들의 얼굴 때문이다.

이제 텃밭의 주인공은 아내가 되었다.
방울토마토 유인물을 세우며
하루에도 몇번을 상추랑 파를 뽑으려 들락거릴 아내의 모습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