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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이별 (허정석 은사님을 그리며) – 문경자 논설위원

초등학교 5학년 담임선생님
84세 일기로 우리 곁을 떠나셨다

산골학교에 첫 부임을 해서
오신 총각 선생님 티브이 속
남자주인공 못지않는 외모
깔끔한 표준말을 쓰시며 항상 웃었다

우리가 하는 사투리 때문에 웃은 적도 많았다
심지어 국어책을 읽을 때도 사투리
노래부를 때도 사투리…
외국노래 하느냐 발음을 똑바로 해
하시며 약간의 회초리를 들기도 했다

국어시간 낡은 칠판에 써 주시던 글귀
시간 낭비하지 말고 열심히 배우자
부지런하자, 쓸모 있는 사람 되자
그 말 무슨 뜻인지 모르는 철부지들
‘선생님 지는 아무것도 모르고예
사람으로 태어났는데 또 사람이 되라
하시면 우짭니꺼예’

여름은 황강에 나가 피라미도 잡았다
고기를 잡으로 바다로 갈까나
고기를 잡으로 강으로 갈까나
이 병에 가득히 넣어 가지고서
라라라라 라라라라 온다야

그 강물은 지금도 쉬지 않고 흘러간다
고기를 잡아 선생님께 가지고 가면
칭찬을 하시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선생님 얼굴땀방울 송송, 속 눈썹 반짝거리며
동심으로 돌아가 물장구치고, 우리들과
즐거운 운동회, 봄, 가을 소풍도 함께 하였다

제일 젊고 멋진 선생님 바바리 깃 세우고
하얀 얼굴 쌍꺼풀진 눈에 미남선생님
나는 공부는 못해도 고무줄 놀이는 잘했다
지나가시다 “경자. 고무줄 잘하네. 힘내라”
어머니 없는 아이 기 죽지 말라고 살펴 주신 선생님

34년만에 진주에서 만났다
그 후로 사는 일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지났다
갑작스러운 슬픈 소식을 접하고
장례식장에 들어서니 선생님 음성이 들리는 듯
한번 더 찾아 뵙지못해 죄스러운 마음 가득하고
다시 뵈 올 수 없으니 안타까운 순간

선생님께 마지막 인사하고 돌아오는 길
풀잎에 맺힌 빗방울이 내 발길을 따라왔다
언제나 미소와 사랑
베풀어 주신 고마운 선생님

-2018년 7월 제자  문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