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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기 문제점은 없는가?… – 박인욱 논설위원

1991년, 일본 지바현에서 열린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 구성을 계기로 한반도기가 처음 사용된 이후, 남북한이 동시에 참여하는 국제 경기나 행사에선 한반도기가 남북 통합의 상징으로 의례히 등장하게 되었다. 지난 9월 24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도 평양시민들은 한반도기를 흔들며 문재인 대통령 일행을 열렬히 환영해 주었다. 하지만 국민들의 부푼 기대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이 정치·경제적으로 하나가 되는 실질적 통일은 제법 긴 시간을 필요로 할 것임이 분명하다. 그때까진 한반도기는 남과 북의 희망을 담은 통일의 상징으로 계속 사용되어질 것이다.
한반도기의 선택에는 다음과 같은 장점들이 있을 것이다. 한반도는 남북한이 현재 지배하고 있는 영토임을 대변하고 있으며, 남과 북이 하나의 민족임을 확인하고 분단된 통일을 예정하고 있다. 또 이러한 조건들은 남과 북이 함께 공유하는 인식이므로 국가체재의 문제로부터 쉽게 벗어날 수 있다는 정치적 고려가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이런 간결하고 합리적인 의의에도 불구하고 한반도기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첫째, 남북한 모두의 국민들에게 우리의 영토를 한반도 안으로 축소시키는 효과와 그로 인해 우리 국민들에게 수동적 방어적 자세를 강박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나라를 대한민국(大韓民國)이라 하고, 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朝鮮民主主義人民共和國)이라 한다. 대한민국의 대한(大韓)은 우리 민족의 발원지인 중앙아시아 바이칼 호수로부터 시작하여 한반도에 이르는 한민족의 장대하고 위대한 활동 무대를 후손들에게 일깨우게 함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조선(朝鮮)은 단군 왕검이 세운 고조선(이성계의 조선과 구별하기 위해 고(古) 자를 앞에 붙임)의 조선(朝鮮)으로 그 또한 한민족의 정체성과 광대함을 인민들에게 선포하는 말이다. 대한과 조선 모두는 우리 민족의 생활 근거지였던 만주와 흑룡강 대평원을 아우르는 영토회복의 의지를 함축하고 있다. 이런 영토회복에는 대마도도 당연 포함된다 할 것이다. 둘째, 남북한이 한반도기를 들고 참여하는 국제 행사에서는 일본이 올림픽 헌장 이념을 들어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근래에는 인도네시아 아시안게임에서도, 하물며 우리 땅에서 개최되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한반도기에 독도를 표기했다 다시 지우는 사건들이 있었다. 이와 같이 일본의 항의와 국제행사 주최 측의 요구에 따라 한반도기에서 독도를 표기했다 지우는 반복적 행위는 독도 주권이 우리에게 있음을 일본에 환기시킨다는 우리의 의도와 달리 제 3자의 시각에선 독도가 한국과 일본이 함께 해결해야 할 동등한 문제로 착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민족적 국가적 상징들은 그 자체가 강한 역사성을 함축하므로 고도의 기획이 요구될 수밖에 없다. 그 기획은 현재의 구성원들에게는 집단적 존재의 당위성을 답하는 동시에 미래 세대들을 위해서는 현재의 구성원들이 어떠한 메시지를 남길 것인가 하는 지침서가 돼야 한다. 한반도기는 위의 언급처럼 여러 장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곡해할 수 있는 명백한 문제점들도 함께 내포하고 있다. 그에 비해 코리아기는 남과 북이 제 3국을 향해 공통적으로 표방하는 말이며, 한반도기의 영토 한정론(限定論)으로부터 일정 범위 벗어날 수도 있고, 독도 표기를 했다 지우는 자존심 문제에서도 해방될 수 있다. 코리아(Corea, Korea)의 고려(高麗)는 단순히 고구려를 계승한다는 차원을 넘어 한민족의 광활한 활동 무대를 회복한다는 민족적 영토고권(領土高權)이 깊이 내재된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