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운잡기| 호연지기(浩然之氣)와 수면앙배(睟面盎背) – 권해조 논설위원
필자는 요즘 집근처 구청 노인종합복지관 시니어 리더십 아카데미에서 고전 인문학을 공부하고 있다. 그곳에서 옛 성인들의 말씀을 배우면서 많은 가르침에 새삼 놀라고 있다. 특히 엊그제 배운 고사성어(故事成語)인 호연지기(浩然之氣)와 수면앙배(睟面盎背)에 대한 내용이다. 모두 고전 맹자(孟子)에 나오는 말로서, 사람이 갖출 마음과 몸가짐인 기백(氣魄), 기상(氣像)과 용모(容貌), 풍채(風采), 품격(品格)을 가르치는 것이다. 맹자의 이름은 가(軻), 자는 자여(子輿), 시호는 추공(鄒公)으로 기원전 4세기(BC 372-289) 중국 춘추전국시대 사람이다.
먼저 호연지기(浩然之氣)이다. 이 말은 53년 전 필자가 육사생도시절에 육사교장의 정신훈화에서 처음으로 들었던 내용으로서, 청년 장교들에게 큰 기상을 품으라고 한 훈시였다. 이는 고전 맹자(孟子) 공손추장구상(公孫丑章句上)에 나오는 ‘아선양오호연지기(我善養吾浩然之氣)’에 있는 말이다. 따라서 호연지기의 뜻은 천지사이에 가득 차 있는 지대지강(至大至剛)의 원기(元氣), 곧 도의에 뿌리를 박고 공명정대하여 조금도 부끄러움이 없는 도덕적 용기를 뜻한다.
다음은 수면앙배(睟面盎背)이다. 이 내용도 맹자 진심장구상(盡心章句上)과 논어 자로(子路) 편에 나오는 말로 ‘수연현어면(賥然見於面)하고 앙어배(盎於背)하여 시어사체(施於四體)라’ 윤택한 기색이 얼굴에 드러나고 풍부한 덕이 등에 넘쳐서 온몸까지 펼쳐진다는 의미이다. 수면은 머리가 밝고 얼굴이 깨끗이 훤하고 윤기가 있다는 뜻으로 우리말로 ‘함치르르하다’란 말이다. 그리고 앙(盎)은 입구가 좁고 밑이 넓은 동아리로, 위가 넓고 밑이 좁은 동아리인 분(盆)과 대치되는 말이다. 즉, 수면앙배는 사람의 앞모습이 밝고 윤기가 넘치며 뒷모습은 덕이 있어 보이는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렇듯, 맹자에 나오는 호연지기와 수면앙배는 혈기왕성하고 꿈 많은 청년들이 가질 덕목이다. 지금부터 약 2200년 전에 선현들이 언급한 말씀의 오묘한 참뜻을 다시 음미해보면서 고향 합천의 젊은 청년들에게도 귀감(龜鑑)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