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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운잡기| 영화 『출국(出國)』을 보고 – 권해조 논설위원

지난 11월 14일 개봉한 영화 『출국(出國)』을 며칠 전 친구들과 관람했다. 이 영화는 민실협 활동으로 한국입국이 거부되었던 오길남 박사가 쓴 『잃어버린 딸들 오! 혜원 규원』의 원작을 모티브로 재구성한 105분짜리 영화로, 독일이 통일 전인 1986년 분단의 도시 베를린에서 벌어진 북한 공작원과 교민 유학생들의 실상과 북한에 남은 슬픈 가족의 이야기다.
영화의 줄거리는 베를린 유학중이던 마르크스 경제학자 영민(이범수 분)이 북한 공작원 강문환(전무송)의 말을 듣고 자신과 가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북으로 간다. 그러나 자기의 실수임을 알고 서독으로 탈출을 시도하다가 그곳에서 가족과 이별하게 되고, 잃어버린 가족을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내용으로 부성애를 어필하였다.
이 영화는 지난 6월 화이트 리스트로 주목받던 디 씨드가 65억(민간투자 22억)원을 들여 제작했으며, 감독 노규엽, 출연진은 주연 영민(이범수), 아내 은숙(박주미), 장녀 혜원(이현정), 차녀 규원(김보민), 안기부 요원 무혁(연우진), 독일내 북한 공작원 김참사(박혁권), 통일전선부 최과장(이종혁), 미국 CIA 독일 지부 부국장 샘(Robert Mike) 등이며 폴란드 로케이션으로 촬영했다.
영화 『출국(出國)』의 의미는 그동안 좌파적 시각에서 제작된 영화들이 활개 치는 가운데 모처럼 우파적 시각에서 만들어진 영화라는 데 있다. 또한 이 영화의 상영에는 별다른 광고도 없고, 개봉영화관도 메가박스, 롯데시네마 등 일부 영화관에 한정되어 있다.
그런데 영화를 보는 관객의 시각에 따라 다르겠지만, 혹자는 마지막 장면에 가족과 헤어져 평생 혼자 외롭게 늙어가는 영민 앞에 만경봉호 안내원이 되어 예쁜 미소를 짓는 딸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서 이 영화가 북한을 찬양하기도 한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겠다.
영화 『출국(出國)』은 그렇게 재미있는 액션이나 러브스토리도 아니며, 냉전시대에 외면당했던 개인의 아픔을 이범수의 뜨거운 부성애로 그렸으며, 어디까지나 30여 년 전 독일 베를린을 배경으로 분단된 남북한의 비극을 보여주는 영화다. 관객들의 반응은 가족의 소중함과 이산가족의 슬픔을 다룬, 흥행위주 영화가 아닌 가족영화로서 분단국에서 꼭 보아야 할 이 시대의 영화라고 호평하고 있다. 영화를 제작한 감독, 출연진과 제작사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