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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운잡기| 해동선경(海東仙境) 10승지(勝地) – 권해조 논설위원

며칠 전 정감록에 명시된 해동선경 십승지(十勝地)의 한곳인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지역을 다녀왔다. 그곳은 나의 군대친구 장락산인(長樂山人)이 퇴역 후 불교에 심취되어 그곳에 새둥지를 펴고 10여 년 째 살고 있는 곳이다. 나는 몇 년 전 친구의 부탁을 받아 못 쓰는 글씨지만 다송원(茶松園)이란 붓글씨를 써주었는데 그 글이 친구의 집 입구에 큰 바위에 새겨져 있었다. 10여년 만에 만난 친구와 만나 덕담을 나무며 자기가 서울에서 그곳으로 이사를 간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 지역이 해동선경 10승지의 한곳이라 하였다. 마을 뒷산은 장락산(長樂山:627m)이 높이 솟아 있고 마을 입구 좌측에는 아름다운 미사리(彌沙里) 호수, 마을 우측에는 문선명 통일교 본부가 있는 곳이었다.
십승지란 깊은 산속에 자리 잡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오지(奧地)로 풍수지리학 적으로 안전하고 자급자족이 가능한 살기 좋은 곳이다. 따라서 이곳은 전쟁이나 천재가 있어도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보신용 은신처나 피난처라 볼 수 있다. 십승지는 정감록이나 남사고 등에 명시된 여러 곳이 있다.
(1)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 지역으로 좌측 화야산(禾也山 755m)은 서울 북악을 닮았다. 설곡리(雪谷里), 소설촌(小雪村), 구절양장(九折羊腸), 국수(國水), 유명산 휴양림 일대다. (2) 경북 영주시 풍기읍 금계마을 지역이다. 소백산의 우람한 산들이 풍기를 품어 안고 있고 오른쪽 끝 봉이 금계동으로 내려갈 미봉아래는 암수 두 마리 닭이 사랑하는 금계바위가 있어 10승지중의 1번지로 불리고 있다. (3) 경북 봉화시 춘양면 서벽리, 도심리, 의양리 지역으로 조선시대 사고(史庫)를 보관한 천혜의 둥지이다. (4) 강원도 정선군 북면 상원산 동남쪽 지역으로 무릉도원(武陵桃源), 만인활거지지(滿人活居之地), 별유천지(別有天地), 구절리(九折里) 일대이다. (5) 충북 영춘면 의풍리 지역으로 선경(仙境), 온달성, 구인사, 김삿갓 묘소 일대이다.
(6) 충남 공주시 유구, 마곡 지역으로 해복형((蟹腹形) 명당, 마곡사 일대이다. (7) 전북 무주군 무풍명(茂豊面) 지역으로 무봉산(舞鳳山) 북쪽 동방 상동으로 피란 못할 곳이 없다고 했으며 덕유산, 나제통문(羅濟通門) 등이 있다. (8) 전북 남원군 운봉읍과 지리산 운봉(雲峰)지역으로 하늘의 요새(要塞)라 부르는 곳이다. (9) 전북 부안군 보안면 우동이(牛洞里), 변산 호암(壺岩) 일대이다. (10) 고향 합천군 가야면 만수동 지역이다. 2015년 6월 동양대학교 한국천하명당 십승지 사업단에서 경관조성 하드웨어 사업으로 설치한 표지석을 보면 해인사 입구 하림교 끝에 천하 명당 가야면이란 글씨와 가천리 더내 부락에도 명승지의 표석이 서 있다.
이밖에 (11) 충남 보령시 남포, 성주면 지역으로 성주사 무량사 일대, (12) 충남 서천군 비인면 지역으로 월명산(月明山) 일대, (13) 경북 예천군 용문면 상금곡리 지역, (14) 경북 상주 화북면 우복동 지역, (15) 태고(太古)의 비경(秘境) 명성지인 충북 단양군 단성면 장화리, 적성면 지역 등을 포함시키고 있다.
정감록(鄭鑑錄)은 조선 선조 때에 이심(李沁)이 정감(鄭鑑)이란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를 기록한 책으로 임진왜란, 병자호란 이후에 민간에 성행된 국가운명과 생민존망(生民存亡)에 대한 예언서이다. 이 책은 저자 한 사람의 책이 아니라 정감과 이심의 문답을 역은 감결과 신라고승 의상대사 산수비기, 고려 왕건의 도선국사 비결, 조선 이성게 왕사 무학대사의 무학비결, 정종때 남사고(南師古)의 남사고비결, 용호(龍虎)대사 정북창(鄭北窓)의 정북창비결, 원효대사, 서산대사, 유형원, 이율곡 등이 저술한 것을 집대성 한 책이라 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땅의 모양이 호리병처럼 입구가 목이 좁아도 안으로 들어가면 아주 넓은 지역으로 사람이 살기 좋고, 삼재(三災: 전쟁, 가뭄, 전염병)가 들지 않는 곳으로 땅의 기운이 좋고, 청정하고, 안전한 지역으로 전국의 10승지를 정했다. 이 지역은 6.25 한국전쟁 때까지도 피해가 없었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유용할지 모르겠다. 모처럼 복잡한 도시생활을 잠시 잊고 아름다운 무릉도원 같은 친구의 집에서 맑은 공기를 마시며 신선(神仙)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환대해준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항상 건강하고 행복한 나날이 되길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