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뉴스홈

|괴운잡기| 프랑스의 한국계 장관 – 권해조 논설위원

지난 4월 1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한국계 세드리크 오(37)를 신임 디지털장관에 임명했다. 이로써 직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2012년 5월 플뢰르 펠르랭(41)을 문화정보부 장관(중소기업. 혁신. 디지털경제담당)에 임명하고, 2016년 2월 장방생 플라세(48)를 국가개혁담당 장관임명에 이어 프랑스에서 근래 세 번째로 한국계 장관이 임명되었다.
먼저 이번에 새로 임명된 세드리크 오(Cedric O: 한국명 오영택 )는 마크롱 대통령의 최측근 조언자로 현재 대통령 경제보좌관이다. 그는 한국인 입양아도 아니고 한인교포 2세나 3세도 아니다. 그는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근무하다가 1978년 프랑스로 건너가 리용의 한 대학에서 석박사과정중에 1980년 프랑스 여강사와 결혼한 전 KAIST초빙교수인 오영석(71)씨와 프랑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混血兒)이다. 그는 장관 지명에 “자부심을 느낀다. 프랑스의 기술과 융합, 디지털화를 위해 열심히 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드리크 오 장관은 1982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2006년 경영분야 그랑제콜인 고등상업학교(HEC)를 졸업하고 24세에 정계에 입문했다. 마크롱 대통령과는 2011년 프랑수아 올랑드 대선캠프에서 같은 보좌관 신분으로 처음 만났다. 2017년부터는 엘리제궁에서 디지털 경제정책을 담당해 왔다. 그리고 그의 여동생 델핀 오(한국명 오수련: 34)는 중동정책 전문가로 여당소속 파리19구역 하원의원이다. 이번에 세드리크 오의 장관등용은 그가 삼성전자 인공지능(AI)연구소를 파리근교 불로뉴에 유치한 점과, 한국의 첨단정보기술(IT)과 케이팝(K-POP) 등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제일먼저 2012년 5월에 문화정보부 장관에 임명된 플뢰르 펠르랭(Fleur Puellerin: 한국명 김종숙)은 한국에서 건너간 입양아(入養兒)였다. 1973년 8월 29일 서울에서 태어나 3일 만에 길거리에 버려져 고아원에 보내졌고, 6개월 후에 프랑스로 입양되었다. 양부(養父)는 프랑스 원자물리학자로 한국에서 온 딸에게 ‘꽃(Fleur)’이란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녀는 16세에 대학입학자격 시험에 합격하여 상경계열 명문인 고등경영대학원(ESSEC)과 고위공무원 양성학교인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했다. 졸업 후 감사원에 들어가 공직생활을 시작하여 2002년 사회당 대선후보 리오넬 조스팽 전총리 보좌역으로 정계에 입문하여 2010년 올랑드 대통령의 동거인 세골렌 대선후보의 언론담당을 하였으며,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오른팔이 되었다. 2012년 5월 올랑드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문화정보부 장관으로 임명되었다. 그녀는 유럽을 통틀어 최초의 한국계 장관이 되었으며, 2014년 1월 고국을 방문하여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 연구원(CICI)이 한국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 사람에게 수여하는 ‘징검다리 상’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그녀는 “나는 프랑스 국적의 프랑스 사람이다. 그러나 한국과 연결하는 다리역할을 하게 되어 영광이다”라고 언급하면서 입양아들이 죄책감을 느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다음으로, 입양아 장뱅상 플리세 (Jean Vincent Place: 한국명 권오복)가 2016년 2월에 프랑스 국가개혁 장관(Reforme de I’Etat)에 임명되었다. 그는 1968년 3월12일 출생하여 일곱 살 때까지 한국의 한 고아원에서 자라다가 1975년 7월31일 프랑스에 입양되었다. 입양한 양아버지는 프랑스 북부 노르망디에서 일하는 변호사였다. 양부모는 아들이 다른 인종이라 놀림을 당할까봐 걱정하여 학교에 가서 친구들에게 배려와 융화를 부탁했으며, 아들에게 한국어를 배우라고 권했지만 그는 한국으로 다시 보낼까 두려워 배우지 않았다고 한다. 25세에 녹색당으로 정계 입문하여 43세에 상원의원이 되었고, 47세에 장관에 임명되어 한국계 입양아가 프랑스 개혁을 선두에서 이끌었다. 그는 2016년 11월에는 한국에 와서 아주대학과 부산시가 주최한 한-프랑스 수교 130주년 기념식에서 초청강연을 하였다.
프랑스는 이주민에 대한 체계적인 동화정책으로 피부색이나 생김새가 다른 아프리카, 아시아 출신의 혼혈아가 많지만 인종적인 면에서 상당히 개방적이다. 예컨대 아버지가 헝가리 인으로 프랑스로 이주한 니콜라 사르코지도 대통령이 되었다. 이 기회에 멀리 프랑스에 가서 입신양명(立身揚名)한 그들을 치하하며, 다른 나라 입양아를 프랑스인으로 키우고 만들어 장관직까지 맡기는 프랑스의 문화와 국가시스템을 한번 조명해 보면서 본받을 바가 많다고 생각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