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여론마당(오피니언)

삼가장터 3·1만세운동 제97주년 기념 추모사

조찬용
삼가장터 3·1만세운동 기념사업회장

그날의 기미년 봄이 어김없이 다시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오늘 존경하는 애국지사 후손들을 모시고 삼가장터 3·1만세운동 기념탑 앞에서, 1919년 기미년 만세운동을 기념 추모하기 위해 이렇게 모였습니다.
기득권층의 부패와 무능과 독재로 나라가 망했지만, 우리들의 자랑스러운 선열들은 일제(日帝)의 총칼에도 두려워하지 않고 조국의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삼가장터에 3만여 명이 모여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일제의 폭압에 맞서 용감하게 싸웠습니다. 모두가 일치단결하여 신분을 뛰어넘어 독립과 정의와 평화를 위해 온몸으로 시대적 의무를 다 했습니다.
앞서 1908년 박수길 김팔용 이차봉·소봉(산포수) 김화숙·찬숙 한치문 김우옥 김응오 장명언 성만석 심낙준 이두익 전성구 김상래 열사 등이 ‘삼가의병단(三嘉義兵團)’을 조직하여 주재소 습격과 군자금 모집 등 항일 독립투쟁을 하다가 14명(애국장)이 순국하고 8명(애족장)이 옥고를 치르는 등 기미년 만세시위가 일어나기 전에 일제의 침략에 무력으로 저항했습니다.
지금 일본은 아직도 위안부 등 과거의 잘못된 역사에 대한 반성 없이 우리를 모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가 일본보다 강하지 않기 때문일 것입니다. ‘청년취업절벽, 소득불균형, 지도층의 의무회피, 저출산 초고령화 사회진입’ 등 우리에게 뇌관이 되고 있는 이러한 현안을 해결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 대한민국이 강해지는 필요충분조건일 것입니다.
작년에 서훈신청을 한 바가 있는, 삼가장터 3·1만세운동 때 순국한 문송리의 최도인 선생에게 늦게나마 대한민국정부가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습니다. 또한 초계 3·1만세운동 때 핵심적인 역할을 한 쌍책면의 전영우 선생에게도 대통령표창이 추서됐습니다.
저를 비롯한 우리 삼가장터 3·1만세운동 기념사업회는 중단하지 않고 계속해서 우리 지역의 독립운동사에 대한 사료를 발굴하여, 아직도 역사 뒤편에 묻혀 있는 선열들의 위대한 공적(功績)을 알리고 재평가하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광복 일주갑인 2005년 8월 15일 우리 삼가장터 3·1기념탑을 건립한 후에 서훈된 박병규, 배숙원, 이낙현, 최도인 선생 등을 기념하기 위해, 보훈처에서 순국기념비 건립예산을 지원해 줌에 따라, 순국일인 3월 23일 여기 3·1광장에 이 분들을 기념하는 ‘항일 애국지사 순국기념비’를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한 분들을 기리고 기억하는 것은, 후세들이 해야 할 당연한 책무가 아니겠습니까.
삼가장터 3·1만세운동 기념탑을 2005년 건립한 후, 매년 3·1절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기념 추모식을 보훈처 등의 예산지원으로 이렇게 16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훈처의 방침과 사정으로 인해, 내년부터 3·1절 행사를 개최할 수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2005년 7개면 주민들이 1억5천만 원을 모아서 건립한 삼가장터 3·1기념탑 앞에서 오늘처럼 매년 열린 3·1절 기념 추모제가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후손들에게 위대한 3·1정신을 계승해 나가는 횃불이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우고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고 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삼가장터 3·1만세운동 때 순국하신 칠순의 공재규 선생을 비롯한 권영규 김기범 윤성현 이상현 박선칠 박병규 배숙원 이낙현 최도인 박종생 열사와, 옥고를 치른 이계엽 오영근 윤규현 정연표 한필동 진택현 최용락 정각규 공민호 정희영 김병효 김석순 열사, 중상을 입은 임종봉 선생을 비롯한 안명조 이우광 윤경문 이기우 이기진 이강영 이원백 구영문 김기홍 김주익 열사, 그리고 만세의거를 지원하고 기획한 이원영 김홍석 윤재현 김태현 윤병모 이상동 허정모 허장 정원규 정치규 김전의 정방철 정현국 변용규 열사, 그밖에 이름을 알 수 없는 애국지사들! 우리는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오늘 제97주년 기념 추모제에 참석하신 애국지사 후손 분들과 내빈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기념 추모사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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