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살기 좋은 합천으로 가는 길 – 임임분 기자
7월 13일(토), ‘육아공감토크쇼’를 끝으로, 합천군여성단체협회의회 중심의 양성평등주간 행사가 일단락됐다. 주 양육자인 여성, 특히 일하는 여성의 고충을 육아전문가의 식견과 입담으로 풀어낸 프로그램은, 참여자들의 잦은 웃음과 고개 끄덕임으로 공감과 위로의 시간이었음을 증명했다.
통계청이 올해 양성평등주간(7/1~7/7)에 맞춰 7월 1일에 낸, <2019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보면, 2019년 가구주가 미혼 여성인 가구는 148만7천 가구로 2000년 대비 2.6배 증가했고 2018년 결혼을 ‘해야 한다’는 여성의 비율은 43.5%로 남성(52.8%)보다 낮고, 2년 전 대비 4.1%p, 10년 전 대비 18.1%p 떨어졌다. 2018년 자기 부모 및 배우자와의 가족 관계 만족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낮고, 자녀 및 자기 형제자매와의 관계에서의 만족도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다. 2018년 여성 월평균 임금은 244만9천원으로 전년 대비 6.6%, 10년 전 대비 45.7% 올랐고, 남성 임금(356만2천원)의 68.8% 수준이다. 2018년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해 여성은 35.4%가 불안하다고 느끼고, 남녀 차이가 가장 큰 유형은 ‘범죄 발생’이다. 2017년 형법범 주요 범죄 중 성폭력 피해자는 여성(29,272명)이 남성(1,778명)보다 약 16배 많으나, 다른 범죄 피해자는 남성이 많다. 2018년 1366(여성긴급전화)을 이용한 상담 건수는 352,269건으로, 상담 내용 중 ‘가정폭력’이 189,057건으로 가장 많다.
통계결과만 봐도 한국은 여전히 여성이 살기 괴로운 곳이다. 최근 합천 곳곳에 ‘참한 북한여성과 결혼하세요’라는 중개업체의 걸개가 걸렸다. ‘참한’ 북한이탈여성이 도대체 한국에서 어떤 혼인을 원하는지 궁금해서 문의했으나, 북한이탈여성이 운영한다는 이 업체는, 아쉽게도 취재를 거부했다. 성평등한 사회는, 여성의 행복도와 비례한다. 여성에게 ‘참함’을 요구하려면, 이 사회도 ‘참’해야 하지 않나?
지난 12일(금), 최저임금위원회(위원장 박준식)가 “제12차, 제13차 전원회의 개최, 근로자위원안(시급 8,880원)과 사용자위원안(시급 8,590원)으로 표결하고 2020년 적용, 최저임금 수준(시급 8,590원, 전년 대비 2.87% 인상)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재적위원 27명 중 27명이 출석해(11명 vs 15명, 기권1명)으로 사용자위원안 가결’한 결과다. 이에 같은 날, 한국비정규노동센터(소장 이남신)는 “작년 한 해 청와대 인사 및 장차관급 고위공직자 10명 중 7명, 국회의원은 10명 중 8명의 재산이 늘었다고 한다.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이 경제를 망친다고 근거 없는 비난을 한 전경련의 허창수 회장은 지난해 연봉으로 78억여 원을, 경총 손경식 회장은 89억여 원을 받았다. 국가경제의 위기 운운하며 가장 적게 받는 사람들 주머니 뒤흔들고 자축하는 위원회는 그만하자. 국가경제가 어렵고 영세자영업자들의 삶은 팍팍하다고 한다. 저임금 노동자들의 삶도 예나 지금이나 늘 고달팠다. 이제 당신들의 적정임금을 논해보자. 최고임금위원회를 만들자.”라고 논평했다. 뒤이어 14일, 정부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입을 빌어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임기 내에 지키지 못하게 됐다. 소득주도성장 폐기 또는 포기는 아니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갈등관리 모범 사례”라고 밝혔고 15일, 민주노총은 “민주노총 추천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이 전원 사퇴한다. 공익위원들도 모두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최저임금 결정안은 ‘최저임금제란 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의 최저수준을 보장하여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함(최저임금법 제1조)’에 부합하는가? 올 6월 우리 지역에도 ‘양파하품 자진폐기해 상품 제값 받자’라는 양파생산자협회의 걸개가 걸렸다.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교섭은 지지부진하고 농민들은 19일 서울 광화문에서 정부 규탄 집회를 하게 된다. 농민들이 요구하는 농산물최저가격보장과 노동자들이 요구하는 최저임금 현실화는 다른 얘기인가? ‘참한’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살기 좋은 합천으로 가는 길, 다른 데 있지 않다. 최저임금이 기준임금이니 “최저임금 현실화하자”는 노동자들과 “다음 농사를 이어갈 최소한의 기반인 농산물최저가격 보장”을 부르짖는 농민들을 지지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