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강 안영빈(磊崗, 安永霦) 선생 유묵(遺墨) 발견
대한독립 축한 한시, 유묵이 고택에서 발견돼
뇌강선생 증손녀 안민정 서지학자 발굴
최근 구한말 적중면 두방리 유림이었던 뇌강 안영빈(磊崗, 安永霦:1887~1952) 선생의 ‘대한독립 축하 한시’ 유묵이 두방리 458번지 고택에서 뇌강의 증손녀인 서지학(書誌學)학자 안민정(남서울대 연구교수) 박사에 의해 발굴되었다.
뇌강선생은 미산인문연구소소장 안병국박사의 조부로, 휘(諱)는 연빈(永霦)이고 자(字)는 시중(時仲)으로 구한말 유학자로서 6.25 한국전쟁 중에 작고하였다. 뇌강 선생은 창녕 조심재(深齋, 曺兢燮)와 달성 문장지(章之, 文永樸), 설뫼 안백산(白山, 安熙濟) 등과 우의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심재 조긍섭은 문장이 뛰어났던 구한말 영남을 대표하는 선비였다. 중년에 당대 문장가라고 일컬어지던 창강(滄江, 金澤榮) 등과 교유하면서 문명(文名)을 떨쳤다. 장지 문영박은 영남의 거유로 ‘춘추주옹(春秋主翁)’으로 알려진 독립지사다. 거만(巨萬)의 부를 가진 이로써 그의 서재(書齋) ‘만권당’은 영남 선비들이 학문을 하는 연수(淵藪)였다. 그리고 백산 안희제는 독립운동가로서 뇌강 선생의 가까운 친족이다.
또한 뇌강의 사위는 창녕 유림을 대표하는 노태원(時堂, 盧泰元: 1910-2002)이고, 문장지는 노태원의 생질인 문태갑(文胎甲), 대구시장을 지낸 문희갑(文熹甲)씨의 조부다. 뇌강은 그의 고향 마을 두방 부락 인근에서 ‘호랑이 접장’ 혹은 ‘서울 맨발’로 알려진 정한은(漢隱, 鄭顯洙), 친 동생인 성행(性行, 安永虎)의 사돈인 추연(秋淵, 權龍鉉) 등과는 10여세 아래 위였지만 망년지교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뇌강의 손자인 안병국 교수는 “할아버지께서 만세 운동에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바가 없으나, 설사 독립운동을 했다 하더라도 빼앗긴 나라의 식자로서 당연한 일로서 내세우지는 아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수년전에 고택에 도둑이 들어 할아버지 유품을 모두 도난당했는데, 딸이 독립을 축하하는 ‘유묵 2점’을 발견하여 너무나 감격스러워하면서 세상에 알리고 싶다고” 하였다. 유묵의 사진과 영산대 김인규 교수의 번역문을 첨부한다. /박황규 기자


뇌강의 <독립축하 시> 유묵과 번역문
祝大韓獨立
一夜天翁發號聲 한 밤중 하늘에서 호령 내리는 소리
重光朝日出東明 다시 빛나는 아침 햇살 동쪽에서 떠서 밝아오네
王春槿域三千里 왕춘(王春; <춘추>에 나오는 ‘春王正月’의 준말. ‘春’은 천시(天時)요, ‘왕정월’은 역대 왕조를 가리킨다. 천시를 따라 성립된 역대 왕조를 의미한다.)은 무궁화 핀 삼천리이요
地界檀基萬丈城 지계(地界)는 단군이 터잡은 만장성일세
大衆更觀安堵世 대중이 안도의 세상을 다시 보고
列邦推戴小華名 열방이 소중화(小中華)란 이름으로 추대하였네
爲民報國賢君子 백성 위하고 나라에 보답하는 현군자들
長使千秋樂泰平 길이 천년토록 태평시대를 즐기게 하네
祝大韓民國獨立
列强推戴會同聲 열강이 추대하며 회동한다는 소리
滄海朝陽瑞氣明 창해의 아침 햇살에 상서로운 기운 밝기도 해라
壃土三千圓太極 강토 삼천리 둥근 태극이고
麗民一億摠干城 여민(수많은 백성. <詩經> “其麗不億.”) 일억은 모두가 간성이네
復觀今日行仁政 다시금 오늘에 인정 행하는 것을 보노니
上有其人任大名 위에 그런 사람 있어 큰 이름으로 임명하였구나
願使天神長久保 천신이 오래오래 보존케 하여
康衢煙月頌昇平 강구연월(번화한 큰 거리에 저녁밥 짓는 연기가 달빛을 향해 피어오른다는 뜻으로, 태평한 시대의 평화스러운 풍경을 이르는 말.)로 태평세월 송축하고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