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운잡기| 그린 데이(Green Day) 유감_권해조 논설위원
오는 8월 14일은 그린 데이(Green Day)이다. 우리는 매월 14일이 연인들의 기념일로 알고 있다. 1월 14일은 다이어리 데이(Diary Day)로 연인끼리 서로 일기장을 선물하는 날이고, 2월 14일은 밸런타인데이(Valentine’s Day)로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을 주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며, 3월14일은 화이트 데이(White Day)로 남성이 여성에게 사탕을 주며 고백하는 날이다. 4월14일은 블랙 데이(Black Day)로 솔로들 끼리 자장면을 먹는 날이고, 5월15일은 로즈 데이(Rose Day)로 연인끼리 장미꽃을 선물하는 날이며, 6월 14일은 키스 데이(Kiss Day)로 연인끼리 입맞춤을 하는 날이다.
7월 14일은 실버데이(Silver Day)로 연인끼리 은반지(은제품)를 선물하고, 8월14일은 그린데이(Green day)로 연인끼리 삼림욕을 하며, 9월14일은 포토데이(Photo Day)로 연인끼리 기념사진을 찍는 날이고, 10월 14일은 와인데이(Wine Day)로 연인끼리 포도주를 마시는 날이다. 11월 14일은 무비데이(Movie Day)로 연인끼리 영화를 보는 날이며, 12월 14일은 허그데이(Hug Day)로 연인끼리 서로 껴안아주는 날이라 한다. 이들 기념일은 대부분 영문 날짜로 쓰며, 그 중 2월 밸런타인데이와 3월 화이트데이 말고는 그 유래를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밸런타인데이의 유래를 보면, AD 269년 로마황제 클라우디스 2세가 결혼 금지령을 내렸는데, 발렌티노 주교가 젊은 연인들을 교회로 몰래 오게 하여 결혼을 시켰다. 후에 황제가 이 사실을 알고 2월14일 주교를 사형 시켰는데, 그날을 주교의 정신을 기념하는 날로 시작하였다고 한다. 그 후 일본 고베지역의 한 제과점에서 발렌티노 데이와 연계하여 광고활동을 펴면서 크게 인기를 얻어 일본 열도를 거쳐 우리나라까지 확산하게 되었다. 화이트데이는 “운이 좋은 날”이란 뜻이다. 1978년 일본 전국 사탕과자공업협동조합에서 위원회를 결성하여 1980년 3월 14일부터 좋아하는 사람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날로 정해 일본 제과업계를 거쳐 한국, 대만, 중국 등지로 확산되었다. 그런데 이들 14일은 대부분 선물이 조건이어서 청소년층의 구입부담과 상업성 논란이 제기 되고 있으나, 설문 결과 청소년 87%가 제이문화에 동참하고 있다고 한다.
이 밖에도 순수한 우리말로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 또는 가래떡 데이라고 한다. 이는 1993년 부산과 영남지방에서 여중생들 사이에 빼빼로 처럼 날씬해지기를 기원하며 빼빼로를 서로 교환해서 먹으면서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쌀의 소비를 촉진하고 전통 맛을 널리 알리려고 11월11일 같은 날을 가래떡 데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이달 8월 14일은 그린 데이(Green Day)로,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산을 찾아 연인과 손잡고 산림욕(山林浴)을 하는 날이다. 정확한 유래는 알 수 없으나 법정공휴일도 아니고 달력에 표시된 기념일도 아니다. 도심에서 살면서도 이따금 유목민처럼 자유롭게 푸른 자연 속으로 이동하며 삶을 추구하는 그린 노매드(Green Nomad: 방랑자) 족의 탄생과 이들의 영향력으로 그린데이는 사실상 산업전반에 새로운 소비자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자연의 혜택으로 만들어진 그린데이 상품인 “산림욕”은 울창한 숲속에 들어가서 나무 향기와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마시고 호흡하며 걸으면서 피로에 지친 심신의 활력을 되찾는 자연 건강법이다. 산림욕의 신비한 효능은 ‘피톤치드’라는 정유물질에서 비롯된다. 피톤치드는 수목들이 각종 병균과 해충, 곰팡이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끊임없이 뽑아내는 방향물질로서 살균작용을 하여 공기 중에서 나쁜 공기를 10%까지 감소시킨다고 한다. 숲속에서 심호흡을 하면 피톤치드가 우리몸속에 들어가서 해로운 균을 죽이고 나쁜 찌꺼기를 몸 밖으로 내보내 건강을 보호해준다. 또한 사람들은 숲속의 여러 나무들을 보면서 자연의 이치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아성찰과 사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독일에 철학자가 많은 것은 숲이 많아 사색의 기회가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산림욕은 적은 비용으로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하는 최고의 웰빙 상품이다. 이런 뜻에서 산림청은 많은 숲을 개방하고 있다. 우리는 그린데이는 물론 시간이 날 때마다 연인, 친구, 가족들과 삼림욕을 해보자. 우선 집근처 공원이나 야산 숲, 또는 멀리 떨어진 유명한 수목원 등을 찾아가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