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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아! 가을 – 佳松허종학 가회중학교 재단 이사장

가을은 부르기만 해도 듣기만 해도 정겹고 매력이 넘치는 계절이다. 아침저녁으로 날씨가 차가웁고 농촌의 들녘이 누렇게 변해가는 것을 보면 가을이 오고 있음이 틀림없는 것 같은데 괴팍스런 날씨가 한 낮에 에어컨을 켤 정도로 더우니 아직도 여름인양 착각하게 하기도 한다. 여름이란 계절이 제자리를 그냥 내어주기 싫은 심사 같기도 여겨진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중 계절마다 특색과 매력이 있기에 어느 계절이 좋은지는 사람들의 성격, 취향에 따라 다르기도 하지만 대개는 봄과 가을을 선호한다. 남자들은 가을 여자들은 봄을 좋아하기에 가을은 남자의 계절 봄은 여자의 계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올 여름은 유난히도 더웠다. 견디기에 힘들 정도였기에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가 어떻게 지냈느냐 죽지 않고 잘살았느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우리가 접하고 있는 것들은 모두가 정상적이 아니고 살아가기에 힘이 드는데 날씨마저 힘들게 하니 모두가 짜증스럽고 불만스런 올 여름이었다. 그렇게 힘들어도 참고 견뎌온 것은 그래도 곧 가을이 오려니 하는 희망과 기대 속에서 가을을 맞는 우리들 마음은 새로운 도전, 새로운 세계, 새로운 삶의 터전이 우리 편이 되어 주리라는 기대감으로 차있기에 절망하지 않고 즐겁고 희망찬 가을을 노래하고 있는 것 이니라 여기면서 멋진 이 가을을 맞는 우리 마음이 한결 가볍고 기대가 크다.
힘겨워도 결실의 계절이기도 하고 낭만의 계절이기에 우리들 삶도 풍요롭고 윤택해지리라는 기대와 더불어 우리들 마음도 살찌기도 한다. 살다보면 삶도 그렇고 계절도 그렇다. 아무리 힘든 삶이라도 참고 견디면 좋은 일들도 주어지고 계절 또한 한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고 죽을 것 같은 추위도 견디다보면 새봄이 찾아온다. 인생도 계절도 자기들 스스로가 조정해가면서 절망보다는 희망에 무게를 두고 우리 삶에 좋은 영양분을 채워주기도 한다.
가을! 하늘도 높고 결실의 계절이다. 여름의 그 고통도 가을이 오리라는 기대에 참고 견디어 즐겁고 희망에 찬 인생을 노래하면서 퍽 힘들었던 지난날을 추억삼아 새로운 터전 새로운 삶을 영위하면서 즐겁고 행복하고 희망에 찬 앞날을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산과 들엔 코스모스의 하늘거림 들국화의 청초함 노랗게 빨갛게 익어가는 결실의 계절, 황금 들녘 모두가 매력적이어서 힘겹고 어두운 삶에 활력소를 불어 넣어주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좋은 계절 가을을 눈으로 피부로 직접 느끼고 싶어 아파트 주변을 걸어 보노라니 벚꽃 잎들이 떨어져서 수북이 쌓여 있기도 하고 낙엽이 되어 이리저리 뒹굴기도 하고 은행잎들도 노란빛을 띄면서 여기저기 수없이 가로변에 떨어져 가을을 실감케 하고 있다. 이리저리 바람에 쫓겨 다니는 낙엽이 갈 곳을 잃고 방황하는 것을 보며 가을의 매력을 피부로 눈으로 느껴보려 나온 늙은이를 슬프게도 한다. 농촌 들녘은 오곡이 잘 무르익고 황금빛 색깔로 물들고 있는 벼들이 가을이 오고 있음을 말해주기도 하는 것 같지만 아직은 설익은 가을이다. 산들이 울긋불긋 물들고 온 산이 낙엽이 되어 매력을 느끼게 하면서 사람들이 단풍구경 간다고 야단법석을 떨 때 한 참 가을이 무르익는데 지금은 아직도 좀 조용하다. 곧 단풍이 아름답게 멋지게 들어 우리들 곁에 올 때 몸도 마음도 열어 놓고 삶에 지친 우리 인생을 달래주고 위로해 주리라 다짐도 해본다.
한 해의 절반도 훨씬 넘은 10월의 초에 와 있다. 가을은 또한 상념의 계절이기도 하다. 괜히 떠나고 싶고 어디서 살고 있는지 잘살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첫사랑이 그립고 그녀가 보고 싶기도 하고 이름도 성도 모르면서 그해 첫눈 내리면 만나자고 약속한 그 여인과도 따스한 커피라도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온다.
그냥 앉아서 이 좋은 가을을 맞기엔 조금은 그렇다. 내일은 조그마한 배낭하나 메고 지리산행 완행버스를 타고 가을이 익어가는 가을로 물든 농촌 들녘을 마음껏 즐기면서 한번 멋지고 낭만에 찬 가을을 음미해 보련다. 우물쭈물하다 보면 가을도 한번 맛보지 못하고 겨울을 맞는 일들이 생기는 이변도 있을 수 있기에……. 가을! 보는 것마다 매력적이고 탐스럽다. 좋기도 하지만 외로움, 그리움, 보고픔, 허전함도 함께 하면서 삶의 희열과 회의도 함께하는 신비스런 계절이기도 하다. 이 해가 가기 전에 우리들 인생이 더 늙기 전에 이 가을을 우리 모두 마음껏 노래하자.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멋진 이 가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