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 – 권해조 서울 향우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5일 우리나라가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 (GNI: Gross National Income)이 3만 1,349달러로 지난해 2만 9,745달러보다 5.4%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인구 5천만 명 이상에 국민 1인당 GNI가 3만 달러 이상인 ‘30-50 클럽’에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에 이어 7번째로 들어가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축포를 터뜨리기에는 어려운 사정이다.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소득 수준과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고용상황이 나쁜데다가 소득 양극화가 심해지면서 반쪽짜리 성과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유는 1인당 GNI에는 가계뿐 아니라 정부와 기업소득도 포함되며, 경제성장 뿐만 아니라 환율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나라경제가 성장하면서 기업과 정부의 주머니는 두둑하지만 가게소득이 늘어나는 속도는 상대적으로 느렸으며, 소득 양극화가 심했고 원화가치가 상승(환율하락)으로 달러의 기준 평가액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액(GDP: Gross Domestic Product) 증가율은 작년 대비 3%로 1998년 외환위기 때 -1.1% 이후 20년 만에 최저치다. 물가를 고려하면 기계나 소득이 별로 늘지 않았다는 의미다. 또한 국제 유가상승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이익이 줄어들어 지난해 실질 1인당 GNI는 1%에 그쳤으며, 실질 GDP 성장률도 2.7%에 훨씬 못 미쳤다.
일반적으로 1인당 GNI가 3만 달러 이상이면 선진국에 들어간다. 우리나라는 2006년 1인당 GNI 2만 달러를 돌파한 뒤에 12년 만에 3만 달러 고지에 올랐다. 일본과 독일은 5년, 미국은 9년, 영국은 11년,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13년이 걸렸다. 일본은 1992년 3만 달러에서 1995년 4만 달러 고지를 밟았지만 현재는 다시 3만 달러시대에 머물고 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인당 GNI 3만 달러 이상인 국가는 모두 28개국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에는 한국을 포함해 23개국이다.
우리나라는 1950년 6.25 한국전쟁 직후 1953년 1인당 GNI는 67달러로 세계에서 가장 가난하고 황폐된 국가였다. 1960년 79달러에서 1963년 100달러, 1977년 1,000달러, 1989년 5,418 달러, 1995년 11,432 달러, 2007년 21,695 달러를 거쳐 60여년 만인 2018년 3,8260 달러로 눈부시게 성장했다. 앞으로의 목표는 4만 달러 진입이다. 그런데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가 올해 초 한국경제가 투자부진, 수출악화, 고용위축 등으로 2.1%의 저성장을 예상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을 2,5%에서 2.2%로 하향조정하고 상반기 전망치를 1.9%로 제시했다. 지난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0.4%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저수준이었으며, 2분기 성장률도 1,1%에 머물렀다. 따라서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8일 올해 성장목표를 2.5%에서 2.2%로 다시 하향조정했다.
한국경제의 부진은 정부의 경제정책도 문제이지만 미·중의 무역전쟁 등 대외 불확실성과 무엇보다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이 큰 원인이다. 전반기 주요기업들도 대내적으로 규제에 따른 투자의욕 감소, 반기업 정서, 귀족노조, 강성노조 압박 등의 삼중고(三重苦)에 대외 여건으로 최저실적으로 최대 빙하기를 맞고 있다. 새로운 경제도약을 위해 정부는 경제현실을 정확히 파악해 슬기로운 경제외교와 새로운 5G 산업 등 능동적인 산업을 찾아 성장률을 끌어 올리고, 나아가 1인당 GNI 4만 달러까지 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 모두의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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