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운잡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의의 – 권해조 서울 향우
지난 11월 25-26일 부산에서 한국과 아시아 9개국이 참여하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27일에는 「제1차 한-메콩정상회의」가 열렸다. 이는 우리 정부가 올해 아세안국가들과 대화관계 30주년을 맞아 아세안국가 잠재력을 우리 경제 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신(新)남방정책’ 강화 전략의 일환이라 볼 수 있다.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가입국은 브루나이,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0개국이며, 메콩회의 대상국은 메콩강을 경유하는 미얀마, 베트남,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등 5개국이다. 아세안의 총 면적은 약 448만㎢이며, 인구는 약 6억 5400여만 명이다. 국내총생산액(GDP)을 합치면 약 4조 달러에 육박하고, 총 교역규모는 2조 8596억 달러에 이른다.
한국과 아세안은 1989년 대화관계를 수립한 뒤 핵심 경제파트너로 발전하여 교역규모도 2016년 1190억 달러, 2018년 1600억 달러로, 중국. EU. 미국. 일본에 이어 제 5위 교역국이 되었다. 특히 2007년 한-아세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 교역확대와 함께 경제교류의 질과 양이 업그레이드되었다. 또한 아세안은 미국, EU에 이어 한국의 제3위 해외투자대상국이 되었고 작년도 상호방문객도 1,100만 명을 넘었다.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한.아세안 최고경영자(CEO)서밋, 한.아세안 문화혁신포럼, 한.아세안 스타트업 서밋, 한.아세안 혁신성장 쇼케이스 등 다양한 행사도 열렸으며, 특히 CEO서밋에는 각국 정상들과 짐 로저스 홀딩회장, 저널리스트 조 스터드웰, 한.아세안 기업인 700여명이 참석하였고, 행사에 총 참석인원이 1만4천여 명에 이른다.
개막 전날 24일에 부산 서구에서 열린 ‘부산 에코델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착공식에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와 응우옌쑤언폭 베트남 총리, 통룬 시술리트 라오스 총리 등이 참석하였으며, 문재인 대통령은 “이곳 낙동강 변 허허벌판에 도시의 모든 인프라가 4차 산업혁명의 혁신도시로 연결되고,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바꾸는 새로운 도시가 될 것”이라며 스마트시티 조성과 노하우를 수출할 계획도 밝혔다.
25일 정상회담 개막식 전 부산 벡스코(BEXCO)에서 열린 CEO 스밋에서 문 대통령은 “아세안은 한국의 영원한 친구이며 운명공동체로 한국의 제2의 교역대상이자 제3위의 투자대상, 다섯 번째 교역파트너.”라고 언급하고, “브루나이 최대 규모의 템부롱 대교, 베트남의 최초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인도네시아의 대규모 화학단지건설과 철강 산업에 한국의 대림산업, 삼성물산, 롯데 케미칼, 포스코가 힘을 보태고 있다.”며 아세안 진출 국내기업을 열거하였다.
26일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아세안은 한국의 소중한 동반자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는 아시아의 협력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회담 후 ‘평화, 번영과 동반자관계를 위한 한-아세안 공동비젼 성명 및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공동의장 성명’과 사람중심 공동체, 상생번영의 혁신공동체, 평화로운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3대 청사진을 담은 공동 언론발표도 채택했다. 문 대통령은 공개한 공동발표문에서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우리는 자유무역이 공동번영의 길이라는 것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상들은 (1) 아세안 국가와 양자 자유무역협정 체결 추진, (2) 2022년까지 아세안 장학생 2배 이상 확대, (3) 아세안 회원국 대상 비자발급 간소화, (4) 스타트업 파트너 구축 등 향후 30년 미래 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리고 아세안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를 활용해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했으며, 한반도 평화구축을 통해 경제협력이 역내평화를 추구하는 ‘한반도와 아시아 평화공동체’도 만들기로 했다. 그리고 27일 한-메콩정상회의에서도 ‘사람, 번영, 평화의 동반자 관계구축을 위한 한강-메콩강 선언’을 채택했다.
이번 한-아세안 정상회의는 2009년, 2014년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 열렸다. 정부는 2017년 11월 ‘신남방정책’를 천명하고 아세안 국가들과 협력수준을 주변 4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도 지난 3년간 아세안 10개국을 모두 방문한 바 있다. 정부는 이번에 장모의 건강문제로 불참한 캄보디아 훈센 총리를 제외한 아세안 9개국 정상들과 회담을 하면서 통신기술(CICT) 등 산업협력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의 협력증진방안을 논의하였다. 그리고 26일 현대울산공장에서 조코 위도도 인니 대통령과 약 1조8천억의 자동차 생산 공장 투자협약을 체결하는 등 기업과의 개별 투자도 진행되었다.
이번 행사 기간 브루나이 볼키아 국왕은 자신이 조종사로 전용비행기를 직접 몰고 방한했으며, 싱가포르 총리는 KTX를 타고 부산을 방문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북한 김정은의 초청불참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정부의 이번 행사에 성공적인 평가와 큰 의의를 두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