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공원석 전 합천중학교장
요즈음 한·일 관계는 어느 때보다도 심각합니다. 이번기회에 확실하게 짚을 것은 짚고 가야 한다는 주장과 양국 모두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이 공존합니다. 우리는 이 기회를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여론과 어차피 일본과는 화해의 무드로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철학자 탁석산이 쓴“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이 떠오릅니다. 이 책에는 천변만화의 표정에 숨은 한국인의 맨얼굴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오늘의 우리문화를 재 정의하는 질문과 함께 깊은 성찰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는 저자가‘한국 다시보기’의 대상을 우리주변의 일상과 문화의 차원으로 넓힌 결과라고 여겨집니다. 상식을 뒤엎는 발상과 현상의 이면(裏面)을 파고드는 접근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한국인의 맨얼굴을 낱낱이 드러내고, 그 속에 숨어 있는 문화적 자산(資産)을 이 책에서는 가려내고 있습니다. 실용주의라는‘그릇’에 우리만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계발하는 것만이 오늘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강조합니다.
이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한국 사람은“물고기를 보면 어떤 원리로 물속에서 저렇게 움직이는가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저 고기를 어떻게 요리하면 더 맛있을까를 궁리한다고 합니다.”이는 한국 사람은 눈에 보이는 것 너머에 존재하는 원리에 대한 탐구보다는 즉각적으로 보고, 만지고, 맛보고, 듣는‘감각’을 중시한다는 지적입니다. 이를 감각적 쾌락주의 또는 인생주의라고 저자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한국인의 이와 같은 특성은“기초가 약하다”는 부정적 의미로 통용되기도 하지만 최근엔“딴 거 잘하면 되잖아”라는 식으로 바뀌는 경향이라고 지적합니다. 이는 약점(기초) 보완에만 목을 매기보다 강점(감각)을 살려 가성비(價性比)를 높이면 경쟁력이 있다는 논리로 여겨집니다.
경제에서만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사회전반에 비슷한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하면, 그 일의 목적은 잊어버리고, 그로 인해서 자기에게 돌아오는 이익을 먼저 생각하거나 상대를 물리치거나 자기 생각은 옳고 남의 생각은 틀렸다고만 우긴다고 말합니다. 이것이야 말로 바로“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니 달은 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바라본다.”는 속담에 어울리는 빗댐으로 받아드려집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내 이웃을 보듬고 안아주는 마음으로 함께 가야하는‘사회정신실천’이야 말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야 할 길이라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