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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혼자갈 것을! – 佳松허종학 가회중학교 재단이사장

이 세상에 올 때에도 아버지 어머니의 인연으로 해서 나는 혼자 이 세상에 왔다가 또 갈 때도 나 혼자 저세상으로 갈 것 같다. 올 때는 미지의 세계에 조그마한 핏덩어리가 되어 두려움과 외로움에 한없이 울고 왔지만 갈 때는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처자식들 남겨두고 떠날 때는 한없이 웃고 갈 것 같다.
맨주먹 불끈 쥐고 세상모르고 울고 왔었는데 지금은 이 세상에 와서 할 일 다해놓고 지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행복 가득한 웃음 속에서 편안히 미련 없이 떠나도 될 것 같기도 하다.
인생이 80을 넘어서면 하루하루가 달라진다고 하더니 그게 맞는 것도 같고 그 말의 뜻은 하루하루 죽어간다는 말과 다름이 없는 것 같다. 지구상의 모든 것들은 변화하면서 살아가고 살아가면서 변화한다. 변하지 않고 영원히 살수는 없고 부도 권력도 때가 되면 서서히 인생의 삶처럼 꺼져가게 마련이다. 돈 많고 권력 있다고 안 죽고 영원할 수는 없는 것이며 죽음앞에서는 어느 누구도 자유로울수는 없다.
요즈음에는 밤늦게나 아침 일찍 오는 전화는 겁도 나고 받기도 두렵다. 초등, 중등, 고등, 대학, 고향, 직장, 취미생활의 동료등 대상이 많으니 그렇긴해도 삼일이 멀다하고 죽어나가고 전화번호부에 적힌 이름들이 어떤 페이지는 모두가 지워지고 그렇지 못한 곳은 불과 몇 페이지뿐이다. 올해는 고등학교 졸업 60주년 환갑기념 행사를 했었는데 사망, 실종, 무소식 등해서 2/3가량이 좀 넘게 저세상 내지는 불귀의 객이 되어 우리들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래도 이렇게 남아서 삶의 대열 속에서 낙오되지 않고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는 게 여간 다행하고 행복한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하게 한다. 허기야 조금 일찍 가고 조금 늦게 가는 것뿐이지 가는 곳은 그곳 한곳뿐이다. 그러고보면 영원한 것은 아닌 것이기에 조금은 씁쓰레하기도 하다.
삶과 죽음! 사람들이 말하기를 백지 한장 차이라고도 하고 동전앞뒤 바꾸어 놓은 것 같다고 들 한다. 어쩔 때는 금방 싱싱한 사람이 갑자기 죽음을 당하는 경우도 더러는 있다. 인생이 허무하고 무상함을 또 한 번 실감나게 하는 때도 있다. 이 세상에서 살아있는 것들은 영원하거나 불멸은 없는 것도 같더라. 어제는 몇 일전에 아주 가까이서 친히 지내던 친구가 저 세상을 떠나서 기장의 어느 사찰에 있다기에 실물은 없어도 영정이라도 보고 싶어 갔더니만 정말은 실물은 간데온데없고 영정만 명부전 귀퉁이에 서 있다. 순간 저렇게 멀쩡하던 친구가 온데간데없고 불러도 대답이 없으니 반은 미친 사람처럼 이름도 불러보고 통곡을 해보아도 마음이 편안하지 않고 텅 빈 공허만 남겨진 채 그냥 두고 와 버렸다.
인생이 이렇게 허무할 수가 있을까? 뭐가 그렇게 바빠서 귀한 처자식들 귀여운 손자들 두고 갔느냐고 꾸지람도 해보았지만 아무 소용도 없었고 자기인들 죽고 싶어서 죽었겠느냐 부처님의 뜻이고 하느님의 뜻이고 자연의 섭리인데 하고 위로가 되는 쪽으로 해석을 해보아도 마음이 풀리질 않는다.
어차피 가신길이고 힘든 길이지만 사바세계에서 맺히고 얽힌 일들일랑 가시는 길 짐이 되니 모두 내려놓고 극락왕생하도록 빌고 또 빌었다. 내일 모레면 49일 되는 날 저세상에 입문하는 날이다. 가시는 길 편히 뒤돌아보지 말고 잘 가라고 내 모든 정성과 소원을 담아 빌어드렸다. 떠날 때는 말이 없고 언제나 혼자다. 함께 갈수도 없고 가지지도 않는다. 나또한 언젠가는 혼자서 아버지 어머니 계시는 곳으로 가게 되겠지만 그 길은 외롭고 쓸쓸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곳엔 부모님이 계시기에…….
아무리 호화찬란한 인생이라 해도 마지막엔 혼자이고 갈 때는 외로이 쓸쓸히 혼자서 가는 것만은 숨길 수 없는 현실이기에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가는 날까지는 모두 건강하게 잘살다가 후회를 남기지 않는 인생으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