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사람들 (1) – 박상래 합천문화대안학교 교장
-황매산 고사리-
동으로 합천, 남으로 가회, 서로는 산청, 북으로 거창을 바라보고 있는 5월의 황매산은 갖가지 산나물이 난다. 아침에 산에 올랐다가 점심 무렵 내려오는 아낙을 보면 한 자루 가득 지고 내려온다. 달래, 고사리, 취나물, 돌미나리, 어름 순 등의 산나물과 산도라지, 더덕이 한 가득이다. 데쳐서 말려 보관하고 있으면 도시인들이 들러 사 가거나 오일장이나 식당에 내다 판다. 고사리는 꺾고 나서 일주일이나 열흘이 지나면 다시 순이 자라나서 뜯을 수 있기 때문에 좋은 고사리 군락지를 알고 나면 손쉽게 정기적으로 많은 양을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절대로 알려 주지 않는다. 같이 가는 일행이 있으면 자기가 알고 있는 군락지 방향으로 가지 않고 혼자 갈 때 그 곳으로 간다. 입안에 있는 것도 뱉어내어 줄 정도가 가까운 이웃이어도 말이다.
산이나 밭에 고사리를 심어서 농업의 한 축으로 삼는 사람들도 있는데, 자신의 밤밭에 심어 농사를 짓는 대병면 두심마을에 사는 한 주민은 고사리를 채취하기 위해선 도시에 사는 세 딸과 대병에서 살고 있는 딸까지 나서서 4월 중순부터 6월까지 나서 채취하는데, 한 해 많은 양을 채취해 꽤 큰 수익을 올린다. 대병면 고사리작목반 반장인 000씨는 데쳐서 말린 후 말린 고사리는 600g단위로, 생고사리는 관(4kg) 단위로 판매하는데, 합천호 대병지점농협에서 3~월경 1차 수매, 5월경 2차 수매를 통해 전량 수매하니 판로에는 문제가 없다. 대개 1000평당 1000만원의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고령화하는 노동인력 때문에 수확이 줄어가고 있다. 소규모로 자연산 고사리를 삶아 말려주면 마을을 직접 찾아 구매하는 상인들도 있으니 황매산 자락 청정지역에서 나는 고사리의 깊은 맛을 알아버린 것이다.
고사리는 음지 양지, 건조지 습지 가리지 않고 자라지만 배수가 좋고 양지 바른 곳의 것이 통통하고 건강하다. 비타민B1, B2, C와 미네랄 등의 영양 성분과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특히 산에서 나는 소고기라 하여 단백질이 풍부하고, 생체 유지를 위한 필수성분인 미네랄, 칼륨, 엽산 등이 풍부하여 수행에 집중해야 하는 스님들은 먹지 못하게 했다는 우스개도 있다.
나도 집주변 스무 걸음 이내의 언덕에서 채취한 고사리로 자급하고도 남는 것은 삶아 말려 보관해 뒀다가 지인들에게 나눠준다. 휴면(해거리) 없이 자라니 과실나무처럼 수확의 변화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