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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운잡기| 인생 4고(四苦)와 8고(八苦) – 권해조 논설위원

우리는 흔히 사람이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생노병사(生老病死) 네 가지를 인생사고(人生四苦)라 한다. 불교에서는 고(苦)란 고통과 두려움과 괴로움으로 인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로 풀이하고 있다. 네 가지 고(苦)란 (1)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곳(환경)에서 태어날 수 없고(生苦), (2) 누구나 늙어 감을 피할 수 없고(老苦), (3) 병들고 아픔을 피 할 수 없으며(病苦), (4) 죽음을 피할 수 없다(死苦)라는 네 가지를 말한다.
그리고 여기에 더해 (5) 부모 형제 자식 등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을 피할 수 없고 (愛別離苦), (6) 원수처럼 보기 싫고 죽이고 싶도록 미운 사람과 만남을 뜻대로 피할 수 없고 (怨憎會苦), (7) 한없는 욕망을 다 채우려 해도 생각대로 되지 않으며 (求不得苦), (8) 우리 몸과 마음도 내 의지와 신념대로 되지 않는다(五薀盛苦). 라는 다른 네 가지 고통을 더 포함해 인생8고(八苦)라 한다.
여기서 오온(五蘊)은 우리 몸의 다섯 가지 구성성분(또는 五陰: 色受想行識)의 작용으로 생기는 괴로움이다. 나 자신으로 대상인 사람을 보며(色), 싫고, 좋고, 싫지도 않는 세 가지 느끼는 감정(受), 세 가지 감정을 하나로 사리분별하고(想),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찰나에 생각하는 행위(行), 행위 결과 어떤 조치를 해야 할지 판단(識) 등에 대한 괴로움과 고통이다.
그런데 앞의 인생 4고(苦)는 누구도 피할 수 없지만, 추가된 4고(5-8고)는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 질 수 있다. 즉 사랑하는 사람이 먼저 죽어서 이별을 해도 모든 것이 무상하다고 이해하면 덤덤하여 괴로움이 덜어질 수 있으며, 원수를 만나도 용서하는 마음이 생기면 괴로움이 적어진다. 구하고 싶은 것을 구하지 못해도 탐욕을 버리면 괴로움이 사라지고, 마지막으로 규칙적인 생활로 몸을 잘 관리하여 죽는 날 까지 건강을 유지하면 괴로움이 적어진다.
그리고 불교에서는 인생4고(人生四苦)에 대한 대책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제행무상(諸行無常)이다. 사람이 태어나면 반드시 죽고 형태가 있는 것은 반드시 소멸한다. 이것은 종교는 물론 부모나 배우자 어느 누구도 막을 수 없고 함께 가지 못한다. 그래서 후회 없는 삶으로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해야한다. 둘째, 회자정리(會者定離)다. 만나면 헤어짐이 세상의 법칙이요 진리다. 명예, 부귀영화, 모두가 내 곁을 떠난다. 새털같이 가볍게 여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셋째, 원증회고(怨憎會苦)다. 미운사람, 보기 싫은 사람, 원수, 가해자, 아픔을 주는 사람, 꼴 보기 싫은 사람들과 반드시 만나게 된다. 항상 마음을 비우고 남에게 베풀어야 한다. 넷째, 구부득고(求不得苦)이다. 누구나 구하고, 얻고, 성공하고, 행복하고자 하는 욕심이 많지만 아무리 채워도 만족을 못한다. 그런데 이 모든 고통의 원인은 삼독심(三毒心)인 욕심(貪心), 성냄(瞋心), 어리석음(癡心)에 있으며, 이는 세상 돌아가는 이치를 모르는 무명(無明) 때문이라고 한다. 따라서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조금씩 비워야 한다. 특히 불교에서는 이 모든 것이 붓다(부처님)의 가르침으로 실천을 못하면 깊은 고통의 바다인 고해(苦海)에서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인간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년4고(老年四苦)란 말이 있다. 첫째로 빈고(貧苦)이다. 가난은 노년에 가장 고통스럽다. 젊었을 때 은퇴 후의 삶을 미리 대비해야 한다. 둘째로 고독고( 孤獨苦)이다. 나이 들면서 돈도, 친구도 줄어들고 고독은 생각보다 심하고 마음의 병이되니 철저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셋째로 무위고(無爲苦)이다. 마땅히 할 일이 없는 무위무책이 무서운 고통이므로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독서, 음악 감상 등 취미생활을 개발해야 한다. 넷째로 병고(病苦)이다. 늙어지면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아진다. 평소 걷기운동 등 철저한 몸 관리가 필요하다. 인간은 누구나 오는 길이 혼자였듯이 마지막 가는 길도 혼자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젊은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4고(新四苦)가 유행하고 있다. (1) 족고(足苦)이다. 일단 다리가 힘들어야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 현장 확인과 대안을 강구하려면 부지런히 발로 뛰어야 한다. (2) 심고(心苦)이다. 성과를 달성하려면 머리가 아플 정도로 많이 생각하고 마음고생을 해야 한다. (3) 수고(手苦)이다. 생각은 머리가 아니고 손으로 잘 정리해야한다. 말 하려는 요지를 뚜렷하게 위해 손 고생이 필요하다. (4) 구고(口苦)이다. 마지막은 대화를 통해서 달성된다. 문서보다 구두보고가 경제적이고 효과적이다. 직장에서는 사고의 힘이 업무의 질을 향상시키고, 다리 손 마음, 입의 고통이 수반해야 통찰력, 분석력, 논리력,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
일찍이 신라시대 고승 원효대사(元曉大師: 617-680)대사는 “일체의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만들어 낸 것이다(一切唯心造).” 즉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말이 괴로움과 고통을 지우는 첩경으로 보인다. 인간은 스스로 해탈하여 욕심을 버리고 조금씩 양보하여 즐겁고 건강히 행복하게 사는 것이 고통과 괴로움을 없애고 줄이는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