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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욱 기자의 한마디| 오만과 편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와 신종 플루(미국 독감)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으로 공포에 떨고 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는 2월 2일 09시 기준으로 전 세계 27개국에서 14,528명이 감염되어 304명이 사망했으며, 우리나라에는 유증상자 414명 중 327명이 격리해제, 87명이 검사 중으로 확진자는 일본과 함께 15명이다고 발표했다. 사망자 304명 전원이 중국이며, 감염자 수 전체 99%가 넘는 14,380명이 또한 중국이다.
한편 미국시각 1월 30일(한국 1월 31일) 미CNN에서는 지난 10월 들어 미국에서 발생한 신종 인플루엔자(이하 신종 플루 또는 미국 독감)로 1,500만명이 감염되고 8,200명이 사망했으며, 여기에는 어린 아이 50명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의 말을 빌리면 신종 코로나 못지않게 신종 플루도 위험하다 한다. 그런데 한두 달 간격으로 발생한 미국의 신종 플루와 중국의 신종 코로나에 대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특히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신종 코로나에 대해선 정부를 향해 연일 날선 비판을 쏟아내며 중국인의 입국도 전면 금지해야 한다고 하지만, 정작 미국 신종 플루에 대해선 한 마디 논평조차 일절 없다. 우리나라도 2009년 이명박 정부 때 멕시코에서 발병한 신종 플루(신종 인플루엔자판데믹 A/H1N1)가 전파되어 감염자 76만명, 사망자 270명이 발생하는 사태를 불과 10년 전에 경험했는데도 말이다. 더군다나 우리나라 메이저 언론들도 한결 같이 정부 비판에는 약속이나 한 듯 찬동하면서 그동안 미 언론 인용하기를 사명처럼 여기든 관례와는 달리 미CNN과 미질병통제센터 브리핑에는 한 줄 비평조차 않는다. 왜 일까? 미국은 과연 성역인가?
첫째, 미국은 성역이다. 미국은 중국의 거센 추격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건장한 세계 제1의 경제 대국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확고한 것은 세계 제1의 군사 강국이라는 사실만은 중국도 러시아도 쉽게 부인할 수 없다.
둘째, 서방 우월주의이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서방국가들은 아직도 기독교와 서양문명 우월주의에 빠져 있다. 그리고 지금도 백인들의 잠재의식에는 기독교로 무장한 우월주의 정체성이 확고히 각인되어 있다.
셋째, 서방 국가들의 향한 비판은 서방 국가들 사이에서 발생되지 않으면 모두가 반기독교주의나 반민주주의로 몰아 부치며 기독교주의와 반기독교주의 또는 민주주의와 반민주주의로 프레임을 형성한다.
넷째, 그런 거대 프레임 속에서 거세되지 않으려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상대적 약소국가들은 묵시적인 침묵을 강요당하기 마련이다.
우리나라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는 신종 코로나 차단을 위해 처절한 방역을 넘어, 과도하리만치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나라가 위기라고 생각될 때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그러므로 정쟁을 멈추고 위기 극복에 그 누구보다 정치인들이 앞장서야 한다. 그게 국민 지지와 직결된다. 또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방역에 최선을 다할 때는 언론은 냉철한 주의와 판단을 요구받는다. 국민들을 불안으로 선동하는 정치 편향적 보도는 지탄 받아 마땅하다. 언론은 일반인들과 달리 다양한 팩트를 가지고 분석하고 판단하여 독자들의 궁금증 해소 및 판단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콩알 같은 팩트로 전체를 호도하려는 보도는 참으로 지양하고도 지양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