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새 역사를 쓴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세계영화사에 새 역사를 썼다. 지난 2월 1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 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각본상, 국제영화상, 감독상에다 최고 권위적인 작품상 까지 무려 4관왕을 획득했다. 그리고 아카데미 역사상 한 작품에서 4관왕을 받은 것은 처음이고, 작품상 수상도 아시아영화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문화적 위상을 높인 쾌거이며 한국영화 101년 역사와 할리우드의 역사까지 변화를 이끌어 냈다.
필자는 「TV조선」에서 실황중계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다. 시상식이 끝난 후 세계주요 언론들도 대서특필하였다. CNN은 “보수적인 아카데미 역사를 새로 썼다”는 논평을 냈다. AF통신은 “오랜 세월 외국영화를 낮게 평가하는데 만족해온 미국 영화상에 분수령이 됐다.”며 “세계의 승리 (a win for the world)”라고 평가했다. AFP 통신은 “장르를 넘나드는 스릴러와 어두운 부분을 황금종려상, 골든 글로브, 영국아카데미(BAFTA)에서 돌풍을 일으킨 봉 감독이 오스카(OSCAR)에서 정점을 찍었다.”며 극찬했다. 뉴욕포스트도 “봉준호는 성자”라는 기사에서 수상소감을 다루며 패자에게도 진정한 기쁨의 눈물을 쏟게 했다며 칭찬했다. 영국 BBC방송도 봉감독의 쾌거를 축하하는 한국인의 반응을 보도하면서 “봉준호 감독이 아시아를 대변하는 위상도 갖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그 밖의 여러 해외 네티즌들도 축하메시지가 쏟아졌으며, 특히 기생충(parasite) 효과가 휩쓸다(sweep)란 합성어인 패라스윕(paraswwp)이란 용어까지 등장시켜 ‘드디어 백인영화제를 벗어낫다’며 기뻐했다.
지금까지 아카데미 영화제는 미국의 자존심이 걸린 상징적 이벤트였다. 비영어권에서는 수상하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이번에 수상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순수한 한국말로 한국적 상황을 묘사한 점에 주목해야한다. 빈부의 양극화를 주제로 한 인간의 본성을 말하는 블랙코미디 스릴러로 아직까지 우리의 정서에는 맞지 않은 점도 있다. 그러나 국경을 넘어 자본주의가 극도로 발달된 서구에서도 공감대를 얻었으며, 언어적 장벽을 넘어 미국의 외부인들의 이야기 속에서 수상을 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시상식에서 봉준호 감독의 유머와 유창한 통역사의 역할도 돋보였다.
그동안 한국영화의 국제 영화상 수상은 1987년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에서 강수연이 여우주연상, 2002년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이창동감독의 「오아시스」로 감독상, 2004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사마라아」로 감독상, 2007년 칸영화제에서 이창동감독의 「밀양」에서 전도연이 여우주연상, 2012년 베니스영화제에서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로 황금사자상, 2019년 제72회 칸영화제에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 등 유럽의 3대 영화제에서는 수상했으나 할리우드의 수상 벽은 너무 높았다.
봉준호(奉俊昊 : 51) 감독은 1969년 대구에서 출생하여 연세대학을 졸업하고 영화계에 진출한 세계적인 영화감독이 되었다. 1994년 단편영화 「백색인」을 시작으로 이번 아카데미시상까지 72회의 수상기록을 가지고 있다. 국제적으로도 2004년 「살인의 추억」과 2007년 「괴물」로 맥스무비 최고의 영화 감독상, 2013년 「설국열차」로 로마국제영화제 감독상, 2019년 기생충으로 런던 비평가협회 감독상 등을 받았다.
아카데미 작품상은 심사위원 10명이 선정하는 것이 아니고 배우, 감독, 프로듀서 등 8,400여명의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의 투표로 결정되기 때문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며 그래서 더 가치가 있다. 출연자 송강호를 비롯한 남녀주연, 조연상을 받지 못한 아쉬운 점은 있으나, 작품상을 비롯한 4개 종목의 수상은 한국영화사에 길이 빛날 쾌거임에 틀림없다. 봉 감독은 차기작품으로 서울도심에서 벌어지는 공포영화와 2016년 런던에서 발생한 사건을 주제로 새로운 작품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 우리국민은 물론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더 좋은 영화 제작을 기원한다.
이번에 세계문화의 심장부인 LA에서 한국말로 된 영화기생충이 작품상 수상은, 작년 2월 같은 장소 LA에서 열린 「그래머 어워즈」에서 ‘최우수 R&B앨범’ 시상자로 출연하여 한국어 가사로 미국 팬들을 열광시킨 방탄소년단(BTS) 활동과 더불어 한국문화가 세계문화산업의 중심부에 입성했음을 뜻하며, 한국의 대중문화파워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아카데미 수상 쾌거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가 신종코로나 폐렴으로 침울한 시기에 많은 국민들에게 기쁨을 안겨주었다. 이번 수상하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인 제작사와 봉준호 감독을 위시한 출연자, 영어번역을 맡은 미국인 영화 평론가 달시 파켓 씨 등 여러분의 노고에 찬사를 보내며 앞으로 한국영화에 더 큰 발전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