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바라는 사회 – 공원석전 합천중학교장
요즈음 한·일 관계와 맞물려서 ‘가마우지경제’라는 말이 언론에 자주 등장합니다. ‘가마우지’는 새의 이름으로 이 새는 우리나라에서는 경기도·경상남도·제주도 등지에 분포한다고 합니다. ‘가마우지 경제’라는 말의 뜻은 핵심부품과 소재를 일본에서 수입해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우리나라 산업경제의 구조적 특성상 수출을 하면 할수록 그 이득은 오히려 일본에 돌아간다는 의미를 지닌 말이라고 합니다.
이 말의 근원은 중국이나 일본의 일부지방에서 낚시꾼이 가마우지 새의 목 아래를 끈으로 묶어두었다가 새가 먹이를 잡으면 끈을 당겨 먹이를 삼키지 못하도록 하여 목에 걸린 고기를 사람이 가로채는 낚시방법에 빗댄 말이랍니다. 이 말은 1980년대 일본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키(小室直樹)’가 “한국의 붕괴”라는 책에서 처음 사용했다고 합니다.
요즈음 복잡한 한·일 관계에서 이런 비유에 대한 옳고 그름을 따지려는 것이 아니라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의 정신세계를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철학자 탁석산이 쓴 “한국인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책에는 이런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한국 사람은 “물고기를 보면 어떤 원리로 물속에서 저렇게 움직이는가에 관심을 갖기보다 어떻게 요리를 하면 더 맛있을까 궁리한다.” 즉, 눈에 보이는 것 너머에 존재하는 원리탐구보다는 즉각적으로 보고, 만지고, 맛보고, 듣는 ‘감각’을 중시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서 그는 감각적 쾌락주의 또는 인생주의라고 이름 붙이기도 했습니다.
한국인의 이 같은 특성은 “기초가 약하다”는 부정적의미로 통용되기도 하지만 근래엔 “딴 거 잘하면 되잖아”라는 식으로 바뀌는 경향이라고 그는 말합니다. 약점(기초)보완에만 목을 매기보다 강점(감각)을 살려 가성비를 높이면 경쟁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선도자(先導者)가 아닌 추종자(追從者)로써 세계 ‘스마트폰 시장’을 석권한 것도 한국이며, 해외에선 한국의 응응력이나 순발력 등을 높게 평가한다고 그는 말합니다.
경제에서만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회전반에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봅니다. 어떤 일을 하려고 하면, 그 일의 목적은 잊어버리고, 자기에게 돌아오는 이익을 먼저 생각한다거나 상대를 물리치거나 자기생각은 옳고, 남의생각은 틀렸다고만 우기는 모습이 바로 “가마우지 사회논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는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키니 달은 보지 못하고, 손가락만 바라본다는 견지망월(見指望月)”이라는 속담에 어울리는 빗댐으로 받아드려지기도 합니다. 우리는 아무리 힘들고 어렵더라도 이를 극복하고 일어서야 함과 같이 내 이웃을 보듬고 안아주는 마음으로 함께 가야하는 사회정신의 실천이야 말로 나라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믿고, 그 실행이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