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일의 시살이 배움살이
‘합천 문림 출신 박태일 교수 정년 문집’

합천에서 박태일 교수를 아는 사람들이라면 꼭 합천 율곡 문림리 출신이라는 말을 따라 붙인다. 그가 비록 문림리 278번지에서 태어났다하나 10살이 되든 국민학교 3학년 때에 고향을 떠나 부산과 마산에서 공부하고 결혼하며 지금껏 교수로서 삶을 살았다. 하지만 그의 시집에는 합천과 율곡과 문림의 풍광들이 자주 솟아나 있는데 아마 세상에 눈을 뜨고 그가 첫 마주한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의 이름들과 고향마을 구석구석에 박혀 있는 소리빛깔들이 그의 가장 낮은 뇌리에 윤활유같이 깔려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박태일의 시살이 배움살이’는 박 교수가 경남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있으면서 그의 분필소리를 기억하는 두 제자(한정호·김봉희 교수)가 스승의 정년을 앞두고 엮은 책이다. 이 책은 총 7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박 교수의 6권 시집에 대한 각각의 해설들이고, 2부는 박 교수의 작품론과 작가론을 담아 그의 문학인으로서의 삶을 엿볼 수 있다. 3부는 저술 중심의 서평 형식의 글들을, 4부는 간행물에 실린 짧은 비평 글들이다. 5부는 박 교수의 시를 우리나라 시인들이 느낀 바를 적은 글들이며, 6부는 대담과 좌담 내용들을, 7부는 박 교수가 남긴 책과 글들에 관한 기록이다.
이처럼 박 교수의 시시간과 시공간의 조각들을 모은 위의 문집이 신빙성이 더욱 깊은 것은 스승과 제자가 같은 대학교에서 함께 국문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어쩜 이 책은 스승 박태일을 위한 책이라기보다는 두 제자가 스승을 기억하고픈 책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박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