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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운잡기| 군자불기(君子不器)와 대기만성(大器晩成)

어느새 3월이 되었다. 학교에서는 입학식과 새 학기가 시작되는 달이다. 학생들도 나름대로 새로운 각오로 새 학기를 임할 것이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개학도 연기되고 학교분위기가 어수선하다.
논어 위정편(爲政篇)에 ‘군자불기(君子不器)’라는 말이 있다. 이는 군자는 한정된 규격의 그릇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군자는 학식이 풍부하고 덕망이 높은 사람으로 널리 덕행을 펼쳐야 함으로 사람됨과 도량(度量)이 넓다. 따라서 한 가지 음식만을 담는 작은 그릇(器皿, 器物)이나 한 가지 일에만 쓰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즉, 군자는 너무 아집에 빠지면 안 되고 널리 포용하는 도량(度量)이나 융통성(融通性)이 있어야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노자(老子) 도덕경 41장에 ‘대방무우 대기만성(大方無隅 大器晩成)’이란 구절이 있다. 대기만성은 큰 그릇을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며 크게 될 사람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이다. 즉 큰 인물이 되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며, 큰 그릇은 늦게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계속 만들어 가야한다는 것이다.
이 말의 유래는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옛날 중국 후한 말 위나라에 최염(崔琰)이란 품격을 갖춘 훌륭한 장수가 있었다. 그에 반해 그의 종제(從弟)인 최임(崔林)은 기골이나 인품이 볼품없어 일가친척까지도 치지도외(置之度外)하여 경멸하였다. 그러나 최염은 사촌동생인 임을 보는 눈이 달라 다음과 같이 말했다. “큰 종이나 큰 솥은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에 있어서도 큰 재능을 지닌 인물은 쉽사리 이루어지지 않고 완성이 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린다. 내 동생 임(林)도 마찬가지다. 언젠가는 반드시 큰 인물이 될 터이니 두고 보라.”며 장담을 하였다. 그 후 임도 염이 공언한 대로 삼공(三公)이 되고 천자를 돌보는 대 정치가가 되었다. 이와 같이 큰 인물은 하루아침에 간단히 되는 것이 아니고 오랜 시일과 끊임없는 수련, 그리고 노력을 쌓고 여러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는 세상의 사물 또한 긴 안목과 세심한 관찰을 통해 보아야 한다는 말의 취지라 할 수 있다.
요즘에도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공부를 못하지만 고등학교 대학교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이 많다. 그리고 아무리 못났다고 하는 사람도 자기 나름대로 장점이 있고 실망하지 않고 노력하면 바꿀 수 있다는 희망적이고 교훈적인 조언도 있다. 그러고 보면 ‘크게 될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는 옛 속담도 다시 음미할 필요가 있겠다. 새 학기를 맞으면서 학생은 물론 부모들도 군자불기와 대기만성의 고사성어(故事成語)를 되새길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