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송배 시인, <지워진 흔적 남겨진 여백> 시집 출간
합천 출신 원로시인, 청송 김송배
37년 문단생활과 인생길 반추한 12번째 시집 나와

합천 용주 출신 김송배 시인이 12번째 새 시집 <지워진 흔적 남겨진 여백>을 출간했다.
도서출판 시원(2020.3.7.발행)에서 출간된 140페이지의 시집은 ▲1부 바람의 편린 ▲2부 묵음시첩 ▲3부 피맛골 지나며 ▲4부 이보세요 ▲5부 독도 입도하다로 나눠져 있다. 김송배 시인은 머리말에서 “먼길 달려온 인생길을 반추”한다며, “시집을 열 한 권이나 내면서도 챙기지 못한 사연들 여기 조금씩 재생하면서 성찰의 시간”을 갖는다고 말했다.
1983년에 등단해 37년의 문단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 시인의 이번 시집은 ‘인생을 총결산하려는 의미’와 새로운 시세계를 향한 출발과 도전으로 볼 수 있다.
책의 말미에 실린 이승하 시인(중앙대 교수)의 시평 제목은 ‘외로움을 이길 수 있게 하는 몇 가지 실천방안’이다. 즉 시인이 나이 산수(傘壽; 80세)를 앞두고 “밀려드는 고독감과 싸우기로 결심”하고 그 무기로 택한 것이 ▲고향에서 보낸 유년기에 대한 추억 더듬기 ▲삼라만상의 온갖 것들을 의인화하여, 생의 의미를 탐색해보는 것 ▲인사동과 피맛골에서의 추억을 더듬어보는 것 등이라는 것이다. 그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은 “허무주의가 아니라(물론 허무감에 사로잡힐 때도 종종 있다) 불교적 인식”인데, “불교의 사생관은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 시작하는 것”이다. 그래서 “김송배의 시세계”를 전망하며 “제12시집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를 향해 가는 도정에 세워진 하나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라고 의미를 담았다.
청송(聽松) 김송배 시인은 1943년 합천 용주에서 출생했으며, 청록파 박목월 시인이 창간한 <심상>지에 신인상으로 당선하며 중앙문단에 진출했다. 다수의 저작이 있는데 <황강> 등 시집 12권, <지성이냐 감천이냐> 등 산문집 6권, <감응과 반응> 등 평론집 6권, 그리고 <시가 보인다 시인이 보인다> 등 시창작강의서 3권이 있다. 윤동주문학상(1990), 평화문학상(2003), 조연현문학상(2008)본상, 한국시학상(2017) 대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그동안 한국예총 월간 <예술세계>편집주간과 한국문인협회 사무처장, 시분과회장,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시인협회 심의위원, 목월문학포럼 중앙위원, 한국문협과 한국펜클럽 자문위원, 한국현대시론연구회장으로 문단활동을 왕성히 하면서 <시원시창작교실>에서 시창작강의를 맡고 있으며, 순수시전문지 <계간시원>을 발행하여 현대 한국시 저변확대에 매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재경향우로서 합천 지역 문학발전을 위해서 <재경합천문인협회>를 창립하여 초대 회장을 맡았으며, 재경문인들과 친목도 다져오고 있다. /박황규 기자
바람의 편린
/김 송 배
나는 본래 바람이었다
정처 없이 불어다니는 무숙자無宿者
언제나 별빛 한 줄기에도
흔들리며 눈물짓는 허수아비였지
나는 사랑을 모르고
그냥 내달리는 논펄에서
어눌한 한 줄기 가난의 생명줄만
겨우 영위하던 방랑자의 후예
누구나 밝은 태양을 기원하지만
후줄근한 몰골에서 풍기는 절망의 눈빛은
지금도 하염없이 밀려다니는 바람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내 자화상은
언제쯤 어디에서 안착安着할 수 있을까
착목着目하는 사물마다 사람 냄새가
물씬 내뿜는 그런 세상에 살고 싶다
나는 아직도 어쩔 수 없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