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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욱 기자의 한마디| 복지정책은 과연 사회주의 정책인가?

경제학은 진화한다
요즘 합천군민들도 경제동향에 관심이 많다. 코로나 19가 전 세계 경제를 대공황으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성장률이 10%를 오르내렸던 7·80년대의 경제주역들은 한국경제를 위기라 진단하고 그 해결책으로 복지정책보다 친기업정책을 주문한다. 즉 정부가 기업을 규제하기보다는 적극 지원해서 공장을 짓도록 해야 일자리가 늘고 소득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한민국 정부가 그런 경제 이론을 몰라서 복지 정책을 확대하는 것은 아니다. 시대와 경제규모의 변화에 따라 현실 경제에 투영될 정책들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중화학 공업은 물론 경공업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농경 국가에서 시장을 개방하면 경제성장률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것을 본다. 모든 물자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국가의 경제를 구멍가게(공장)라 비유하고, 그런 구멍가게가 10개가 있다고 생각하자. 구멍가게가 하나 더 생길 때마다 경제성장률은 10%씩 증가한다. 물건(재화)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절에는 공장(산업화)을 지어 생산량을 늘린다 해도 소비가 되며 고용이 이루어진다. 이 같은 정책은 후진국이 개발도상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채택하는 세이(Say)의 경제이론이다. 한국은 물론 일본, 대만, 말레시아, 싱가폴 등의 국가들이 세이 이론을 바탕으로 한때나마 고도의 경제성장을 구가했다. 지금은 중국과 베트남, 인도 등의 국가들이 그런 전철을 밟으며 성장하고 있다.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집권 권력이 절대적으로 부패하지 않는다면 세이의 이론은 어느 국가든지 한국의 고도 성장기와 같은 경제번영을 약속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 국가의 경제가 더욱 발전하여 구멍가게가 10개에서 1000개가 되었다고 가장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구멍가게 10개가 새로 만들어진다 해도 경제성장률은 1%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규모의 경제가 갖추어진 산업국가에서는 단순히 경제성장률만으로 한 국가의 경제를 판단할 수 없다. 이때에는 구멍가게 포화로 기업도산이 우려되며 기업이 도산되지 않으려면 물건을 살 수 있는 소비자가 증가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복지정책은 이처럼 경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안정적인 소비자를 확보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복지 정책의 확대가 사회주의나 공산주의 국가로의 이행은 아니며, 한편으로는 자본주의 경제를 더욱 견고히 하기 위한 것임을 알아야 한다. 핀란드, 노르웨이, 독일 등의 서방 국가들이 처음부터 사회복지국가에서 출발하지 않았다. 이들은 현재에도 자본주의에 충실한 국가들이며 자국의 경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사회복지 정책들을 수용한 것뿐이다. 합천군민들도 복지 정책이 자본주의와 역행하는 사회주의 정책이라 비판하기 보다는 한국의 자본주의를 위한 고도의 전략으로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