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장군의 서번트리더십 (4) – 변명규
10) 정확한 정보와 판단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초저녁에 어란만호가 견내량의 복병한 곳에서 와서 “부산의 일본인 3명이 성주에서 항복했던 사람을 이끌고 복병한 곳에서 도착해 장사를 하겠다.”고 보고했다. 그래서 곧 장흥부사에게 전령해 “내일 새벽에 가서 보고 알아듣게 타일러 보내라”고 했다. 이 일본인들이 어찌 물건을 팔려고 하겠는가, 틀림없이 우리의 허실을 엿보고자 하는 것이다.<난중일기, 1596년 2월 3일>
이순신은 전쟁 때마다 상대의 허실을 파악한 뒤에 그에 맞는 전술을 펼쳤기 때문에 열세에서도 승리를 할 수 있었다. 1953년 8월 허실을 알아보기 위해 바닷길이 아닌 육지를 통해 김해, 웅천 등으로 군관 8명을 보내 정탐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해 윤 11월에 쓴 정세를 보고한 장계에도 일본군의 공격을 우려해 견내량의 요충지에 장수를 매복시켰는데 복병장 나대용이 염탐하러 온 일본인 1명을 사로잡아 심문했더니 조선 수군의 허실을 염탐할 목적이라 판단되어 도원 권율에게 압송해 보냈다는 내용이 있다.
이순신의 대표적 허실전력은 명량대첩에서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명량해협이라는 요충지를 선점해 싸움의 승세를 틀어쥐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일본 수군이 피해 갈 수 없는 서해 북상의 길을 막은 것이다.
명량해전은 허실을 활용하는 사람의 능력 차이를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본군은 막대한 수의 전선을 운용하고도 대패했고, 이순신은 소수의 전선으로도 승리했다.
11) 적시(適時)를 잘 포착하여 활용했다.
모든 일은 적당한 시기가 있다. 야구에서 적시에 터진 안타 하나가 승패를 가른다. 전쟁에서도 적시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불패의 신화를 남긴 이순신은 적들이 방심하고 있을 때 기습했고, 자만심이 가득한 적은 유인해서 그 허점을 노려 승리했다.
한산대첩 때 일본 수군을 유인해 기습으로 승리를 했던 것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기습작전은 열세일 때도 주도할 수 있다. “자리를 자세히 살펴 돌아오되 적이 추격해 모면 후퇴해 적을 끌어내도록 하라”라고 엄하게 지시하여 보내고, 신들의 함대는 몰래 숨어 있다가 습격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제2차 당포, 당황포 등 네 곳의 승첩을 아뢰는 계본>
이순신은 어떤 경우든 자기 주도의 전투를 했고, 승리했다. 그런데 주도권을 가졌을 때 기습이 위력을 발휘하지만 어쩔 수 없이 주도권을 내준 상태라면 실력을 갖추며 기다렸다가 기습하면 다시 주도권을 장악할 수 있는 것이다.
12) ‘우직지계’의 전략을 잘 활용했다.
이순신은 병법에 통달했고, 전술에 능했다. 옛말이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상황이 급하면 앞뒤 가리지 않고 무턱대고 밀어붙이기 일쑤라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손자는 ‘우직지계(迂直之計)’를 강조했는데 ‘우(迂)’는 거리적, 시간적인 우회로(迂廻路), 즉 곡선이다. 돌아가는 것이 성과를 더 빠르게 얻는 방법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순신이 광양현감 어영담이 파직되자 자신의 조방장으로 임명해 줄 것을 조정에 요청할 때였다. 조방장은 군대를 돕는 임시직인데 어영담이 바닷가에서 자라고 활동해 뱃길에 매우 익숙하고 “영남과 호남의 물길 사정과 섬들의 형세를 상세하게 알고” 있으며 전주에서 선봉장으로 몸과 마음을 다해 싸웠다면서 그의 조방장 임명 요청의 이유를 장계로 올렸는데 그때 ‘우직’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조정에서 하는 일이라 어렵다고 팽개치는 것이 아니라 병사들 모두를 살피고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조직을 튼튼히 했던 것이다. 그러한 것들이 쌓여 불패의 장수가 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위 3항의 내용은 ‘박종평’ 저서 ‘진심진력’을 많이 참고 하였음)
- 맺는 말
이러한 사실들을 통하여 이순신의 참 모습을 어느정도 알 수 있지만 진정 그분의 모든 면을 알기에는 역부족이다. 이 세상 어느 누가 그 분의 거룩한 참뜻을 알 수 있겠는가? 다만 그분이 남기신 난중일기와 생애를 통해서 여러 가지 면을 엿볼 수 있지만 어느 자료나 어느 누구도 그분의 진정한 모습을 본다는 것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지금 나라가 어떻게 어디로 가고 있는지 염려하는 국민들이 많다. 힘들게 지켜온 대한민국, 아슬아슬하게 벼랑길을 걸어온 대한민국, 근래에 와서 힘차게 도약하고 행복을 구가했던 대한민국, 지금은 가는 길이 오리무중이다. 가는 방향이 잘못된 것 같다. 민주화에 역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의심의 끝은 놓을 수 없다.
정치인들, 기업인들, 모든 국민들이 6세기 전 이순신 장군의 참모습을 뒤돌아 보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그리고 그분의 실천력을 십 분의 일이라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 준다면 우리나라는 세계에 우뚝 서는 일등 국가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나는 항상 우리 국민들의 의식수준에 의문을 품고 있다. 이해, 소통, 정직, 배려가 부족하다. 반성할 줄 모르고, 잘못을 인정할 줄 모른다. 그래서 발전이 밀려난다. 특히 정치인들의 행태가 마음을 아프게 한다. 정치인들이 이순신의 우국충정과 지혜를 익혀서 선진화된 인간이 되어 나라 발전에 앞장서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