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댐 홍수조절 상실! 아니 포기!
초당 2,700톤, 지금까지 최대 방류량 5배 상회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책임져라”
“차라리 댐을 해체하라!” 합천군민 분노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합천군에는 300㎜ 정도 비가 내렸다. 하지만 강우량에 비해 합천군민이 느끼는 공포와 피해는 실로 엄청나다. 합천댐에서 8일 오후 초당 2,700톤을 방류하면서 합천읍을 비롯한 황강 주변 마을들이 하천 범람을 우려하며 초긴장 상태로 하루하루를 보내야만 했다. 2019년 10월 태풍 미탁이 합천군을 내습했을 때도 초당 500톤 방류가 최대였다. 합천군민은 하루 100㎜ 3일 동안 내리는 강우를 대비하지 못해 합천댐에서 지금까지 최대 방류량 5배를 상회하는 초당 2,700톤을 쏟아낸 것을 두고 합천댐의 홍수조절기능 상실을 넘어 포기했다고 분노한다.
2018년 6월부터 낙동강홍수통제소가 국토부에서 환경부로 이관되고, 여름 장마와 집중호우를 대비해 댐 평균저수율 40% 내외로 관리되던 것이 2019년 78%, 2020년 93%로 만수위 선에서 유지되고 있었다. 이 같은 조건은 짧은 기간 호우에도 합천댐의 가장 중요한 기능인 홍수조절기능 상실로 곧바로 이어진다. 또 최근 10년간 1~7월 누적강우량과 댐저수율이 가장 높았던 2020년과 2011년을 비교해 봐도 2020년 강우량 1034㎜, 댐저수율 93%인 반면 2011년 강우량 979㎜, 댐저수율 67%로 강우량은 5% 밖에 차이나지 않지만 댐 저수율은 21% 이상 차이난다. 즉 2020년 환경부 보다 2011년 국토부가 여름 장마와 집중호우를 대비해 강우량과 저수율을 탄력적으로 운영했다는 반증이다.
우리나라는 국가 댐의 홍수통제기능(댐 수위)은 국토부가, 수질은 환경부가 각각 관리했었다. 2018년 6월부터 댐 수위까지 환경부로 이관되면서 환경부의 수질 우선 정책으로 인한 홍수통제기능의 소홀과 합천댐의 풍부한 수량 착시 효과를 통한 부산시와 동부경남으로의 식수공급을 위한 사전 작업이 아닌지 군민들은 의심에 차 있다.
지난 10일까지 집계된 합천댐 방류와 관련한 피해 사례에는 국가하천 8건(제방붕괴 1, 파이핑 5, 유실 2), 지방하천 4건(제방붕괴 1, 호안유실 3), 수재민 133명, 농경지 침수 435ha, 주택 82건, 하우스 300동, 축사 8동 3,340두(한우 313, 돼지 3,000, 염소 27), 공공체육시설 31건(축구장, 항공스쿨 이착륙장, 수변공원 등) 등 참혹한 상흔들을 남기고 있다.
망연자실하며 황강을 바라보던 합천군민은 “지금껏 이런 물난린 처음 봤다. 지금보다 더 많이 비가와도 제방이 무너질까 걱정하진 않았다. 환경부와 수자원은 이번 사태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수재민 박용규(율곡) 씨는 “수자원공사는 자연재해 탓으로 돌리고 싶겠지만 이건 홍수조절 못한 합천댐의 인재다. 차라리 댐을 해체하는 것이 합천군민이 살 길이다”고 말했다./박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