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운잡기>매미(蟬)와 된장의 오덕(五德) -권해조

논설위원
올 여름은 그 전에 비해 유난히도 비가 많이 내렸다. 그런데다 반갑지도 않은 코로나19까지 겹쳐 우리의 일상생활을 크게 움츠려 들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요 며칠 전 잠깐 푸른 하늘이 드러나는 청명한 날씨를 보이자 아파트 인근의 나무 여기저기에서 매미들의 “맴~맴~”하고 울어대는 소리가 유난히도 크게 들려왔다. 마치 합창소리와 같다. 긴 장마에 참았던 탓일까. 그러던 차에 한 지인이 카톡을 통해 ‘매미(蟬)와 된장의 오덕(五德)’이란 글을 받아 읽어 보게 됐다.
먼저 매미(蟬)의 오덕(五德)이다. 매미는 입추가 지나서일까 더욱 열정적으로 울어대고 있다. 왜냐하면 빨리 짝을 만나 이승에서의 사랑을 나누고 떠나야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미의 일생을 살펴보면 땅속에서 7년을 기다렸다가 성충이 되어 이 세상에 나와서 10여일 정도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이와 같이 짧고 굵은 매미의 삶을 옛 선비들은 군자의 다섯 가지 덕을 겸비한 것으로 여겼다 한다.
첫째, 매미의 곧게 뻗은 입은 선비의 갓끈과 같아서 학(學問)에 뜻을 둔 선비와 같다.
둘째, 사람들이 힘들게 지은 곡식을 해치지 않으니 염치(廉恥)가 있다.
셋째, 집을 짓지 않으니 욕심이 없이 검소(儉素)하고, 넷째, 죽을 때를 알고 스스로 지키니 신의(信義)가 있으며, 다섯째 깨끗한 이슬과 수액만 먹고 사니 청렴(淸廉)하다고 본다.
이 때문인지 조선시대 임금이 정사(政事)를 돌볼 때 머리에 쓰던 익선관(翼蟬冠)은 매미의 날개를 본떠 만든 것이다. 이것은 매미의 오덕(五德)을 생각하며 백성을 다스리고자 하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한다.
다음은 된장의 5덕이다.
첫째는 단심(丹心)의 덕이다. 된장은 다른 음식과 같이 섞여도 결코 자기의 맛을 잃지 않는다. 이것을 단심의 덕이라 한다.
둘째는 항심(恒心)의 덕이다. 된장은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고 오히려 더욱 깊은 맛을 낸다. 이것을 항심의 덕이라 한다.
셋째 무심(無心)의 덕이다. 된장은 각종 질병을 유발시키는 지방을 녹여낸다. 좋지 않은 기름기를 없애주는 덕을 무심의 덕이라 한다.
넷째 선심(善心)의 덕이다. 된장은 매운 맛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한다. 맵고 독한 맛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는 된장의 덕을 선심이라고 한다.
다섯째로 화심(和心)의 덕이다. 된장은 어떤 음식과도 조화를 이룰 줄 안다. 이를 화심의 덕이라 한다.
된장은 각 가정의 식단에 하루도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전통음식이다. 된장과 김치를 빼고 한국의 전통음식을 논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발효식품으로 영양가도 만점이다. 이런 된장을 우리는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아무런 의미도 모른 채 즐겨 먹어온 것 같다.
차제에 매미의 마지막 울음소리를 단순히 소음으로만 듣지 말고 아름다운 오덕을 생각하고, 선조들의 지혜와 인간의 삶의 자세를 알려주는 된장의 5덕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서 차분히 가을을 맞을 준비를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