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군에 이런 ‘농꾼’ 있다 – 정동영농조합법인 안규수 전 대표
깐마늘 월 40톤 미국 수출
깐양파 월 120톤 대상, 풀무원, 동원 등 대기업 납품

청덕면 초곡리 정동에 사는 안규수 씨와 그의 부모님 그리고 아들 이렇게 삼대가 총 920마지기 농사를 짓는다. 120마지기는 자가농이고 800마지기는 위탁농이다. 그 뿐만 아니라 깐마늘로 작년에만 35억원을 인터넷으로 판매했으며, 올해에는 정동영농조합법인 마늘·양파공장을 설립하여 깐마늘과 깐양파 판매로 연매출 8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그 외에도 종자마늘 위탁가공과 판매로 8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안규수(53) 씨의 농사와 농산물 판매 경력은 13년 정도밖에 안 되고, 그의 지난 이력들을 살펴봐도 농사와는 무관한 사람처럼 보여 놀랍지 않을 수 없다.
그가 비록 청덕면 유천리에서 태어났다지만 그의 유년과 학창시절 모두는 부산에 있고, 한때는 연매출 170억 원이나 되는 토목회사 대표로서 잘 나갔던 사람이다.
그의 인생이 농사와 관계를 맺게 된 것은 연로하신 부모님의 노후 생활을 위해 어머니의 고향인 청덕면 초곡리 정동에다 집을 짓게 되면서이다. 30대 후반에 부모님을 위해 땅을 사고 집을 지으며 정원을 꾸미면서 농촌에 마음이 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2년 후 40대가 될 무렵 아내의 간절한 만루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정리하고 돈을 아내에게 맡긴 채 무일푼으로 시골에 내려 왔다.
처음엔 표고버섯을 했다. 3년 후엔 1동이 20~50m 되는 버섯하우스를 30동까지 했다.
“저는 돌다리를 두드리고 건너는 스타일 아니다. 돌다리라 맞다 싶으면 과감하게 걷는다. 농사에 대해 모르지만 일을 하면서 배웠다. 남들이 8시간 자면 저는 2시간만 잔다 생각하고 닥치는 대로 열심히 했다. 아버지는 그런 저를 믿고 도와주셨다”며 그때를 회상했다.
안규수 씨의 부모님 또한 특별한 이력을 갖고 있다. 아버지 안문현 씨는 부산 해운대구에서 새마을금고 이사장만 12~3년을 했고, 해운대구의원과 새마을 지회장 등을 오랫동안 역임했다.
안규수 씨에 따르면 “당시 금고 이사장과 구의원은 지금과 달리 명예직으로 월급도 없다. 그런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가 신문배달지국과 베지밀 대리점 및 연탄번개탄공장과 나중에는 폐기물처리공장까지 도맡아 했다. 아버지는 소위 품위유지를 위해 한량처럼 돈을 쓰고 다녔고 대신 어머니가 고생 많으셨다. 제가 아버지 품위유지를 위해 돈을 틈틈이 드려야 했다. 그때는 부산서 사업하고 돈도 잘 벌고 해서 그럴 수 있었다. 지금 이렇게 아들이 농사짓는다고 하니 아버지는 그때부터 저를 믿고 함께 일하며 고생하고 계신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부터 깐마늘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인 제1호다. 미국으로 월 40톤씩 수출하여 연매출 30~4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미국으로 수출하기 위해 기존의 질소포장 대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바깥 공기를 차단하는 밸브를 개발했다. 그는 그가 개발한 밸브와 부패를 방지하는 피톤치드 성분의 특허 포장지와 결합시켜 포장지 특허권자와 함께 세계 특허를 등록했다.
“질소포장은 질소충전으로 포장이 부풀어 올라 많은 물건을 수출하기 어렵고 비싸기도 하다. 그래서 포장지 개발에 힘썼다. 제품이 미국으로 가는 데는 서부는 한 달 보름, 동부는 두 달이 걸린다. 농산물의 수출은 신선도에 있다”고 말했다.
그의 깐마늘은 수출 외 인터넷 판매로도 연매출 20억 정도를 올리며, 깐양파는 월 120톤가량을 대상, 풀무원, 동원 등 대기업에 납품하고 있다. 올해부터 가동 중인 깐마늘·깐양파 공장에는 4,50명의 외국인노동자들이 일하고, 부산에도 15명의 직원이 따로 있다. 인력을 구할 수 없어 부산에서 인터넷 판매의 포장과 배송을 처리한다고 했다.
지금 정동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안규수 씨의 아들 안동훈(24세) 씨다. 그의 아들 이력 또한 아버지와 할아버지 못지않게 예사롭지 않다. 안동훈 씨는 중학교 입학을 위해 엄마, 동생과 함께 외국으로 유학을 갔었다. 하지만 17세 되던 해에 중학교 졸업을 포기한 채 한국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겠다고 했다 한다.
안규수 씨는 “아들의 판단을 존중했다. 그 후 아들은 농사일을 함께 하며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를 이수했다. 아들은 저를 닮아 농기계를 잘 다루고 사업가 기질도 있다. 그래서 군대 갔다 온 후 대학교도 1년 다녀봤는데 싫다고 해서 잘 생각했다고 말해줬다. 그리고 바로 제가 대표로 있는 영농법인을 아들에게 물러줬다. 아들이 법인 대표라서 직접 외국 바이어와 대기업 판매담당자를 만나고 계약을 체결한다. 10억 정도 되는 마늘 경매도 아들이 직접 담당한다. 제가 봐도 잘 한다‘며 만족해했다.
사실 안규수 씨와 그의 아버지, 아들 이렇게 삼대는 이미 마늘·양파 대농으로 합천보다는 외부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앞으로 안규수 씨의 희망은 영농법인의 연매출이 100억원이 되도록 인터넷으로만 판매되는 깐양파 수출도 꿈꾸고 있다.
“저의 사업 스타일은 제품 판로를 만들고 나서 제품을 만들어 제공한다. 저는 판로를 개척하는데 남들보다 밝다고 생각한다. 깐마늘을 인터넷으로 최초 판매했고, 깐마늘 인터넷 인기순위는 1위, 깐양파도 인터넷 인기순위는 2~3위 된다. 제품 품질에는 왕도가 없다. 철저한 위생관리와 조금이라도 하자 있는 제품을 미련 없이 폐기하는 것이다. 간혹 일을 하다보면 물량이 딸릴 때가 많다. 합천군 보다 타 군에서 마늘, 양파를 사다 써야 한다. 합천군에서도 도움을 주었으면 한다”고 끝을 맺었다./박인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