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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예술의 르네상스, 그 주역을 만나다 (21) – 시인 김옥란

“시는 나를 알아가려는 작업이다”

김옥란 시인은 2010년 ≪백두산문학≫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오랫동안 「합천문인협회」회원으로서 시를 써오고 있었지만 자신의 시에 대한 지나친 겸양이 등단을 미루게 했던 것이다. 한편 김옥란 시인은 현재 사업가로도 활동 중인데, 합천댐으로 이르는 악견산 허리 길에 ‘합천호관광자연농원’의 대표이기도 하다. 서울 태생인 그녀는 촌부답지 않은 선명한 억양과 절제된 말씨로 자신을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존재감이 드러나는 시인이다. 하지만 큰 사업체의 운영자와는 달리 시와 꽃을 대할 때는 소녀 같다. 국민학교 시절 책에 실린 동시를 좋아했고, 시를 외며 집으로 가는 길을 따라 자연스레 문학소녀로 청춘으로 시인으로 꽃을 피웠던 것이다.
Q. 시가 왜 좋은지 묻으면? -시는 시를 사랑하는 내 마음을 보일 수 있고, 내 마음에 나를 위로할 수 있으며, 더군다나 남편과 세 아이들이 그런 엄마를 시인으로 자랑스레 생각해주니 내게는 신선한 공기 같다. 큰 아들은 친구에게 소개할 때면 ‘우리엄마 시인이다’고 당당하게 말해준다.
Q. 시 쓰기와 사업, 힘들지 않는지? -시를 전업으로 한다면 사업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사업을 하면서도 시를 쓸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행복 아닐는지… 사업이 나의 머리에 있다면 시는 나의 마음에 있다. 머리와 마음은 함께 할 수도 있지만 분리된 공간에 있으므로 사업하다 힘들면 한편의 시가 때로는 힘이 된다.
Q. 시인의 고향은 서울이고 합천에서의 생활은? -시집온 지 39년이고 남편, 세 아이의 고향이다. 남편과 아이들의 고향이면 합천도 서울과 진배없는 나의 고향이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이 물 좋고 공기 좋은 합천에서 자랐다는 게 제게는 너무 소중하고 다행으로 생각한다. 또 제가 좋아하는 문학회가 있고 함께 시를 쓰고 글을 쓰는 회원들이 있다.

Q. 시는 무엇인지? -시는 문학의 한 장르이므로 활자화되어야 한다. 시인은 그런 시를 활자화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 전에 시를 쓰기 위한 시상과 구조가 있어야 하고, 또 그 전에는 시상을 갖기 위한 모든 것에 대한 관찰이 필요하며, 또 그 전에는 관찰하는 내가 있어야 한다. 결국 시는 나를 알아가려는 작업인 것 같다./이상식 시민기자

추억 – 김옥란
빛바랜 시집 속
행간을 더듬다가
우연히 손에 쥔
오래된 사진 한 장
사진 속 그 얼굴
아련히 잡히는데
비바람 몰아친 세월
흐릿해진 눈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