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문화예술의 르네상스, 그 주역을 만나다 (30) – 시인 송영화
“다 말하지 못한 것들을 비유에 담아 쓰다”
인물 ‘송영화’를 말하면 가야농협 조합장을 먼저 생각한다. 더 나아가 아이들 급식을 위해 친환경농사를 지으며 정미소를 운영하는 농업인으로 안다. 하지만 그의 대표적 직함인 ‘조합장’은 불과 3개월 전부터 일이고, 그를 깊이 아는 사람들이라면 으레 ‘시인’으로 안다. 그래서 합천읍내 사람들에게는 ‘송시인“이 자연스럽다.
그는 1992년 3월 월간 ≪문학공간≫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그의 공식적 시 경력만 근30년이며, 2017~18 2년간 합천문인협회 회장직도 역임했다. 그는 말수가 몹시 적은 사람이다. 아마 타고난 성격 때문이겠지만 그의 그런 모습이 그를 시 쓰도록 했다는 것은 실로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다.
“처음 속마음을 들키지 않고 말하고 싶었던 사춘기 시절이 있었다. 산문은 쉽게 의미를 전달 할 수 있지만 마음이 내보여 질 것 같았고, 오랜 고민 끝에 이야기를 비유로 담아 쓰면 괜찮을 것 같았다. 당시 시는 자신이 말로 다 못하는 것들을 말할 수 있는 자유로운 통로처럼 보였다”
시를 통한 삶의 변화나 이야기는?
-사회활동을 하면서 항상 되 뇌이던 말이 ‘삶은 더 나은 가치를 추구할 때만 더 나은 가치를 갖는다’ 그래서 진보다 운동권이라 말을 달고 살았다. 친환경농사도 학교급식도 심지어 지역단체장도 모두 운동권에 빗대어 지적했다. 이런 환경에서도 찾아 숨 쉴 수 있는 곳이 문학이었고 시였다. 지나보면 그 때의 고민들이 참 멋있었던 것 같다.
시인이자 조합장인데 직원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처음에는 뭔가 어색한 정서가 있는 듯하고, 낯설어 하는 것 같았다. 직관을 추구하는 저의 생각이 속도감의 차이를 나은듯한데, 아마 규정을 뛰어 넘으려는 저의 오랜 잘못된 관습 때문이 아닌가 싶다. 조합원과 조합을 위해 우선순위와 실행 방법을 정하는 일에 좀 더 넓은 사고와 관계자 전원 토론을 통해 의사결정을 하고자 하는 변화에 직원들이 잘 적응해 주는 것 같아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시 외에 하시는 일들은 어떤지?
-지나고 보면 모자라는 능력으로 대추나무에 연 걸리듯 자의반타의반으로 관여해온 일들이 많아 민망하다. 지금도 제가 가장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직업은 농업이다. 60여년 가업이 정미소인 관계로 직거래를 통해 생애 처음 밥을 먹을 아이들에게 맛있는 우리 쌀을 먹이겠다는 일념으로 30여년 전 친환경농업을 시작했다. 그 결과 부산, 울산, 경남 유아·유치단체인 생태유아공동체에 가야친환경쌀영농조합법인 명의로 친환경쌀을 공급하는 사업을 조합장 취임 전까지 했다. 그리고 2019년 농림수산식품부 공모사업인 ‘가야면중심지 활성화사업’에도 선정돼 사업비 160억원 받게 된 것이다. 이 사업이 선정되기 전까지 일부에서는 사업이 선정되면 손가락으로 장을 찌지겠다는 등 이런저런 말들이 많아 힘든 시기도 많았다. 그때마다 시라는 가상공간을 통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이겨내는 힘을 얻었다.
이제 조합장취임 3개월이 되어간다. 먼저 한계에 이른 농가 일손부족 대처방안을 강구하고, 지역특산품인 양파, 마늘을 대신할 대체작목을 찾기 위해 기본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디지털 빅 데이터가 주도하는 세상에 우리지역사회의 농업과 우리조합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찾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덧붙이고 싶은 말은?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해 가는데 현실은 느리고 무거운 걸음이다. 사회적 계층 간 대립은 뚜렷한 공익적 가치가 없으면 무의미하다. 그 수많은 대립들이 얼마만큼 객관적이고 공익에 우선하는 지에 대한 판단이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으면서 더욱 소중하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는데도 현실적응에는 아직 먼 것 같다. 디지털과 빅 데이터 및 언택트 시대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 되었고, 우리 지역의 환경적 현실을 생각하면 특별한 대안 찾기가 힘들기만 하다. 이제 좌고우면할 시간은 지나고 우리가 가진 장점을 찾아 이를 목표로 싸워 이길 준비를 시작할 때이다./문국주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