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지역문화예술의 르네상스, 그 주역을 만나다 (29) – 꽃꽂이 이춘희

“꽃이 주는 행복하고 은은한 향기란…”

선생을 만나러 가는 길은 겨울이지만 햇살은 따사로웠다. 강변으로 이어진 가로수는 잎은 다 떨구어버렸지만 풍성한 잔가지들은 어느 가을 날 끄트머리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까지 한다.

차를 세우고 이춘희(39년생)선생 댁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리던 차 밝게 웃으시면 손 흔드는 노 할머니를 발견했다. 전화로 찾아뵙고 싶다고 말씀드렸을 때 목소리가 너무 젊어 머리 하얀 노할머니가 나올 줄을 몰랐다.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고 환한 웃음을 안고 기다리는 모습만으로도 사람을 참 기분 좋게 해 준다.

따뜻한 언덕위에 위치한 이춘희(39년생) 선생 집에는 잘 정돈된 나무와 겨울을 맞이한 잔디밭은 노랑 단풍이 그리운지 온통 황금색으로 변해 따뜻한 햇볕 아래서 반짝거리고 있었고, 마당끝자락에 자리잡은 소담한 벤치는 촌색시마냥 투박하지만 정갈한 모습이다.

햇볕이 따뜻한 벤치에 앉아 선생과 가벼운 인사를 하고 선생의 살아온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가졌다.

이춘희(39년생)선생은 강원도 양양이 고향으로 그 시절 여자아이답지 않게 당찼던 모양이다. 집안 어른의 반대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고등교육을 마쳤다.

선생은 중학교시절 우연히 접하게 된 천주교를 지금 한 번의 냉담도 없이 꾸준히 종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종교생활 중 만났던 수녀님의 추천으로 꽃꽂이 세계에 입문했다.

취미생활로만 머무르기에는 선생은 너무 꽃을 너무나 사랑했다. 꽃을 만지고 있을때면 보아서 행복하고 은은하게 퍼지는 향기에 취해 이세상 모든 근심이 사라지고 없어졌다. 꽃으로 얻는 편안함과 즐거움은 선생을 계속 연구하고 공부하게 만들었다. 결국 이춘희선생은 자격증취득하게 되었고 꽃꽃이연구회를 만들어 제자 양성하는데 힘을 쏟으면서도 바쁜시간을 쪼개 봉사활동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2005년 시부모의 병구완을 위해 합천으로 내려온 것을 계기로 합천군민이 되었다.

시부모의 병구완 중에도 변치 않고 종교생활에 힘을 쏟았고, 그 와중에도 꽃으로 전할 수 있는 활동이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손을 걷어붙였다. 그중하나는 20여년을 하루처럼 합천성당 제대꽃꽂이이라 볼 수있다. 꽃만 꽂는 봉사뿐 아니라 제자 양성에도 힘썼다. 현재는 고문으로 남아 든든한 어른의 자리를 맡고 있지만 현직에서 물러났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다. 청출어람이라고 제자들이 자신보다 뛰어난 기량을 보일 때 오히려 기쁘다.

아침 산책할 때 보이는 작은 들꽃들을 볼 때 마당의 나무들을 자신의 손으로 전지하고 가꿀 때도 행복하고 작은 텃밭이지만 자식들의 먹을거리를 생산해낼 수 있는 합천에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행복하다.

어느 날 불쑥 이춘희 선생의 삶으로 들어와서 꽃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었던 시간이 있어 누구보다도 행복한 시간이었다.

꽃 시장에 가고 꽃을 만지고 정리하고 예쁘게 다듬어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해주는 내 순간순간들이 아름다웠었다고 추억으로 이야기하지만, 여전히 주위에는 많은 꽃들과 푸른 나무들이 있는 합천이 있어 지금의 삶도 행복하다.

꽃꽂이는 사람이 보고 즐기기 위해 꽃이나 나뭇가지를 꽃병이나 수반에 꽂는 조형예술이며, 꽃은 시들어버리고 오랜시간을 볼 수없는 단시간용이기때문에 항상 연구하고 공부하는자세가 필요한만큼 후배들도 늘 연구하고 공부하는 자세를 잊지 않기를 당부했다.

80이넘는 연세이지만 선생의 밝은 기운과 따뜻한 손길은 오래오래 기억될것같다.

선생의손때가 묻어 빤짝거리는 옛기와집에서 평화로운 나날이 계속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