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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문화예술의 르네상스, 그 주역을 만나다 (24) – 시인 김정옥

“시는 내 행복의 샘”

국제PEN한국본부 손해일 시인은 시집 『벼랑에 꽃 피면』 대해 ‘맛깔스럽게 시로 쓴 인간 풍경화’라 했고, 문학평론가 장윤익은 「상생과 화합을 위한 공감의 시학」이라는 언어로 시인의 시세계를 표현했다.
『벼랑에 꽃 피면』은 김정옥 시인의 첫 번째 시집이다. 그녀는 2014년 문예지 ≪동리목월≫ 시 부문 문학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하지만 그녀를 익히 알아온 사람들은 ‘시인’보다는 ‘교장선생님’으로 먼저 안다. 1981년 대학교 4학년 재학 중 가회중학교 국어교사로 부임하여 지난 8월 교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40여 년간을 동 중학교에서 재직했기 때문이다.
문학부문 수상에는 1996년 ‘제7회 물백일장 시부문’과 2000년 ‘목우촌 새천년 장학축제’ 공모전에서 입상한 바 있으며, 현재는 국제PEN한국본부, 한국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합천지부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Q. 시인이기 전에 교육자셨다. 교육자 길을 가게 된 계기는?
-사범대학교(국어교육전공) 재학 중, 학생들 가르치는 아르바이트와 고등공민학교 국어교과 수업 봉사활동을 하며 가르치는 일이 재미있고, 적성에 맞다는 걸 알게 되면서 참된 교육자의 길을 가리라 다짐했다. 대학교 4학년이었고, 당시 교육 현장에는 교사 수급이 어려웠던 상황이라, 가회중에 국어교사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졸업 전 학생신분으로 자원했다. 면 단위 시골이라 사설학원 하나 없는 열악한 교육환경에 처한 가회지역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이 내 고향(경북 의성) 후배를 가르치는 일이라는 생각에 무엇보다 행복하고 보람된 일이 되었다.
Q. 시를 왜 쓰게 됐는가?
-‘시를 읽고 쓰는 재미를 아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행복 하나를 더 가졌다’고 생각한다.
국어수업에 시 수업은 참 어렵고 재미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시를 재미있고 쉽게 가르칠 수 있을까? 내가 시인이 되어 시를 써보면 더 잘 가르칠 수 있을까? 그렇지만 시 창작은 어려운 일이었다. 마흔 살 즈음 어느 3월, 비가 촉촉이 내리는 이른 아침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봄빛 한껏 머금은 수양버들이 바람이 흔들리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순간, 차오르는 황홀과 극한 행복, 환희로 쏟아졌다. ‘아, 자연의 아름다움이 이렇게 사람을 살게 하다니!’ 그날 아침 시는 그렇게 내게로 다가왔고, 이후부터 시는 내 삶의 활력소가 되어 시 수업도 더없이 즐거운 시간이 되었다.
Q. 좋아하는 시인과 시는?
-(경북 의성)태어나 중학교 졸업 때까지 산 넘고 물 건너 십오 리를 걸어 다닌 기억은 내 인생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다. 그래서 나는 서정주의 ‘자화상’, ‘동천’이 좋고, 김용택의 ‘선운사’, ‘백꽃’, ‘그 여자네 집’이 좋다.
Q. 시인과 시는?
-김춘수의 시 ‘꽃’은 건네받은 사람만이 ‘꽃’으로 상징되는 것이 아니라 건네주는 사람도 상대를 향해 ‘꽃’으로 남으려 했는지도 모른다.
무심코 지나치는 세계에는 누군가의 의미를 기다리는 ‘꽃’들이 무수히 많다. 시인은 그런 불러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 생명을 부여하고 ‘꽃’이 되게 하는 사람이다. /문국주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