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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가 곧 행복이다 (9) – 변명규

이등병과 인사계
밖에서 언 손을 호호 불어가며 찬물로 빨래를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소대장이 그것을 보고 안쓰러워하며 한마디를 건넸습니다. “김 이병, 저기 취사장에 가서 뜨거운 물 좀 얻어다가 하지.” 그 이등병은 소대장의 말을 듣고 취사장에 뜨거운 물을 얻으러 갔지만, 고참에게 군기가 빠졌다는 핀잔과 함께 한바탕 고된 얼차려만 받아야 했습니다. 빈손으로 돌아와 찬물로 빨래를 계속하고 있을 때, 이번에는 중대장이 지나가면서 그 광경을 보았습니다. “김 이병, 그러다 손에 동상 걸리겠다. 저기 취사장에 가서 뜨거운 물 좀 얻어다 해라.” 신병은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이번에는 취사장에 가지 않았습니다. 가 봤자 뜨거운 물은 고사하고, 혼만 날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빨래를 하고 있는데, 이번에는 중년의 인사계 부사관이 그 곁을 지나다가 찬물로 빨래를 하고있는 모습을 보고 걸음을 멈추고 말했습니다. “김 이병, 내가 세수를 좀 하려고 하니까 지금 취사장에 가서 그 대야에 더운물 좀 받아 와라!.”
이등병은 취사장으로 뛰어가서 취사병에게 보고했고, 금방 뜨거운 물을 한가득 받아 왔습니다. 그러자 인사계가 다시 말했습니다. “김 이병! 그 물로 언 손을 녹여가며 해라. 양이 충분하지는 않겠지만 동상은 피할 수 있을 거야.”
소대장과 중대장, 그리고 인사계 등 3명의 상급자가 모두 부하를 배려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상대방의 입장에서 상황을 파악하고 정말로 부하에게 도움이 된 것은 단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나의 관점에서 일방적인 태도로 상대를 배려한 것으로 생각하고는, 상대에게 도움을 줬다고 혼자 착각하고 있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지는 않은지 되돌아봅시다. 배고픈 소에게 고기를 주거나, 배고픈 사자에게 풀을 주는 배려는 배려가 아니라 나의 입장에서 단지 내 만족감으로 하는 허상의 배려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의 처한 상황이나 생각을 헤아리지 못하고, 나의 생각대로 판단하고 행동할 때가 많습니다.
▷살아가면서 매사에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생각해보는 배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배려(配慮)는 짝‘배’, 생각‘려’를 합친 단어로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산비탈의 바위와 흙과 이끼와 물과 나무도 서로 배려하면서 공존하고 살고 있듯이……. 감사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세상에 이런 의사도 있습니다.
한 의사가 응급수술을 위한 긴급전화를 받고 병원에 급히 들어와 수술복으로 갈아입고 수술실로 향했다. 조급하게 기다리던 소년의 아버지가 의사를 보자마자 “오는데 하루 종일 걸리나요? 내 아들의 생명이 얼마나 위급한지 모르나요? 의사로서 어떤 책임 의식도 없나요?” 의사는 미소를 지으며 “죄송합니다. 제가 외부에 있어서……. 전화 받자마자 달려왔습니다. 수술을 시작할 수 있도록 조금만 진정해주세요.” “진정하라고? 만약 당신의 아들이 지금 여기 있다면 진정할 수 있겠어? 내 아들이 죽으면 당신이 책임질 거야?” 소년의 아버지는 매우 씩씩대며 화를 냈다.
몇 시간의 수술이 끝나고 밝은 표정으로 나온 의사가 말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입니다. 더 궁금한 것이 있으면 간호사에게 물어보세요” 그러고는 대답을 듣기도 전에 급히 달려나갔다. “저 의사는 왜 저렇게 거만한가요? 내 아들의 상태를 묻기 위해 몇 분도 기다릴 수 없나요?” 소년의 아버지는 수술실에서 나온 간호사에게 말했다. 간호사는 상기된 얼굴로 대답했다. “의사 선생님의 아들이 어제 사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장례 중 수술 전화를 받고 급히 들어온 겁니다. 아드님 목숨을 살리고 장례를 마무리하러 급히 가신 거예요.”
노인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오직 자신의 입장만 생각하고 불평을 하고 고성을 지르고 성급한 행동을 한 것이다. 갑자기 자식을 잃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 슬픔에 잠겨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급한 환자라는 전화를 받고 자신의 처지를 잠깐 뒤로 미루고 급히 들어와 환자를 살려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모르는 보호자는 불평을 퍼부으면서 의사를 원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