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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한국시의 질병에 대한 인식양상 (2) – 류해춘 성결대 교수

3.김춘수의 「인플루엔자」와 뉴노멀(new nomal)시대의 전염병

전염병에 대한 새로운 인식은 20세기 과학의 발전과 함께 시작되었다. 이때부터 한국시문학에서도 전염병을 질병의 신(神)에 대한 인간의 원죄의식을 표현한 것에서 벗어나 질병과 전염병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시인들은 구체적으로 질병과 전염병의 의미를 검토하여 그 원인과 치료약에 대해서도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시의 경향으로 전염병을 노래하는 시로서는 김춘수의 「인플루엔자」를 주목할 수 있다. 우리는 바이러스나 질병의 원인과 그 실체를 설명하는 시를 이해함으로써 질병에 대응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이러한 질병에 관련된 시들은 인간의 질병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표현하고 질병의 발병원인을 설명하고 있다.
20세기의 과학자들은 전염병을 퇴치할 것이고 곧 퇴치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21세기의 시작과 함께 독감, 에볼라, 사스 등의 전염병이 유행하여, 전염병의 퇴치선언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2020년에는 전염병인 코로나19가 창궐하여 세계적인 대유행으로 세상을 완전히 변화시키고 있다. 현재의 과학자들은 전염병의 퇴치선언은 고사하고, 작금의 코로나19의 현실을 분석하고 백신과 치료제를 만들어 이 전염병을 종식하는 일에 정신이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 19의 상황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인류가 체험한 역사의 비극으로 흔히 참혹한 전쟁을 떠올리고 있지만 작금에 일어나는 전염병에 대한 공포는 그 이상이라 할 수 있다. 과거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전염병의 피해가 전쟁의 피해보다도 인류의 목숨을 더 많이 빼앗아 갔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일상의 시대를 살아가는 방법으로 신종바이러스로 인한 감염병에 대한 새로운 지식과 그 대응이 필요한 시기이다.
질병을 소재로 하는 시를 읽음으로써 우리는 질병과 인간의 관계를 이해하게 되고 인간이 직면한 전염병의 절실한 상황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는 김춘수의 시 「인플루엔자」에 나타난 전염병에 관한 자아성찰과 작시기법을 살펴보기로 한다.

서울에는 인디고가 없다/ 바이어르 아스피링의 바이어르가 만든/ 인디고,/ 그 잘 갠/ 쪽빛 하늘이 없다/ 비는/ 명동 성당 지붕의 기왓장을 적시고/ (오 비에 젖는 까떼드랄 !)/ 명동 어느 약방 하나를 기웃거린다./ 서울에는 성당은 있지만/ 아직 인디고는 없다. 고,/ 그 때/ 문득 생각난 듯/계동에 사는 어인 신사 한 분이/ 레인 코트의 깃을 세우며/ 거리로 나가 비를 맞는다./ 그 때가 三冬(삼동)인데/ 참 딱한 양반! 김춘수(1922-2004), 「인플루엔자」 전문
시인은 시에서 오늘날 우리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시에 소환시켰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비슷한 바이러스가 인플루엔자이다. 바이러스는 무엇인가? 바이러스는 단백질과 지질 껍질에 싸여 있는 RNA 혹은 DNA 조각들로서,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지 못하고 물질을 합성하지도 못하는 유전단위이다. 오직 숙주 세포의 핵산과 단백질 합성 기구를 이용하여 자신을 복제하면서, 자신의 생존을 위해 다른 개체를 이용하는 기생체이다. 이런 점에서 바이러스는 매우 흥미로운 존재이다. 인플루엔자는 독감의 종류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중 하나가 폐와 기도를 감염시키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그리고 인플루엔자는 발열, 콧물, 인후통, 기침, 두통, 근육통 및 전반적으로 아픈 느낌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감기이다.
첫째 줄의 인디고는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감기를 치료하는 약의 별명이다. 둘째 줄의 아스피린은 독일의 바이엘사가 개발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약이다. 셋째 줄에서는 인디고의 색깔을 묘사하고 있다. 이 약의 색깔은 아스피린 중에서 쪽빛의 짙은 푸른색의 약을 비유하고 있다. 다섯째 줄까지 시인은 서울에서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아스피린이 없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있다.
다음 줄부터 화자는 비가 내리는 명동성당의 근처에 있는 약방에는 인플루엔자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을 묘사하고 있다. ‘카떼드랄’은 프랑스어로 교구장 주교가 앉는 의자인 ‘카테드라'(cathedra)가 있는 곳을 의미한다. 이 시에서는 교구 통할의 중심이 되는 명동성당을 일컫는다. 그래서 서울에는 전염병을 자아성찰하면서 기도할 수 있는 성당은 있으나, 치료제인 아스피린이 부족한 그런 도시이며 전염병의 치료약이 부족한 내용을 묘사하고 있다. 코로나19의 시대를 맞이하여 백신과 치료제와 입원병실이 부족한 2021년 현재의 서울과 비슷한 현상을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는 신사 한 분이 등장하고 있다. 계동에 사는 한국인 신사가 레인코트의 깃을 세우고 거리로 나가 비를 맞으면서 인플루엔자의 바이러스가 감염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삼동(三冬)에 비를 맞으면서 걸어가는 모습을 묘사하면서 ‘참 딱한 양반’이라며 인플루엔자로 고생할 사람이라고 암시를 하고 있다. 계동이라는 마을에는 조선시대 재생원(濟生院)이라는 서민들의 질병 치료를 위해 만들어진 의료 기관이 있던 곳이었다.
「인플루엔자」라는 시에서 시인은 전염병인 인플루엔자 독감에 대한 치료제인 아스피린의 부족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제시하면서 독감치료제의 부족을 묘사하고 있다. 인플루엔자 감기에 대한 치료법은 충분히 쉬고, 물을 많이 마시고, 과로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발열과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서 아스피린으로 치료할 수도 있다. 이처럼 김춘수 시인은 질병의 내용을 치료제인 아스피린, 기도처인 명동성당, 그리고 제생원이라는 한방병원 등의 이미지를 통해서 인플루엔자의 치료를 위해서 질병의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전염병을 관찰하면서 독일의 치료제, 프랑스의 기도처, 조선시대의 의료기관 등을 소환하여 질병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현실을 이미지로 표현하여 인플루엔자 전염병의 모습을 해체하여 분석하고 있다.
인플루엔자는 무서운 합병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체로 사망률이 그리 높은 병은 아니다. 하지만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돌연변이를 잘 일으키고 또 쉽게 감염되는 특성 때문에 병에 걸리는 발병률이 높아 노동의 손실을 많이 가져오는 병이라고 한다. 몸이 아파 결근이나 결석을 가장 많이 하는 질병이 바로 인플루엔자라는 감기라고 한다. 시인 김춘수는 인플루엔자라는 바이러스를 분석하면서 바이엘 아스피린을 이야기하고, 명동대성당을 묘사하고, 조선시대 계동이라는 동네에 있었던 서민들의 병원 제생원을 회상하면서 질병과 전염병의 원인과 그 치료에 대해 묘사하고 있다.
최근에는 많은 의학자들이 인플루엔자의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을 예상하며 그에 대한 비상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장하고 강조하여 왔다. 하지만 인류는 대비책을 준비하지 못하고 2019년 인플루엔자와 비슷한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과 함께 2021년을 맞이하였다. 2021년을 맞이하면서 우리들은 지난날에 경험한 전염병의 치료와 역사를 통해서 새로운 병에 대한 몇 가지의 교훈을 끄집어 낼 수 있다. 우선 과학기술이 발전하여 인공지능과 유전자의 조합기술이 세계적으로 상용화를 앞둔 시기에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며, 또 전염병은 지구촌이 일일생활권이 되어가는 오늘날 무역과 문명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인간의 생활권이 확대되면서 더욱 기승을 부린다는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