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도윤회 六道輪迴 – 정개모 합천군문해강사
전생과 후세는 존재할까? 인간의 전-후 세계를 예측할 수 있다면 얼마나 신기할까. 이를 증명할 과학적 증거는 하나도 없으나 종교적 논리는 마치 사실처럼 비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즉 예수께서 죽은 3일 만에 무덤에서 솟아나서 부활하고, 석가모니는 어머니 오른 옆구리로 태어나자마자 말을 하고 동서로 걸음을 걸었다는 논리로 설교한다. 실제일까? 하지만 과학적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도 많다. 오늘은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어려운, 실제 존재하는 윤회 사실을 바탕으로 재미있는 실화를 기술(記述)한다.
중국 북송때 산곡 황정견(山谷 黃庭堅)은 유명한 시인이요 문학가이다. 북송 4대문학가이기도 하며 2010년 지주명(砥柱銘)이란 그의 서예 작품은 한화 769억의 중국 최고가격으로 낙찰되었다. 이만큼 황정견은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작품중 萬里靑天 雲起雨來 空山無人 水流花開(만리 펼쳐진 푸른 하늘에 구름일어 비가 오고 사람 없는 빈산에는 물 흐르고 꽃 피더라)는 산곡의 대표적 가사체이다. 그는 23세에 진사시에 급제하였다. 초임 시절 조정의 명을 받아 황저우 지주로 있을 때 일이다. 하루는 관아에서 낮잠을 자는데 낯설지 않은 어느 집 앞에서 백발의 노인이 향을 피우고 미나리 국수를 제사상에 올려놓고 제사를 지내며 그 할머니가 국수를 먹어라 하여 먹자말자 관졸이 문을 두드리는 바람에 잠에서 깨어보니 꿈속에서 본 그 장면이 생생하고 아직도 미나리 향기가 나는 듯했다. 생시처럼 보이는 꿈이 신기하기도 하였으나, ‘꿈은 꿈일 뿐이다’하고 별다른 생각 없이 지나쳤다. 그런데 다음 날 역시 낮잠을 자는데 어제와 똑같은 꿈을 꾸게 된 것이다. 이때 황정견은 그 꿈이 예사롭지 않다고 생각하고 꿈속에 나타난 그곳을 찾아 나서게 되었다. 마침 한적한 고샅길 무언가 낯설지 않은 어느 집 앞에 도달하자 꿈속에 나타난 그 할머니가 향과 미나리 국수를 제사상에 올려놓고 기도를 드리고 있었다. 이것을 본 황정견은 할머니에게 누구 제사를 지내는 것이냐고 묻자, “하나 밖에 없는 딸이 시집도 안가고 26살 때 병이 들어 죽고 말았는데 그 딸의 제사를 지내고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딸이 죽어 갈 때 “엄마 내가 죽어 후세에는 남자로 태어나 훌륭한 문학가가 되어 반드시 돌아와 효도하겠습니다”고 임종한 사실도 말했다.
그런데 마침 어제가 황정견의 생일이었던 것. 할머니를 보던 순간 낯설지 않고 친숙한 느낌이었고, 모든 것이 신기하고 주변 환경이 몸에 익어 자기 집처럼 느껴져 집안에 들어가 봐도 되겠느냐 하여 할머니와 같이 딸이 거처하던 방에 들어가 보니 마치 자기 방처럼 온화하게 느껴졌다. 방 한구석에 눈에 익은 궤짝 한 개가 있으며 자물쇠로 잠겨져 있었다. 황정견은 할머니에게 ‘저 궤짝 속에는 무엇이 들어 있습니까’라고 묻자 딸이 시와 문학을 좋아했는데 공부하던 책과 물건들이 들어 있다 한다. 하지만 열쇠를 숨기고 죽어 지금까지 열지 못하고 있다고. 하여 황정견은 잠시 눈을 감고 생각 중 신기하게도 열쇠 있는 곳을 짐작하게 되어 바로 찾아 궤짝을 열어 보니 황정견이 시험 때마다 공부하던 똑같은 책자가 가득 차 있었으며 시험 문제도 글자 하나 틀리지 않은 문서가 들어 있었다.
이때 황정견은 이 같은 모든 사실이 신기하게도 자신의 생애와 일치하였다. 직감적으로 황정견은 자신이 전생엔 할머니의 딸이었는데 후세는 아들로 태어났다는 사실을 깨닫고, 바로 그 할머니를 어머니라 불렀으며 관아로 모셔가 지극정성 효도하였다는 실례가 있다. 이는 가설적 논리나 재미로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고 실제 존재하는 중국 북송 때의 실화이다. 이와같이 인간은 한번 죽음으로 영원히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쌓은 공덕과 업보에 따라 끊임없이 윤회하며 악업은 억업대로, 선업은 선업대로 반드시 육도 윤회한다.
즉, 복과 공덕을 쌓지 않으면 지옥, 탐욕과 욕심쟁이는 축생, 질투와 승부욕 싸움을 좋아하면 아수라, 간탐과 어리석은 사람은 아귀, 그나마 작은 공덕이나 복을 지니면 인간, 복과 공덕을 쌓고 베풀며 살아온 사람은 천상으로 윤회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