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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한국시의 질병에 대한 인식양상 (5) – 류해춘 성결대 교수

6. 신동엽의 「봄의 소식」과 생명사상의 노래

환경의 위기는 자연 환경의 위기인 동시에 가치관과 윤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새롭게 인식하는 윤리적 각성을 요구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들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 사이의 수평적 관계를 추구해야 한다. 생명사상은 자연과 인간이 하나라는 만물일체의 사상으로까지 확대해야 한다. 시인들이 노래하는 자연과의 교감은 생명사상으로 이어져 산업화와 정보화로 황폐해진 인간의 윤리적 가치관의 회복을 꾀하는 일이다.
생태주의자들은 인간이 과학기술과 생명공학 등의 첨단기술을 믿고 자연을 무자비하게 훼손하여서 자연이 인간을 다시 공격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가 대유행하는 상황에서 인간이 왜 지구상에 바이러스에 비유되는 조롱을 당하는지 고민하고 자아성찰을 해야 한다. 환경의 위기를 노래하는 시문학은 생명사상으로 이어진다. 신동엽은 「봄의 소식」 이라는 시를 통해서 생명사상을 이야기하고 있다.

마을 사람들은 되나 안 되나 쑥덕거렸다/봄은 발병났다커니/봄은 위독(危毒)하다커니//눈이 휘둥그래진 수소문에 의하면/봄은 머언 바닷가에 갓 상륙(上陸)해서/동백(冬栢)꽃 산모퉁이에 잠시 쉬고 있는 중이라는 말도 있었다//그렇지만 봄은 맞아 죽었다는 말도 있었다/ 광증(狂症)이 난 악한한테 몽둥이 맞고/선지피 흘리며 거꾸러지더라는…… // 마을 사람들은 되나 안 되나 쑥덕거렸다/봄은 자살했다커니/ 봄은 장사지내 버렸다커니//
그렇지만 눈이 휘둥그래진 새 수소문에 의하면/ 봄은 뒷동산 바위 밑에, 마을 앞 개울/근처에, 그리고 누구네 집 울타리 밑에도/ 몇날 밤 우리들 모르는 새에 이미 숨어 와서/봄 단장(丹裝)들을 하고 있는 중이라는/ 말도 있었다//
신동엽(1930~1969), 「봄의 소식」 전문

겨울의 추위가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봄은 가까이 다가 온 것이다. 올 해의 겨울은 예년에 비해 더 심하게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19의 대유행에 따른 대량실업과 부동산시장의 불안정, 인플레이션의 위협 등으로 민심이 어수선하다. 더욱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북극한파까지 겹쳐서 민심은 말이 아니다. 전염병의 역사는 인간의 무분별한 개발이 끔찍한 재앙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코로나19와 함께 이야기하고 가르쳐준다.
코로나19의 현상과 비슷한 광증(狂症)과 질병에 대응하였던 시인은 현실의 어려움을 미래의 희망인 생명사상으로 극복하려는 시인정신을 표현하고 있다. 시인은 겨울인 현실의 고통과 어려움을 회복하고 대응하는 방법으로 미래인 봄의 생명력을 기원하는 생명사상을 노래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관은 오늘날 인간사회가 경험하는 코로나19와 같은 질병과 전염병을 극복하려는 시인의 생명사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 전염병의 대유행과 환경문제를 함께 극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여기서 우리는 시인이 말하는 봄이 의미를 전염병 극복과 깨끗한 환경으로 대체할 수 있다. 시인이 「봄의 소식」을 노래한 그때로부터 50년이 넘게 지났지만 봄은 여전히 비틀거리고 있다. 다만 ‘광증(狂症)이 난 악한(惡漢)’의 얼굴만 바뀌었을 뿐이다. 오늘날까지 우리 사회는 50년의 세월이 흘러도 역사는 진보하는가 혹은 퇴보하는가 하는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에 밀어 넣고 있으나, 전염병에 대한 인류의 반격이 시작되어 백신도 만들고,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인류는 생활의 습관을 바꾸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 등의 개인위생을 철저하게 지켜서 전염병을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머지않아 봄이 다가오는 것처럼 인류는 전염병이라는 겨울을 극복하고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어 코로나19를 정복하는 새로운 봄의 기운을 기다리는 희망으로 살아가고 있다.
봄의 기운을 막을 자 누구인가. 봄이 오면 냉기류인 동해 바다에도 훈풍이 불고, 꽁꽁 얼음이 언 한강의 기슭도 따스한 봄바람으로 새롭게 몸단장을 할 것이다. 치료제가 개발되고 백신을 접종하면 집단면역이 생겨서 뒷동산의 바위 밑에서도 마을 앞의 개울에서도 따스한 봄소식과 함께 전염병을 극복할 자신감이 싹틀 것이다. 이때가 되면 우리나라에도 코로나19가 퇴치되는 봄의 소식을 전해 줄 것이다.
2021년 한국사회는 집단면역이 형성되어 폭주의 기관차처럼 달리는 전염병도 상황을 멈추고 안정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코로나19의 예방약인 백신과 치료제의 접종과 투약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하여 다시 일상의 생활을 정상적으로 수행해야 할 것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