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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가 곧 행복이다 (10) – 변명규

선행은 운명도 바꾼다

밖에서 놀던 어린 손숙오가 집으로 돌아와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우는 까닭을 묻는 어머니에게 아이는 “양두사(兩頭蛇)를 본 사람은 죽는다고 하는데, 제가 그 뱀을 만났어요.”라고 했다. “지금 그 뱀은 어디 있느냐?” “다른 사람이 다시 보게 될까봐 죽여서 묻어 버렸어요.”
남의 불행을 염려하여 남모르게 선행을 한 어린 아들에게 어머니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너는 분명 초나라 최고의 인물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초장왕의 재상으로 훌륭한 정치를 펼친 춘추시대 손숙오(孫叔敖). 어린 그와 어머니의 대화는 유향이 지은 『열녀전』에 처음 나온다. 훌륭한 인성의 아들에게서 최고의 자부심을 가졌던 어머니였다.
유향의 ‘열녀전(列女傳)’은 중국 최초의 여성 전기로 중국 고대 역사에서 영향력을 행사한 여성 106명을 열전(列傳) 형식으로 저술한 것이다. 여기에 손숙오와 그의 어머니가 소개된 것이다.
옛날에는 전설이나 전해오는 이야기를 진실인 것처럼 받아들여 하나의 불문율처럼 신봉하게 되었다. 어린 손숙오가 겪은 사실도 그런 것의 하나다. 자신은 이미 불행을 당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그런 불행한 일이 없도록 뱀을 죽여서 불행의 씨앗을 아예 잘라버렸다. 보통 사람들, 특히 어린이의 경우 자신이 죽는다는 것에 정신이 빼앗겨 아무것도 생각할 여지가 없는 슬픈 상황에서 어떻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생겼으며 그것을 즉시 실천에 옮겼을까? 어리지만 천사 같은 마음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여기 그 어머니는 한층 더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괜찮다고 아들의 마음을 안정시켜 주었고, 나아가 옳은 일을 했기에 훗날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는 격려와 희망을 안겨 주었다. 그 말이 뒷날 초나라 재상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 아니었을까?

이웃을 돕는 보이지 않는 손


이 이야기는 실화다. 보이지 않게 이웃을 돕는 사장님의 기사가 들려준 말이다. 어느 날 사장님을 모시고 사업상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다른 도시로 이동. 교외에 이르렀을 때 점심(샌드위치)을 먹기 위해 정차. 점심을 먹고 있는데 소년 서너 명이 굴렁쇠를 굴리며 그들의 자동차 곁을 지나갔다. 그중 한 명이 다리를 절고 있었다. 사장님은 차에서 내려 소년을 세우고 “얘야, 발 때문에 많이 불편하겠구나.” “예, 불편해요. 빨리 달릴 수가 없거든요. 편하게 하려면 구두를 좀 잘라내야 해요. 근데 그럭저럭 지내요. 그런데 왜 물어보시죠?” “네 발 고치는 걸 도와주고 싶은데 괜찮겠니?” “그럼요.” 사장은 차에 타고 기사에게 “우디, 저 소년 이름이 지미일세, 여덟 살이야. 저 애가 어디 사는지, 부모 이름, 주소를 적어오게.” 적어온 주소를 보더니 “오늘 오후에 부모님께 찾아가서 지미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허락을 받아내야 하네. 비용은 내가 알아서…….
일을 마치고 동네에서 물으니 모두 잘 알고 있어 쉽게 찾았다. 아주 허름한 집, 녹슨 철망 문을 두드리니 30대 중반의 여인. “안녕하십니까? 지미 어머니세요?” 얼굴부터 찡그려. “그런데요, 또 말썽을 부렸나요?” “아닙니다. 부인, 저는 어떤 분이 심부름을 보내서 왔습니다. 그분은 지미가 친구들과 맘껏 뛰놀 수 있게 발을 고쳐주고 싶어 하십니다.” “이봐요. 무슨 꿍꿍이죠? 세상에 공짜로 수술을 해주겠다뇨!” “절대 농담이 아닙니다. 자세히 설명, 부군이 계시면 함께 말씀드리겠습니다.” 여인은 기사를 살펴보고 여전히 당황한 기색으로 부엌 쪽의 남편을 불렀다. 거의 한 시간 동안 상세히 설명하였다. 그리고 명함을 주고 동의서를 보내달라고. 그때야 안심. 사장님은 그곳 시장에게 연락하여 합법적으로 처리할 것임을 알림. 지미는 큰 병원에서의 다섯 번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지미는 간호사들과 정이 들었고 퇴원 시 맞춤 구두를 선물로 받았다. 집 입구에는 가족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에서 내린 지미가 부모님을 그냥 계시라고 하면서 걸어갔다. 감격의 장면이었다. 지미의 소식을 들은 사장님은 눈물을 흘리며 한 가지를 더 부탁했다. 성탄절이 가까워오니 구둣가게로 지미의 식구를 모두 초청하여 새 구두를 한 켤레씩 맞추도록 하라고 하였다. 지미는 훗날 사업가로 성공했지만 끝내 자기를 도와준 사장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그 자선을 베푼 사람은 ‘헨리 포드’씨다. 헨리 포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포드 자동차회사를 창립하여 전설적인 기업을 성공시킨 아주 지혜롭고 창의적인 사람이었다. 길가에서 다리를 절면서 동무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아이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 아이의 고통을 없애주려고 한 마음, 배려하는 마음, 이웃과 주위에 대한 관심. 이런 것들이 기업을 일으키고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