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 의미 – 노덕경 수필가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어린이날, 어버이 날, 스승의 날이 있고, 석가탄신일이 19일이다. 삶에 소중함을 일깨우는 달이다. 합천에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소중한 해인사가 있다. 어릴 적에 어머니 손에 이끌려 인접 절에 가면 연등이 하늘을 수놓고 많은 신도들이 부처님께 두 손 모아 절하곤 했었다.
108의 의미가 크다. 우리 생활에 깊숙이 108이라는 숫자가 들어와 있다. 불교의 영향이다. 불교에서 정신통일이 된 경지를 삼매三昧라 하는데, 그 삼매경도 108이다. 만다라에 배치된 불보살 수도 108존尊이다. 천변지이天變地異로 불행한 변고를 비는 주문呪文도 108번 외운다고 해서 백팔 소재消災라 한다. 절에 가서 부처님께 염원하며 경배드릴 때 108번 하는 것은 하심下心이라 하여 마음을 비우는 수행법 중의 하나다. 번뇌를 모두 끊겠다는 정진의 표현이다. 주문을 외우며 돌리는 염주가 볏과의 열매로 108개다. 제야의 치는 종을 33번 치기도 하지만 옛날에는 108번 쳤었다.
108 번뇌란 인간의 감각기관에서 비롯되는 고민의 총합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느낀 만큼 생각한 만큼이 고통이다. 여섯 감각인 육근六根이란 눈은 사물의 색을 보고, 귀는 소리를 들으며, 코는 냄새를 맡고, 혀는 맛을 보며, 몸은 부딪침을 알고, 뜻은 법을 안다 하고 이 감각이 대상을 파악할 때 호악好惡 고락苦樂 등 여섯 감수感受가 작용하여 36번의 번뇌가 생기고, 36 번뇌마다 과거 현재 미래가 있어 합계 108 번뇌라 한다. 또한 1년 12달에 24절기 72후候를 합쳐서 108 번뇌라는 설도 있다.
선조들은 백팔적덕百八積德이라, 1년에 108번 남에게 베푸는 일로 덕을 쌓고, 그 적덕에서 낙樂을 얻는 풍습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추운 겨울이 오면 사회의 온정을 많은 사람들이 베풀고 있다. 국가, 사회단체, 기업체, 개인들이 불우 이웃 돕기에 많이 동참하여 이웃을 훈훈하게 덕을 쌓고 있다. 연말에 구세군, 종교단체, 언론기관에서 사랑의 모금운동을 한다. 또한 독지가들이 몰래 기부하여 미담이 소개되기도 한다. 서로 조그마한 힘을 사회에 환원하는 일에 보태고 마음의 평안을 누렸으니 가난하고 각박한 세상살이에 서로 부대끼며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우리들의 생활에 108이라는 숫자가 흥미롭다. 젊은이들이 야구를 좋아한다. 투수가 던지는 야구공이 두 장의 가죽을 실로 꿰맨 실밥 수가 108이라는 사실이다. 투수가 변화구로 공을 던지면 공의 앞쪽에 공기저항이 생기고, 공을 따라 흐르는 뒤쪽에는 복잡한 소용돌이를 만들어 타자를 속인다. 그런데도 어려운 속공을 잘 쳤을 때 관중은 통쾌하여 환호성을 지른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지인들과 공기 좋은 야외에서 골프 운동을 권한다. 다른 운동은 상대편과의 싸움이지만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요, 심판이 없는 수신修身 운동이다. 공 하나에 집중하고 마음 다스리고 평정심으로 치고 욕심을 비우는 운동이다. 그린의 홀컵 크기가 4.25 Inch, 108mm다. 골프 홀이 18홀이요, 아마추어가 싱글이 되려면 우선 108타를 깨야 한다. 108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