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골프 찬가 (2) – 이호석 수필가
필자는 50여 년 동안 아침저녁으로 해온 국민(맨손)체조와 십수 년 전부터 하는 걷기와 그라운드골프 운동 등으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맨손체조는 그날의 몸 전체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고, 신체 각 부위를 워밍업하는 좋은 운동이다. 또 친구와 함께하는 걷기 운동은 육체적 운동이기도 하지만, 현 시국이나 잡다한 인생사를 허물없이 풀어놓으며 마음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도 한다. 그러나 가장 비중을 두는 운동은 역시 취향이 비슷한 동호인들과 함께 즐겁게 하는 ‘그라운드골프’이다.
그라운드골프는 일본이 종주국이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990년대쯤이고, 우리 군내 보급된 것은 2006년 4월 합천읍 지역에 ‘합천동호회’가 발족하면서였다. 지금은 군내 12개 읍·면에 13개 동호회가 조직되어 있고, 전체 회원은 350여 명이다.
그라운드골프는 규칙이 간단하여 누구나 쉽게 할 수 있고, 간단한 기구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할 수 있다. 또 혼자서도 할 수 있으며, 팀을 만들어 경기할 때는 시간제한이 없고, 많은 인원이 함께 할 수 있다. 그리고 경기를 할 때는 각 개인별로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남을 의식할 필요 없이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운동이다.
운동을 좀 더 재미있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하기 위해 동호회마다 경기(운동)할 때 기본 규칙 외 부수적으로 자체 룰을 만들어서 하고 있다. 관내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즐겁게 운동을 하는 ‘합천동호회’ 실상을 소개한다.
‘합천동호회’ 구장은 유서 깊고, 경관이 아름다운 함벽루 앞 황강변에 있다. 언제나 싱그러운 물 내음과 깨끗한 공기를 마음껏 들여 마시며 운동을 한다. 바로 앞 황강 수중보에는 항상 푸른 물결이 넘실대고, 그 위를 가로지른 4차선 교량위에는 크고 작은 온갖 모양의 자동차들이 쏜살같이 달리는 모습이, 강 건너 병풍처럼 펼쳐진 산들과 어울려져 마치 어느 이국의 풍경처럼 아름답다.
회원 수는 남녀 60여 명이다. 매월 1회 월례회 때는 50여 명이 참석하고, 회의를 마친 후에는 전원이 참석하는 경기를 하고 시상까지 하면서 축제 분위기가 된다. 평일에는 보통 30여 명의 회원이 나와 운동을 한다. 일 년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거의 운동을 하는 편이다. 설·추석 명절 오후에도 나와서 하고, 또 그라운드의 물 빠짐이 매우 좋아 여간 비가 오는 날에도 현장 쉼터에 모여 놀다가 비가 내리지 않는 틈새에도 운동을 한다.
평소 개별 운동 실태를 보면, 각자 여유 시간에 맞춰 아침 식전이나 오전에 나와 운동을 하는 회원도 있지만, 대체로 오후에 많은 회원이 함께 나와 즐겁게 운동을 한다. 오후 운동 시간은 철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오후 3시 전후에 시작하여 두서너 시간 집중 운동을 한다.
전용구장은 가로 80m 세로 60m 정도의 그라운드에 15, 25, 30, 50m 거리의 홀, 각 두 개씩 모두 8개의 홀 포스트가 세워져 있다. 8홀 모두 한차례 돌며 볼을 치는 것을 1라운드(회)라고 하고, 1라운드를 친 후 가장 적은 타수를 친 순서대로 우승이 결정되며, 가장 많은 타수를 친 사람이 꼴찌가 된다.
보통 6명이 한 팀으로 운동을 한다. 팀 구성은 운동장에 나오는 차례대로 남녀노소 구분 없이 만들어지고, 바로 운동을 시작한다. 하루에 보통 3~6라운드 경기를 하는데, 경기에 정신 집중과 재미를 더하기 위해 매회 마다 팀에서 꼴찌 한 사람은 복지기금 명목으로 천 원을 낸다. 단, 하루에 꼴찌를 몇 차례 하더라도 2회(2천원) 이상은 돈을 내지 않는다. 꼴찌에게 돈 천 원을 내게 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 심리인 자존심과 승부욕을 자극하여 정신을 집중하게 하고, 실력향상과 운동장 분위기를 즐겁게 하는데 뜻이 있다.
그리고 그날 2천 원을 낸 회원이 계속하는 경기에서 홀인원을 하면, 홀 거리에 따라 1, 2천원을 장학금 명목으로 되돌려 준다. 장학금을 받으면 조금 전 꼴찌로 상한 자존심이 확 살아나면서 몇십만 원의 상금을 받은 것보다 더 기분이 좋다. 이렇게 모인 복지기금으로는 가끔 간식과 식사도 하고, 일 년에 한 번씩 놀이도 가면서 친목을 더욱 다진다.
회원 대부분이 생산 일선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해방된 사람들로 제2막의 인생을 즐기는 사람들이다. 대체로 마음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라, 항상 서로 양보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운동한다. 이렇게 오랜 생활을 같이하다 보니 지금은 모두가 한 가족처럼 정이 두터워져 기쁜 일, 슬픈 일에는 함께 웃고 함께 걱정한다.
‘합천동호회’가 이런 분위기를 오랜 세월 지속할 수 있는 것은 운동장에서 항상 각자의 인격과 개성을 존중하고, 금주(禁酒)가 불문율로 지켜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라운드골프는 가까운 곳에서 같은 취향을 가진 지인들이 부담 없이 모여 정신적, 육체적 건강 증진은 물론 항상 웃고 즐기며 할 수 있는 너무나 좋은 운동이다. 많은 군민이 가까운 동호회에 참가하여 함께할 것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