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2인자 “정걸” – 김현덕 법무사
- 들어가는 말
작년 겨울은 기록적인 한파가 계속되더니, 금년은 코로나와 함께 장마가 일찍 시작되려나 보다.
1)나는 언제부터인가 결함을 가진 역사의 1인자에 대해 강한 부정적 시각을 가지게 되었다. 1905년 을사늑약 체결 다음날 유학자 장지연은 ‘시일야방성대곡’(중고교 역사교과서에 기재)이란 명문장을 신문에 게재함으로서 민족의 울분을 달랬다. 그러나 그는 20년 후인 1926년경 변절했다.
일제 시대 3대 천재 중 2명인 춘원 이광수, 육당 최남선, 또 다른 민족 지도자 최린도 변절했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을 노래한 노천명 시인도 변절했고, 당대 여성 최고 지식인 모윤숙, 김활란도 자기의 여제자들을 정신대로 몰아 보냈다.
2)1990년대 KBS TV에서 “찬란한 여명”이란 대하드라마를 방영했다. 그중에서 중인 유대치(본명 유홍기, 별명 백의정승)란 인물이 등장한다.(배우 이정길 분) 그는 비록 중인의 한의사였으나 당대 최고의 개화사상가이자 지식인이었다.
그는 중인이란 이유로 관직이나 정치계로 나아갈 수 없었으나, 그는 고균 김옥균, 부마 박영효, 홍영식, 유길준, 서재필 등 당대 조선의 최고 젊은 엘리트를 길러낸 스승이었다. 이 유대치 선생을 보면서, 나는 역사의 제1인자는 아닐지 몰라도 평생을 초지일관한 진정한 애국자(일명 아름다운 2인자)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지게 되었다.
3)태조 왕건보다 신숭겸, 김옥균보다 대치 유홍기, 교산 허균보다 그의 누나 허난설헌, 추사 김정희 보다 그의 역관제자인 이상적, 서애 유성룡보다 그의 형 경암 유운룡 등 1인자의 그늘에 가려져 있으나 ,진정한 애국자인 아름다운 2인자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갖게 되었다. 오늘은 성웅 이순신과 그의 최고 참모(2인자) 정걸장군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 이순신과 그의 참모들
1)이순신은 모든 분들이 알다시피 임진왜란이란 민족 최대의 위기에서 이 민족을 구한 성웅이시다.
2)그런데 이순신(李舜臣)에게는 다행히도 당대 세계 최고 수준의 기라성같은 해군 참모장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전 전라좌수사 정걸, 좌정운 우희립(정운, 송희립), 활의 명수 안위, 순천부사 권준, 물길 전문가 어용담, 거북선 제작자 나대용, 군수물자 전문가 동명이인 이순신(李純信) 등이 포진하고 있었다. 이 민족의 홍복이 아닐 수 없다. - 정걸 장군(1514-1597)
1)정걸은 조선중기의 무신이며 호는 송정(松亭)이다. 1544년 31세의 나이로 무과에 급제하여 군의 요직을 두루거친 백전 노장이다.(참고로 이순신은 32세에 무과에 급제 했다) 훈련원 봉사, 종성부사, 전라 좌,우수사, 충청수군 절제사 등을 거쳤다. 여기서 중요한 이력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겠다.
2)을묘왜변 당시 왜구를 해남 등지에서 크게 왜군을 무찔렀다. 그는 이 전투에서 ‘판옥선’이란 높고 큰 전함을 만들고 실전에 사용한 무장으로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3)1591년 이순신이 전라좌수사로 부임 당시 정걸은 전라좌수영 조방장이었고 그의 나이는 이미 78세였다.(지금 현재 나이로 봐서는 90세는 되었을 것이고, 갑옷을 입고 서있기도 힘들었을 나이가 아닐까하는 필자 생각)
정걸은 은퇴하려 했으나, 그의 풍부한 야전 경험이 필요한 이순신의 간곡한 부탁으로 그의 참모로 남게 된다. 실로 아름다운 역사적 만남이 아닐 수 없다. 30살 후배 밑에서 군대 생활을 한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끔직한 상상이란 것을 만기제대한 육군병장들은 다 알 것이다. 정걸은 옥포 당황포 부산진 해전에서 이순신을 도와 왜군을 크게 무찔렀다.
4)1593년 충청도 수군절제사로 있으면서 해주대첩을 크게 도와 승리로 이끌었다. 당시 행주산성은 화살이 거의다 떨어져 패전 직전이었다. 이때 정걸이 식량과 화살을 긴급히 조달해 역사에 길이 남을 승리를 거둘수 있었다
5)1595년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 고흥으로 낙향했다가, 1597년 83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1598년 아들 정영과 손자 정흥록도 의병으로서 왜군과 싸우다가 순국하였다. - 맺는 말
역사에서는 정의를 위해 이름 한 점 남기지 못하고 순절한 무수한 민초들이 많다. 삼가 고개 숙여 그들과 그 후손분들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 인사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