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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 적중분지 – 노덕경 수필가

칠흑 같은 밤하늘에 번개 천둥이 치더니 소낙비까지 동반한다. 봄비가 바람을 타고 창문을 사정없이 흔들며 새벽잠을 깨운다. 매일 인근 공원에 나가 체조도 하고 산책하는 것을 하늘이 만류한다. 등짐을 지고 안방과 거실을 오가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니 마음이 울적하다. 이럴 때는 부모형제, 죽마고우들과 뛰놀던 어린 시절의 고향 생각이 난다.
안태본이 경상남도 서북쪽이라 마산, 부산에서도 거리가 멀고, 대구에서도 멀다. 학창시절에 외지인들이 낙동강의 창녕과 합천을 잊는 ‘적교’ 다리를 건너, 비포장 꼬부랑길로 송림 재를 넘으면 초계 넓은 분지를 보고 처음 놀라고, 농경지가 많아 밥은 굶지 않겠구나 하고 두 번째 놀란다.
선현들이 넓은 분지에 일찍 터전을 잡았다. 초계 분지는 역사적으로 삼한시대 부족 국가 ‘초팔혜국’, 가야시대에 ‘다라국’, 신라시대에 ‘강양군’이었고. 고려시대 ’초계현’, 조선시대에 ‘초계군’으로 승격했다. 한일합병 후 합천군, 초계군, 삼가현, 3개가 합천군으로 합병되었다.
합천군은 백두대간의 줄기에 있다. 자연경관이 빼어난 가야산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해인사에는 팔만대장경을 보존하고 있다. 행정구역이 17개 읍면이고, 농경사회 때는 농지와 산이 많아야 곡식을 심어 연명했었고, 합천군 면적이 983.53㎢이다. 지자체 면적으로 대구시, 부산시, 서울특별시보다 크다. 한때 인구가 1965년도 20만 명이 살았던 큰 군에 속했다.
초계草溪란 살기 좋은 고장이다. 병풍처럼 두른 산안에 초계면과 적중면, 2 개면이 있는 분지다. 얕은 오름도 하나도 없이 남북으로 5 km 동서로 8 km 형성된 넓은 분지에 토질이 비옥한 평야다. 서쪽의 청계산, 대암산 있고, 남쪽에는 천왕산, 미타산, 동쪽에는 옥두봉, 도장산, 북쪽에는 단봉산, 오서산이 있다.
일찍부터 삶의 터전으로 삼았던 흔적은 초계를 본관으로 둔 성씨들이 있다. 초계 정씨草溪鄭氏, 초계 변씨草溪卞氏, 초계 주씨草溪周氏, 초계 최씨草溪崔氏 등이다. 지금도 초계는 합천군 동부 6개 면의 경제, 문화, 교육의 요지다.
예부터 초계 분지는 화산의 분화구라는 설과, 운석이 떨어져 생긴 분지라는 설이 구전되었다. 그것이 지난해에 한국지질 자원연구원 지질 연구센터에서 지질을 구멍을 뚫어 관찰한 결과 크게 3개의 퇴적층으로 구분, 코어 상부 0-6.2m 토양은 하천 퇴적층, 중간의 6.2-72m 토양은 호수 퇴적층, 밑의 72-142m에서 관찰된 암석 조각에는 “세트콘”이라는 원뿔형 암석, 변형 구조가 발견되었다.
발굴한 숯을 이용한 탄소,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를 측정한 결과, 운석이 지구로 충돌하여 약 5만 년 전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풍화작용 등을 고려해 운석 충돌지역 지름이 4 km로 가정하면 지름이 200m 정도의 운석이 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충돌 때 발생된 에너지는 1,400메가톤(MT)으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원자폭탄의8만7,500배에 달한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의‘곤드와나리서치’(Gondwana Researoh) 2020. 12.21 실렸다. 전 세계, 공식적으로 입증된 운석 충돌 지역은 200여 개가 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 2010년에 발표된 중국의 ‘슈엔’ 운석 충돌이 2번째다.
외국의 사례는 멕시코의 유카탄 반도, ‘칙술루브’ 충돌로 지름 10-15km 크기의 6,600만 년 전 백악기에 운석이 혜성에서 충돌로 떨어진 운석에 의해 동식물의 종種이 75% 사라졌었다. 이때 공룡이 멸종된 것으로 본다.
세계의 유명한 관광지 크레이터(Cratar)로는 미국의 애리조나에 있는 ‘베린저’ 크레이터다. 지름이 50m 되는 운석이 초속 20km로 충돌하여 만든 지름 1.2km로 깊이 170m다. 또한 2011년 미국 서부 애리조나 태양계 떠도는 운석이나 소행성이 행선에 충돌해서 만들어진 구덩이 지름이 1,265m 깊이 175m다.
초계-적중 분지는 ‘베린저’ 크레이터 보다 5배나 큰 운석 충돌 구로 귀중한 지구 상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결정적인 자료가 된다. 2014년 3월. 진주시 마천면 일대 유성이 떨어져, 황금보다 비싼 운석을 찾기 위해 구름같이 몰려들어 4개 운석을 찾았다는 보도가 있었다. 운석 충돌지역, 초계, 적중면의 옛 흔적이 있는 분지에 지층 생성과정을 볼 수 있는 지하 142m 충격 암층 광물 구조를 찾았다. 원뿔형 암석 구조를 관람할 수 있는 지질박물관을 설치하여 표본을 전시하고, 청소년들에게 태양, 달의 표면, 행성, 성운, 성단, 은하 등의 하늘의 별자리를 관측하는 천문대를 설치했으면 한다.
초계 적중면 인접, 옥전 고분군(합천박물관)이 김해와 합천, 고령을 잊는 가야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를 준비하고 있다니, 별이 떨어진 고향, 운석 충돌지역을 개발하고, 열악한 합천군의 관광지, 지질과 천문, 교육장으로 만들고, 공기, 물, 산세 좋은 수려한 합천, 국토 균형 발전시켜 후손들에게 남겼으면 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책무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