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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운잡기| 광복 76주년, 건국 73주년을 맞으며 – 권해조 논설위원

오는 8월15일은 광복절이며 건국일이다. 올해로 어느새 광복(光復) 76주년, 건국(建國) 73주년을 맞이하였다. 우리나라는 우연하게도 1945년 8월15일 해방일과 1948년 8월15일 건국일(대한민국 정부수립일)이 같은 날이다. 지금부터 76년 전인 1945년 8월15일은 치욕적인 일본식민지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은, 가슴 벅찬 광복을 맞은 날이다. 그날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환희와 감격의 물결이 넘쳤으며 광복을 위해 싸워온 애국지사나 감옥에서 풀려난 독립투사와 거리에서 만난 사람마다 부둥켜안고 목이 터져라 “대한독립 만세”를 외쳤다. 그로부터 3년 후인 1948년 8월15일에는 제헌국회에서 선출된 초대 이승만 대통령을 영도자로 하여 대한민국 정부수립을 대내외에 공식 선포하였고, 12월 12일 유엔총회에서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로 승인하였다.
일제 36년간 일본의 만행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일본은 황국사관(皇國史觀)을 내세워 일본을 ‘천황중심의 신의 나라’로 일본 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조선 민족은 발전성이 없다는 정체론과 자립성이 부족하다는 타율성론 등 식민사관과, 한일 동일선조 근친관계를 내세운 일선동조론(日鮮同祖論) 등을 내세워 우리 민족과 역사를 폄훼하였다. 그리고 우리 민족을 총칼로 무자비하게 살해. 감금. 탄압을 하였으며, 재산을 약탈하고 우리 민족혼과 문화까지 말살하려 하였다. 1910년에는 한국역사서적 51종 20여만 권을 압수 소각했으며, 1938년에는 조선사 37책 부록을 발간하여 우리 역사를 왜곡 날조하였다. 그리고 우리의 말과 글을 못 쓰게 하였으며, 창씨개명(創氏改名)을 강요하여 국민 80% 이상이 이름과 자손대대로 물려받은 귀중한 문화재산을 빼앗겼다. 또한 태평양 전쟁기간에는 수많은 청년들은 전쟁터와 탄광 등에 끌려가 목숨을 잃었으며, 꽃다운 어린 처녀들은 종군위안부로 끌려가 수모를 당했다. 이처럼 일제 36년간 우리 민족은 주권을 빼앗긴 채 나라 없는 치욕의 삶을 살았다.
한편 8.15 광복은 제2차 세계대전에 패배한 일왕의 ‘무조건 전쟁 항복’ 발표로 달성되었지만, 우리 민족의 끈질긴 항일투쟁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피나는 노력이 결코 적지 않았다. 임시정부는 1941년 12월 10일 대일 선전포고로 연합국의 일원임을 선언했고, 광복군 OSS특수부대원을 국치일인 1945년 8월29일을 D-데이 일로 정하고 국내진공계획을 추진 중에 광복을 맞았다. 식민시대 의병, 독립군, 광복군 등의 독립투쟁도 활발하였다. 통계에 의하면 국내외 약 460여개 단체가 독립투쟁을 벌여왔으며, 약 200여만 명이 희생되었고 300여만 명이 부상. 행방불명, 납치. 징발되었으며, 50여만 명이 투옥되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독립운동 당시 애국지사들이 염원했던 감격적인 해방의 기쁨도 누리지 못한 채 남북으로 양분되어 단일민족국가로서 이질화(異質化)되면서 분단의 고통 속에 살고 있다. 소련의 사주를 받은 북한은 남북한 유엔감시 하에 실시한 5.10 총선에 불참하고 8월25일 별도로 최고인민회대의원 선거를 실시하여 9월9일 사회주의 체제인 ‘조선민주주의 인민민주공화국’을 세웠다. 그 후 1950년 북한의 6.25 불법남침으로 남북 쌍방의 많은 인명피해와 한반도는 잿더미로 변하고 말았다. 광복 76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남북통일의 전망은 보이지 않고, 모든 면에서 너무나 다른 나라가 되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남한은 제헌국회에서 성립된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고, 상해임시정부 설립일인 1919년 4월 11일이나 임시정부가 통합된 9월16일을 주장하는 편이 있어 8.15 건국절 경축행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
8.15 광복은 분단조국을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자유의 나라로 하나가되는 한반도 평화통일의 진정한 광복’이었다. 따라서 남북한의 평화적 통일은 역사적 소명이다. 그동안 남북은 통일의 노력을 부단히 하여왔으나 통일은 아직도 요원(遙遠)하다. 우리 헌법 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통일은 점진적인 통일이 바람직하지만 예고 없이 올수도 있다. 그리고 통일은 그냥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며 엄청난 경제적 대가가 필요하며, 통일 후에도 남북한의 가치관, 문화, 인식차이 극복도 문제다. 따라서 통일에 필요한 재정확보와 통일 후의 혼란과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철저하고도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그런데 한반도에는 또다시 먹구름이 덮고 있다. 일본과 중국이 패권국으로 다시 등장하고 북한은 핵문제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있다. 일본은 경제. 군사대국화로 독도영유권주장과 과거역사를 부정하고 망언을 일삼고 있다. 중국도 동북 공정을 내세워 고구려 발해역사까지 자기 속국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는 주변국의 군비경쟁만 가열시키고 국제사회와 남북한의 신뢰성 구축도 어렵게 하고 있다.
8월 15일은 명칭이 광복절이든 건국절이건 대한민국의 최대경축일이다. 이제 우리는 100년 전에 망국을 재촉한 내우외환의 요인들을 거울삼아 수치스런 역사를 다시는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식민시대 조국광복을 위해 투쟁했던 선열들의 얼을 이어받아, 하루빨리 소모적인 남북분단대결을 종식하고 민족의 저력을 재집결하여 조속히 통일을 이룩하여 진정한 광복의 기쁨을 누려야 한다. 남북한 7500만의 에너지를 모아 성숙한 자유민주주의 품격 있는 선진문화 복지국가 달성의 꿈을 실현시켜야한다. 이를 위해 국가의 강력한 힘과 국민의 투철한 애국심과 안보의식이 뒷받침되고, 무엇보다 남북한의 신뢰구축과 북한의 동참이 필수요건이다. 광복 76주년, 건국73주년을 맞아 자손만대 평화롭게 잘 살 수 있는 남북한 공생공영의 진정한 한반도 통일이 달성되길 기대해 본다.